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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해마다 심해지는 사교육, 학생들의 허리는 굽는다

입력 2020-05-19 07:20 | 신문게재 2020-05-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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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김상돈 병원장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자녀 교육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명문가 사모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가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다. 과도한 경쟁열로 인해 변질된 우리나라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을 비판적으로 풍자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드라마가 사교육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낸 것일까?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학생들의 74.8%는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인 2016년에 비해 7%p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시기 평균 사교육 참여시간도 6시간에서 6.5시간으로 30분 늘었다.

고등학생 정규수업은 과목당 50분 수업에 총 7교시로 이뤄진다. 약 6시간 정도다. 여기에 사교육까지 더해지면 수면과 식사시간을 뺀 하루 거의 모든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보낸다는 의미가 된다.

허나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척추에는 독이 된다. 앉은 자세는 서 있는 자세에 비해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약 1.5배 높아지기 때문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공부를 할 때는 책을 보거나 문제를 풀기 위해 허리를 숙인 자세가 유지돼 척추의 S자형 만곡을 흐트러트리고 허리에 과도한 압박을 준다. 이러한 자세가 지속될수록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측만증 등 척추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커진다.

청소년기에 척추 질환을 갖게 되면 올바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통증으로 인해 집중력이 낮아져 학습 능률도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방치하다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20~30대에 이르러 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청소년기 척추 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자녀가 허리, 목, 어깨 등에 잦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척추 질환이 진행 중일 수 있으므로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척추 질환 치료에 추나요법, 침, 약침, 한약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 배열을 올바르게 교정하고 침 치료를 통해 경직된 척추 주변부의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특정부위에 쏠리는 부담을 해소시킨다. 또한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 손상 부위에 발생한 염증을 신속히 가라앉혀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여기에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한약 처방이 병행되면 더욱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 외에 자녀 척추건강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부모님의 관심이다. 평소 자녀의 걸음걸이나 자세를 유심히 관찰하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간단한 치료만으로 쉽게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신발 밑창의 특정 부위만 유독 많이 닳았다면 척추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녀의 성적 향상을 위해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녀의 건강이 곧 ‘부모님 성적표’라는 생각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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