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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블록체인 오아시스 ‘NFT’, 글로벌 시장 열광할 때 韓 ‘빗장걸기’

게임위, 'NFT 적용 게임' 심의 무기한 연기

입력 2020-10-05 07:10 | 신문게재 2020-10-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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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토큰 이코노미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세계 최대 경매업체 크리스티는 오는 7일 뉴욕 경매에서 NFT 판매에 나선다고 밝혀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기존 블록체인 게임에 주로 사용했던 NFT를 예술 시장까지 적용, 가치 확장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 NFT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의 심의를 거부하며 NFT ‘빗장 걸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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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피플의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사진제공=스카이피플)

 

◇블록체인 가치 확장 나선 ‘NFT’

NFT란 말 그대로 대체할 수 없는 토큰이다. 토큰별로 고유한 특성과 가치를 지녀 서로 교환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NFT의 이러한 특징을 가장 먼저 접목한 영역은 블록체인 게임이다. 게임 유저의 디지털 자산 소유권 보장을 NFT로 해결했다. 즉 게임 아이템을 NFT로 변환할 경우,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아이템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다른 게임의 아이템을 NFT로 변환해 거래할 수 있어 게임 아이템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번 크리스티 경매의 NFT 적용은 탈중앙화, 투명성 등의 블록체인 특성을 예술 작품에 입히겠다는 실험 정신이 한몫을 하고 있다. 작품마다 블록체인상의 고유한 토큰을 부여하면 예술 작품이 위조되거나 모작이 등장하더라도 즉시 알아낼 수 있다. 여기에 거래 내역과 같은 모든 기록을 블록체인에 저장해 예술품 거래 전반의 불투명성을 해소해준다. 이에 나이키와 H&M 등 글로벌 브랜드는 NFT의 순기능을 인지하고, 자사 제품 유통과 판매에 NFT를 시범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부활한 비디오게임에 NFT를 적용한 사례도 등장했다. 미국 비디오게임 업체 아타리는 콘솔게임기 VCS에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울트라를 지원하는 등 NFT 활용에 적극적이다.

일본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NFT 마켓 개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 주요 거래소인 코인체크는 NFT 마켓 마련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일본 게임 업체들이 블록체인 콘텐츠협회(BCA)를 구축해 블록체인 게임 활성화에 적극 나서자 거래소까지 힘을 보태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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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NFT 거부하는 한국… “관련 사안 무기한 연기”

이러한 움직임과 달리 국내에서는 NFT의 가치를 인정받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달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스카이피플이 개발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의 심의를 무기한 연기했다. 게임위는 게임 아이템을 블록체인상에서 NFT로 자산화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게임위는 스카이피플에 “블록체인을 활용하지 않는 일반 인게임 콘텐츠는 문제가 없다”라며 “그러나 블록체인, 특히 NFT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을 개인 자산화하는 것에 대해 추가적인 심층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3월 특금법 시행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정확한 시행령이 있기 전까지 관련 사안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스카이피플 측은 “국내 게임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행성과 환금성 요소를 배제했다”면서 “블록체인과 NFT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보완 자료를 여러 번 제출했지만, 결국 심의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위의 이런 결정이 지난 5월 문체부가 발표한 ‘게임 산업 진흥 종합계획’과 상반된 조치라 반발하고 있다. 당시 문체부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 적용 게임에 등급 분류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NFT 게임 적용과 거래소 지원 등을 직접 언급하기까지 했다. 블록체인 게임의 제도적 걸림돌을 해소해주겠다는 강력한 의지였지만, 결국 업계 달래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2018년 플레로게임즈의 ‘유나의 옷장’과 지난해 노드브릭의 ‘인피니티 스타’ 등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은 모두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NFT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자체가 인정을 받지 못하자 위메이드, 엠게임 등은 우선 글로벌 시장에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이는 중이다. 올해 4분기 중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이번 게임위 결정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웨이투빗과 플레이댑은 블록체인 게임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러한 규제에 옴짝달싹 못 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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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게임 업계 “진흥 아닌 규제 우선주의가 문제”

최근 대퍼랩스의 블록체인 게임 ‘NBA 탑샷’이 삼성 갤럭시스토어에서 오픈베타로 공개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관련 업계에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스토어 최초로 블록체인 게임을 지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퍼랩스는 블록체인 게임의 원조 격으로 알려진 ‘크립토키티’ 개발사다. 이미 1만7000여 명의 NBA 탑샷 클로즈드베타 이용자들은 약 4만3000팩의 NFT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2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산업 진흥과 새로운 먹거리라 생각하지 않고 잠재적 위험성을 가진 것으로 규정한 시각”라며 “게임위가 블록체인 게임을 특금법과 연관 짓겠다는 것도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 갤럭시스토어에 등장한 NBA 탑샷과 같이 이미 블록체인 게임의 잠재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라며 “이해관계에 우선해 색안경을 끼고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을 이제는 거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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