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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어깨 아파 병원갔는데 목디스크? 통증부위-원인 다른 경우 다반사

엉뚱한 통증 좇다 몰라서 키우는 병, 섣부른 짐작 위험

입력 2020-07-28 07:20 | 신문게재 2020-07-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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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성 신경외과 전문의 (2)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원장

통증이 계속되는데도 어디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답답할 때가 있다. 우리 몸에서 병이 난 곳이 아프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진료실에서 통증 부위가 아닌 다른 곳이 원인이라고 하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반문한다. ‘아픈 곳은 어깨인데, 목 디스크라고요?’ 어깨가 아파서 병원을 찾거나 손이나 팔이 저린 증상을 호소하다 목 디스크 진단을 받는 경우다.


목 디스크인데 다른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경추 뼈와 뼈 사이에서 터져 나온 디스크가 어깨와 팔로 이어지는 경추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뒷목이나 어깨에서 시작해 팔, 손가락까지 뻗치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목 뒷부분과 어깨 윗부분 통증이 흔하게 나타나 오십견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목 디스크는 목의 뒤쪽이나 팔이 저린 듯 아프면서 팔꿈치 아래까지 통증이 뻗치지만, 오십견은 한쪽으로 어깨를 최대한 움직였을 때 통증이 발생하며 어깨 부위에 통증이 국한된다. 목을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숙였을 때 찌릿한 느낌이나 손을 머리에 올렸을 때 통증이 완화되면 우선 목 디스크를 의심해야 한다.

탈출된 디스크가 주변 신경들을 누르기 때문에 통증이 퍼져나가 엉뚱하게 다른 부위에서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허리도 마찬가지다. 다리로 가는 신경을 눌러 다리가 저리고 쑤시는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았다가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다. 디스크 탈출 위치에 따라 엉덩이에서 다리 바깥쪽으로 내려가면서 엄지발가락과 발등, 발바닥이 저리고 당기거나, 엉덩이에서 발꿈치까지 허벅지 뒤로 내려가면서 증상이 생겨 새끼발가락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허리 디스크로 오인해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고관절 문제인 경우도 있다. 고관절은 허벅지 근육 깊숙이 있어 통증 부위가 명확하지 않고, 골반부터 아래쪽으로 통증이 나타나다 보니 허리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허리 디스크는 다리 바깥쪽이나 뒤쪽으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고관절 질환은 허벅지 안쪽 통증이 나타난다는 차이가 있다. 보통 앉아 있거나 누웠다가 일어서서 땅을 디디는 순간 엉덩이나 사타구니 쪽으로 아프면 허리보다는 고관절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걸을 때 다리가 무겁고 감각이 없다거나 저린 증상은 허리 질환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이런 병 따로 증상 따로 헷갈리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4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20~30대 젊은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이상 신호가 나타나도 증세가 심각하지 않아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하는 환자들까지 고려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크는 손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그대로 방치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이 줄어들기도 하는데, 이때 적절한 치료와 운동 요법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스스로 병을 속단하고 자기에게 맞지 않는 방법으로 치료하다가 더 큰 고통을 받는 경우도 제법 많다. 또 원인을 모른 채 병을 악화시키다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가 돼야 병원을 찾는 일 역시 다반사로 일어난다. 통증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살펴야 하고, 오래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자.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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