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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5060들이여, 더이상 ‘꼰대’ 소리 듣지 맙시다

젊은 직원과 소통하려면…

입력 2020-12-15 07:20 | 신문게재 2020-12-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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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며 소통의 제스처를 취하지만 어느 순간 혼자 떠드는 직장 상사들이 많다. 젊은 직원들과 감정 상하지 않으면서, ‘꼰대’ 소리도 듣지 않으며 직장 생활을 잘 할 수는 없을까? 많은 5060 세대들이 젊은 세대와의 ‘교감 결핍’ 어려움을 호소한다. 나이 든 직장인들은 “요즘 젊은 것 들은 …, 나 때는 말이야 …”라며 못마땅한 반면 젊은이들은 “고집세고, 말 안통하고, 반말이 일쑤고, 권위주의적”이라며 상사들을 경원시 한다. 이제 리더는 CEO가 아니라 CLO(Chief Listening Officer), 즉 열린 귀를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 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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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병철 기자 burnhair@viva100.com)

◇ 교감 결핍의 원인부터 찾아라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상사 리더십에 만족하는 정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44점에 그친다고 보도가 있었다. 상급자의 40%, 하급자의 80%가 상대 때문에 퇴사 충동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모두가 서로에게 불만인 것이다.

‘아직 꼰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쓴 김성남은 “90년대생들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매체 접근성 덕분에 자기 권리를 정확히 알고 지적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한다. 상명하복의 조직문화, 강압적인 업무지시, 공정하지 못한 평가, 직원 성희롱, 소비자 이익 편취 등에 정면으로 비판할 줄 아는 게 요즘 젊은이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존중’에 기반한 처우를 원하며 각자의 취향을 존중해 주길 원한다.

서정진 셀트로온 회장은 “잘 되면 직원 덕, 잘못되면 경영자 탓”이라고 늘 얘기한다. 샐러리맨 출신인 그는 직장 생활이 얼마나 힘든 지 잘 알기에, 자신이 직장인일 때 정말로 하기 싫었던 일은 결코 자기 직원들에게 시키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반대로 자기가 하고 싶었던 것은 직원들이 꼭 하게 해 주겠다 다졌다고 한다. 셀트리온은 현재 가장 직원 복지가 뛰어난 상장기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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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 기성 세대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김성남은 “기성세대는 윗사람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은 배웠지만, 위 아래 모두에게 존중을 표하는 것은 생소하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이제 젊은 직원들과 일하려면 의견존중, 취향존중, 선택존중, 기회존중, 시간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세대 간 갈등을 넘어 새롭고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만들려면 2030세대가 원하는 가치를 포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감한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 김성남은 “직장 상급자들 가운데는 의외로 ‘마이크로매니저’들이 많다”며 이런 시시콜콜한 관리가 직원들의 이직을 야기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적절한 위임, 결과와 방향성이 명확한 위임, 불필요한 간섭은 배제하고 한 번 준 권한은 끝까지 지켜보는 위임이 필요한 때다.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지시와 명령 위주의 업무, 무례한 언행, 줄 세우기식 평가 등의 개선에 윗사람들부터 앞장서야 한다.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신입에게 무조건 허드렛일부터 시키는 것 보다는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일을 맡기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도록 코칭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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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된 칭찬, 진정성 있는 사과 

요즘 젊은이들은 ‘트로피 키즈(Trophy Kids)’다. 어려서부터 칭찬에 익숙하고 그를 통해 동기부여를 얻는다. 하지만 섣부른 칭찬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성취한 건에 관해서만 칭찬하고, 진심을 담아 구체적으로 제 때 칭찬하고, 상대가 의미를 더 두는 것에 맞추어 칭찬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칭찬 보다는 ‘응원’의 기분을 느끼게 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한다. 

김광석과 함께 ‘동물원’의 멤버였던 김창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힘이 센 사람은 약한 사람에게 대화를 빙자한 지시를 한다”면서 가장 효과적인 대화법으로 ‘I 메시지’를 권한다. “너는 늘 그래”의 ‘You 메시지’ 보다는 “네가 이러 저러 해서 내가 지금 화가 났다”는 식으로 솔직한 감정을 담아 얘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본인의 잘못을 제대로 사과하는 ‘좋은 사과’는 상사를 존중하게 만든다. 이 때는 타이밍과 진정성이 중요하다. “본의가 아니었지만, 만약 기분 나빴다면 사과한다”는 ‘조건부 사과’는 최악이다. 오히려 상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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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 비호감 꼰대 관리자가 되지 않으려면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평균적으로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 때문에 상사의 업무 지시 방식에 대한 기대수준도 높다. 김성남은 “‘툭 던지듯이’ 업무를 주지 말고, 가능하면 프로젝트 형태의 업무를 주어 수평적인 업무 프로세스 속에서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지적은 하되 적당히, 그리고 상대방이 납득하도록 해야 한다. 혼을 내더라도 “내가 왜 이러는 지 알지? 다 널 위해서야”라며 등을 두드려주는 ‘삼촌 리더십’이 필요하다. “능력이 이것밖에 안돼?” 식의 인신 공격형은 금물이다. 지적질은 가능한 구체적인 것이 좋다. “당신은 말이야…” 보다는 “내가 보기엔…” 식의 일인층 화법이 여기서도 더 효과적이다. 설득하고 이해를 시켜야지 강요하고 훈계하다간 자칫 반발만 불러온다. 대안을 서로 얘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속 깊은 대화로 까지 이어지면 그 보다 좋은 것이 없다. 지나친 관심은 간섭이 된다는 점도 명심하자. 요즘 젊은이들은 선을 넘는 간섭을 원치 않는다. 마치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

 

 

◇ 젊은이들도 기성세대에 대한 이해 노력 필요

아랫 사람들도 상급자를 무조건 꼰대로 치부 말고 그들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김창기는 “직장 내 갈등의 가장 흔한 원인은 선입견이나 오해”라며 “이런 갈등을 풀고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사람들은 대화를 갈등 해결의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방법”이라며, 이는 상사나 부하직원 모두에게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는 대화할 때도 갈등을 유발했던 문제에 초점을 두어야지, 상사의 언행이나 성격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피하라고 말한다. 특히 감정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경영 그루인 피터 드러커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들었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로 자기 말만 하지 말고 상대방과 열린 대화를 하라는 얘기다.

조진래·전혜인 기자 jjr8954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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