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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여성’과 ‘신화’에 주목하는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문학상 주인공은?

입력 2020-10-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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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14일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사진제공=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아시아인들 수난과 영광의 삶 중 여성작가들이 풀어낸 여성의 삶, 여성문학의 성취 등이 아시아 문학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아시아가 인류가 직면한 고난과 지금 우리 시대에 어떻게 미래를 기획하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의 음식점에서 진행한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아시아의 달, 아시아문학 100년: 신화와 여성’ 기자간담회에서 방현석 부위원장은 행사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2017년 출범한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행사로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세로 대면과 비대면 프로그램들로 꾸렸다.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이화경 집행위원장(사진제공=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회)

11개국 30여명의 문인들이 참여하는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신화와 여성’이다. 이화경 집행위원장은 “국내 및 아시아 작가들이 민주, 인권, 평화를 주제로 광주에서 상호교류하고 아시아 문학 성찰의 시간을 가져왔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비대면 방식으로라도 만나고자 한다”고 축제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문학집 출간 외에 장르를 다양화해 공연으로도 보여줄 예정”이라는 이 집행위원장의 전언처럼 이번 축제에는 개막공연 ‘심연’과 2018년 아시아문학상 수상작인 바오 닌 ‘전쟁의 슬픔’으로 꾸린 두편의 창작극, 각 작가들이 줌라이브로 참여하는 ‘작가토크’, ‘포스트코로나와 문학’ ‘신화와 여성’ 등을 제주로 의견을 나누는 ‘아시아문학포럼’, 특정 주제로 두명의 작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크로스낭독’, 참여작가 작품들을 다양한 장르로 무대화한 소공연 등이 마련돼 있다.

지난해 아시아문학상 수상작인 바오 닌 ‘전쟁의 슬픔’은 한국 극단 민들레가 선보이는 동명공연(10월 30일)과 덴마크 오딘극장이 꾸린 ‘비애’(10월 31일)로 만들어져 유튜브로 상영된다.

소공연으로는 초청작가 중 한 사람인 샤힌 아크타르(Sahaheen Akhtar)의 ‘어느 달밤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베잔 마투르의 시 ‘모든 여인은 자신의 나무를 안다’를 정가보컬 박민희가 가곡으로 작곡해 선보인다.

11월 1일에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특별인터뷰와 제3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예정돼 있다. 2017년 첫해 몽골의 담딘수렌 우리앙카이, 2회 베트남의 바오 닌에 이은 세 번째 수상자를 탄생시킬 아시아문학상의 올해 후보는 방글라데시 샤힌 아크타르의 ‘작전명 서치라이트: 비랑가나를 찾아서’, 대만 주톈원(朱天文)의 ‘황인수기’, 중국 츠즈지엔(遲子建)의 ‘세상의 모든 밤’으로 모두 여성작가 작품이다.

이화경 집행위원장은 ‘브릿지경제’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에 출간돼 소개된 작가들 중 올해 주제인 ‘신화와 여성’에 맞게 여성 삶을 아시아 여성 작가 입장에서 다루는 작품들을 후보로 선택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시아 여성 작가의 관점으로 바라본 여성의 삶과 서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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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아시아문학상 후보에 오른 츠즈젠(왼쪽부터), 샤힌 아크타르, 주톈원(사진제공=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이화경 집행위원장은 샤힌 아크타르의 ‘작전명 서치라이트: 비랑가나를 찾아서’에 대해서는 “독립전쟁 당시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 이야기를 밀도 있고 스릴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마지막까지 흡인력과 서사력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했다.  

 

제목에 쓰인 ‘비랑가나’는 ‘영감한 영웅’이라는 의미로 독립전쟁 당시 파키스탄군에 억류됐던 여성들을 일컫는다. 칭송하는 듯 하지만 가문의 수치로 여겨져 전쟁 후에도 고난 속에 살아야 했던 희생양들이다.

 

‘비정성시’ ‘펑꾸이에서 온 소년’ ‘연연풍진’ ‘희몽인생’ 등 대만의 유명 감독 허우샤오시엔과 작업한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주톈원의 ‘황인수기’에 대해 이 집행위원장은 “제목 중 ‘황’은 황폐하다는 의미”라며 “대만과 중국 관계 속에서 역사적 의미를 짚고 주인공이 세기말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주톈원에 대해 “영화와 문학 두 가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인문학, 철학 등을 담아낸 텍스트들이 브리콜라주(문화 상품이나 현상을 재구축하는 전유의 한 가지 전술) 형식으로 밀도있게 교섭하는 독특한 서사전략을 보이는 작가”라며 ‘황인수기’에 대해 “퀴어를 전면에 내세워 대만 문학이 가진 모던함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중국 최고 권위의 루쉰문학상(魯迅文學賞)을 두번이나 수상한 작가 츠즈지엔에 대해서는 “현대인의 심상이나 내면, 정신들에 천착해온 한국문학이 상실하고 외면했던 신화성을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그려내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동북아 소수민족과 연결해 우리가 잃은 원시성, 신화성을 아주 해학적이고 능청맞게 다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명의 쟁쟁한 여성 작가들이 겨룰 제3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자는 11월 1일 저녁 열리는 폐막식 중 발표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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