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명의칼럼

[명의칼럼] 노년기 우울증의 원인 ‘불면증’ … 노화로 신체기능 저하 탓

입력 2021-03-05 19:2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이동규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약물보다 습관부터 개선 … 10분 이상 잠 안 오면 억지로 청하지 말 것



건강한 삶을 위해 잘 먹고, 운동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잘 자는 것이다. 수면은 단순히 쉬는 게 아니라 피로회복을 통해 다음날 활동하기 좋은 몸과 마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적절한 수면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예방한다. 면역력을 강화하고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등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이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충분하다고 느끼는 수면시간은 다르므로, 낮에 생활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을 만큼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보통 노년기가 되면 수면 패턴이 달라진다. 일찍 잠이 오기 때문에 일찍 깨거나, 낮잠을 자거나, 자다가 한 두 번씩 깨는 등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밤에 잠들기 어렵거나, 잠자는 도중에 깨는 ‘불면증’을 겪고 있다. 고령으로 갈수록 불면증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원인은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 저하와 정서적 소외감 등으로 분석했다.

불면증은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잠이 들기는 하지만 자주 깨거나,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고 다시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잠이 모자라게 되고,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으므로, 낮 시간에 나른하거나 졸림, 피로, 의욕상실 등의 증상을 초래하게 된다.

노년기에 불면증이 생기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소화기나 호흡기, 근골격계 기능이 떨어져서다. 사별이나 독거 등 소외감이나 불안감 등 정신적인 문제가 스트레스성 불면증을 야기한다. 다른 내과적 질환이나 만성질환이 불면을 야기하기도 한다. 퇴행성질환, 만성 통증, 약물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진통제, 우울증치료제, 기관지확장제, 중추신경자극제 등은 불면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노년기 불면증이 만성화되면 낮 동안의 졸림, 인지장애, 섬망(정신이 흐려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낮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심장질환·뇌졸중·고관절골절·낙상·우울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불면증은 수면제로 치료하는 질환은 아니다. 잘못된 수면습관을 교정하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수면을 방해하는 담배나 커피, 콜라, 술 등은 피하고 낮잠을 되도록 안자는 게 좋다. 침실을 조용하고 어두운 상태로 유지하고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잠자리에 누웠을 때 10분 이상 지나도 잠이 들지 않으면 억지로 자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약간 어두운 조명 아래 책을 읽거나 라디오를 듣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과 인지행동치료, 자극조절, 이완요법 등 비약물적인 치료를 시도해보고 필요하다면 약물치료(안정제, 수면유도제, 수면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약물 복용 시 부작용이나 습관성의 문제가 동반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 후 처방을 받는 것을 권한다.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