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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머니] 동서의 美 섞인 이우환 ‘바람과 함께’가 주목받는 이유

케이옥션 경매서 12억 낙찰, 1987년 작품
캔버스 위 붓 흐름과 여백 사이 관계 주목
차이 존종하고 타인과 대화 강조하자 의미

입력 2019-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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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바람과 함께
이우환, 바람과 함께, pigment suspended in glue on canvas, 181.8×227.3㎝, 1987. (출처=케이옥션)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With Winds)’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 신사동 케이옥션 본점에서 열린 3월 경매에서 12억원에 낙찰됐다. 이날 출품작 중 최고가다.

1987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150호(181.8×227.3㎝) 사이즈다. 이우환이 1991년 그린 ‘바람과 함께’(90×72.7㎝)는 더 작은 사이즈로 1억8500만원에 낙찰됐다.

12억원에 팔린 ‘바람과 함께’는 경매에서 11억원으로 출발했다. 추정가는 12억~16억원. 선과 획으로 이루어진 이우환의 작품이 고가로 책정되는 이유가 뭘까. 우선 특유의 자유로운 붓질로 이뤄진 ‘바람 시리즈’는 위작이 힘든 만큼 경매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작품이 현대사회에서 지니는 의미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작품은 미적으로 세련될 뿐만 아니라 동양적인 미와 서구적인 모더니즘을 모두 드러낸다.

의미의 측면에서도 현대적 미덕을 담아내고 있다. ‘바람과 함께’는 캔버스 위 붓의 흐름과 여백 사이의 관계를 주목한 작품. 우연에 의해 선이 얹힐 때마다 그려지지 않은 여백과 새로운 관계성을 갖는다. 자아와 타자, 인위와 자연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존중하고 타자와의 대화를 강조하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는 그림을 통해 철학적 통찰을 담아낸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학과를 거쳐 일본대학 철학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우환 인터뷰 중 일부.

“1980년대 초반 제 작업의 구조가 사라지면서 점과 획이 무질서해졌습니다. 이는 기존 작품의 파괴를 의미한다기보다는 제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자 하는 노력이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제 작업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바람으로부터’와 ‘바람과 함께’ 연작을 작업할 때,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제 안에 들어왔습니다. 나의 표현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외부의 바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순간 훨씬 더 큰 세계가 열리게 됐습니다.” 

 

케이옥션 이우환 바람과함께
20일 서울 강남 신사동 케이옥션 본점에서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가 낙찰되는 순간. (사진=홍보영 기자)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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