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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 국채금리發 증시 조정장…시장 주도 업종의 선수교체

美국채금리 상승에 대처하는 개미의 자세

입력 2021-03-11 07:00 | 신문게재 2021-03-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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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기나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터널 속에서 손꼽아 기다려왔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책도 전례 없는 규모로 집행되면서, 경기가 호전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시장이 기다려왔던 재료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실물경제가 바닥일 때 괴리감을 보여주었던 유동성 장세의 시장은 실물경제 회복기에 흔들리고 있다. 미 국채금리 상승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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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 미 장기금리 상승세가 불러온 주식시장의 조정국면

미 국채 금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정인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게 된 지난 1월초 이후 급등해왔다. 바이든의 대규모 경제대책과 경제성장의 가속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배경에 있다. 대규모 부양책은 돈(錢)이 든다. 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돈(錢)을 조달한다. 시장에 국채 물량이 늘어나면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가격과 반비례 관계인 국채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미국 10년물 국채(장기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다. 주택담보대출이나 학자금 대출 등의 벤치마크 금리로 널리 쓰인다. 국채 금리의 급등은 기업과 가계에 자금 조달 비용을 증가시킨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 대비 채권의 매력이 커져 주식시장에는 매도 압력이 작용한다. 주식투자로 얻을 배당 수익률과 국채의 수익률(금리)을 저울질 하던 투자금은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이는 주식시장에 악재가 된다. 2월말 이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증시에서 하락장이 이어졌다.

지난 4일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입에서 장기금리 상승세를 억제할 묘안은 나오지 않았다.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없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란 장기국채를 사들이고 단기국채를 매도해 장기금리를 끌어내리고 단기금리는 올리는 것으로, 연준이 유동성을 늘리지 않고 국채시장에 개입하는 방법의 하나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연준이 더 비둘기파적으로 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옵션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대했던 연준이 ’소방수’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다시 1.5%를 돌파해 고평가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융정보업체 퀵(QUICK) 팩트셋에 따르면 GAFA(Google, Amazon, Facebook, Apple)의 시가총액은 지난 1월 26일의 정점에서 4일까지 9%(약 615조9423억 원)가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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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 “경기민감도 높은 금융·소재업종으로 시장 주도 업종 교체…지역은 美·中”

투자업계는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국면을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시장 주도 업종의 교체가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현재의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으로 경기민감도가 높은 산업재, 경기소비재, 금융 및 소재업종을 꼽았다. 지역으로는 G2(미국과 중국)를 선호했다.

삼성증권 글로벌자산배분 유승민 팀장은 “미국 장기채권 금리의 상승은 인플레 기대와 경기회복 전망의 결과로 경기회복 초기국면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은 결국 인플레이션보다 경기회복에 더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인플레 민감도가 낮고 가격 결정력이 높은 산업에서 경기민감업종으로 시장의 중심축이 계속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팀장은 “금리와 역상관관계이면서 글로벌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의 상관관계가 비교적 낮은 IT나 헬스케어, 필수 소비재의 시장 주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금리와 역상관관계지만 경기민감도가 높은 산업재, 경기소비재로 시장은 이미 이동 중이고 앞으로는 경기에 보다 더욱 민감한 금융과 소재 업종으로까지 시장의 스펙트럼 확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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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주요국 주식시장 중에서는 여전히 G2가 매력적이라는 진단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는 미국이 5.1%, 중국이 8.1%다. 미국은 공격적인 부양책으로 성장 모멘텀이 우위인데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코로나 확산세의 진정 양상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증권은 월트 디즈니(미디어), 보잉·캐터필러(산업재), 우버 테크놀로지스(인터넷서비스), 애플(테크), 아마존·나이키(자유소비재), 엔비디아(반도체) 등을 미국 증시 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나타나는 업종별 세력판도 변화를 반영해 그동안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이 작았던 경기민감업종의 비중을 늘리고 밸류에이션의 압박을 받는 성장주 비중은 줄였다는 설명이다. 중국 증시 선호 종목으로는 텐센트(인터넷서비스), 중국평안보험(금융), 오량액(음식료), 징동닷컴(이커머스), BYD(자동차), 융기실리콘자재(태양에너지장비)가 꼽혔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 대두되고 있는 경계감의 본질은 무엇일까. 삼성증권은 인플레 압력이 더해지면서 금리 상승세가 더욱 빨라질 경우 글로벌 정책 동력 약화와 함께 증시 조정이 본격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분석했다. 여타 주요국 대비 미국의 매크로와 백신 모멘텀이 절대적으로 앞서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 글로벌 ‘리플레이션 트레이딩’(경기와 물가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장기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 기류를 막는 역풍이 될 소지가 리스크로 평가된다. 따라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현물, 선물의 러브콜 재개를 위해선 점진적인 리플레이션 기조 재확인, 달러화 약세 전환, 경기·정책·방역 모멘텀 제고가 전제라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의 선호 종목으로는 카카오(커뮤니케이션), 현대차·LG생활건강(경기소비재), 포스코(소재), 현대글로비스(산업재), 삼성전자·삼성SDI·SK하이닉스·삼성SDS(IT), 에스티팜(건강관리)이 꼽혔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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