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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5만 경찰 드론 자격화 목표…행정권한도 경찰로 일원화해야"

[브릿지 초대석] 양현호 한세대 드론아카데미 총괄 교수

입력 2019-08-01 07:00 | 신문게재 2019-08-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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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호 한세대 미래지식교육원 드론아카데미 총괄 교수(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지난 6월 경북 상주의 한 펜션에서 있었던 동물 애호가들의 모임에서 야외활동 중 고가의 앵무새가 산으로 날아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면적이 넓고 지형이 험한 산의 특성 때문에 인력으로 사라진 앵무새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동물보호단체의 구조요청을 받고 하루만에 앵무새를 찾은 것은 다름 아닌 드론이었다. 스피커를 장착한 드론은 주인의 육성을 반복 재생하며 앵무새의 움직임을 포착했고 안전한 구출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당시 앵무새 구출 작전을 지휘한 양현호 한세대 미래지식교육원 드론아카데미 총괄 교수는 ‘치안드론’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고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운송 등 유통혁신은 물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치안 분야에서 드론의 높은 활동도를 확인한 것이다.

양현호 교수가 드론에 치안이라는 개념을 접목할 수 있었던 것은 30년 가까운 공직생활 경험 덕분이다. 1988년 순경으로 입직한 그는 국내·국제공항 외사과와 용산경찰서 외사과를 거쳐 용산 미군부대 한국경찰 출장소장까지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남북의 분단현실과 한미관계 등 안보·테러는 물론 전략 무기 드론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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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호 한세대 미래지식교육원 드론아카데미 총괄 교수(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양 교수는 15만 경찰들의 치안드론 자격화를 목표로 전문가 육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는 “치안드론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야겠다는 포부가 있다. 하반기에 드론이 치안현장에 보급될 예정이지만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경찰들이 대부분이다. 드론 관련 과정이 경찰대학원에도 개설돼 있지만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데 한계가 있다. 당장 자격증이 필요한 경찰들이 사비를 들여 고가의 교육기관에 등록하는 것으로 안다. 시중 학원보다 저렴하게 과정을 구성해 한세대에 전국의 경찰들을 불러 모아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양현호 교수는 장학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한세대 드론아카데미를 통해 현재까지 치안드론 전문가 100여명을 배출했다. 다음 달 진행되는 7기 교육부터는 수료생들에게 항공청으로부터 승인 받은 국가 공인자격증을 수여할 계획이다.

그는 드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관련 행정권한을 경찰청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드론을 경찰이 띄우려고 해도 항공청이나 국토교통부에 신고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드론은 공중에서 떠다니는 무인초경량차량이다. 드론 국가 자격증 관리는 현행 운전면허증처럼 경찰청이 관리·감독하고 발행해야 한다. 드론이 운전 중 떨어져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이 가장 먼저 달려간다. 관련 부처에서 예산을 선점하느라 권한을 놓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후된 교육 환경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양 교수는 “한국교통공단의 지도자 수료교육은 전국의 수험생들을 김천으로 소집해 비좁은 교육장에서 3일간 실시한다. 어린이 교육 공간인 김천녹색미래과학관에서 일주일에 100여명의 학생들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집단교육을 듣는다. 책걸상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현재는 수험생의 70% 이상이 시험에서 떨어진다. 교육생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전국 대학의 위탁 교육장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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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대 미래지식교육원 드론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이 드론 조립 실습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세대 드론아카데미)

 

불합리한 제도·규제의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도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양현호 교수는 “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정책보다 중국의 심천 드론 특화지구처럼 드론 창업 자율 개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청년 창업 활성화와 강소기업 자금지원 등 민간이 각 분야별로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드론봇, 빅데이터, 인공지능, 딥러닝 등 드론과 연계된 연구활동이 지속되고 있어 우리나라 드론 산업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운용 부분의 기술적인 후원도 형평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 경찰 등 공공기관의 드론 운용 조작술 교육의 국가 자격취득에 대한 예산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90% 이상이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모든 경찰이 국가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드론 예산을 증액해 한세대 드론아카데미 등 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한세대 드론아카데미는 교육생들을 위해 부대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학과를 개설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와 이해관계가 엮여있어 당장 교육생을 배출할 수 있는 아카데미 설립을 결정한 것이다. 영리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아카데미 수익금은 시연 비용이나 식사 등 학생들에게 환원하는 방식으로 순환된다. 조만간 근처 야산의 체육시설에서도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양현호 교수는 드론 아카데미를 통해 전문 인력 양성은 물론 해외 단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국방컨벤션센터에서 미국의 국제탐정연합, 민간조사연합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국제탐정연합 미국중앙본부 산학협력위원장을 맡은 양현호 교수는 각 연합 회원들에게도 드론 자격증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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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대 드론아카데미 6기 수료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세대 드론아카데미)

 

이 밖에도 양 교수는 치안드론 활용 사례 확산을 위한 연구 및 봉사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전국의 경찰학 박사를 중심으로 2018년 한국드론민간조사연구학회를 조직한 뒤 연 2회 세미나를 개최, 드론 관련 논문집을 발행하고 있다. 한국경찰드론총연합회 경찰들과 함께 산악 수색 등 지원요청에 한해 치안드론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매년 위기관리와 치안드론 관련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해 경찰 동문들과 드론 순출 운용 방안에 대한 연구 등 다양한 논문을 내놓기도 했다.

양 교수는 드론 아카데미를 통해 전문가들을 지속 양성하고 향후에는 경찰장학재단을 만들어 후학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 양성 환경이 구축되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자신은 오랜 기간 꿈 꿔온 선교활동에 매진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전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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