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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코로나 장기화' 국내 스팀가전 이유있는 인기

[테크리포트] 웰리스 바람에 바이러스·세균 다 잡는 스팀 가전제품 ‘돌풍’

입력 2021-03-22 07:05 | 신문게재 2021-03-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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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가전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러스와 각종 세균으로부터 우리 가족을 보호해줄 가전으로 공기청정기와 각종 살균기 등의 판매가 급증하는 등 이른바 웰리스(Wellness)가전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전 세계 기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들이 이전과 비교할 때 크게 주목받았다.
 

LG전자 트루스팀
LG전자의 트루스팀TV 광고화면. (사진제공 = LG전자)

 

◇웰리스 바람 탄 스팀 가전

이런 분위기 속에 가전제품에 스팀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병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스팀 가전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 국면에서 선전한 실적”이라면서 “가전은 식기세척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특히 스팀 살균 기능이 포함된 프리미엄 건강가전 판매 호조로 탁월한 수익성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과거부터 가장 안전하고 손쉬운 살균 방법은 끓는 물에 삶는 것이다. 아기들의 옷과 젖병 등 식기를 펄펄 끓는 물에 살균했던 일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처럼 물을 100도(℃)로 끓여 만든 스팀 기능을 적용한 세탁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등 다양한 생활가전이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건강하고 편리한 삶 영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 가전에 스팀을 적용해 인기를 끈 것은 이번 뿐이 아니다. 2005년 스팀청소기와 스팀다리미, 스팀가습기 등이 등장해 스팀 열풍이 분 적이 있다. 스팀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스팀의 강력한 힘으로 찌든 때를 불리기 때문에 강력한 세척력으로 빨래 청소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온의 열이 한꺼번에 방출되기 때문에 집안 세균까지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기술은 단순히 뜨거운 공기에 차가운 물을 분사해 증기를 발생시키는 방식 등 이었다. 그러나 최근 가전제품에 적용되는 스팀 기능은 물을 100도까지 끓여 만든 스팀이다. 이렇게 되면 수분 입자는 물방울의 1600분의 1 크기로 미세해지고 스팀의 양은 풍부해져 옷과 이불, 식기 등을 구석구석 케어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물론 냄새 입자까지 스팀으로 감싸 제거할 수 있다고 생산 기업 측은 설명한다.

세탁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의 경우 물 분자를 미세하게 기체화시킨 수증기 분자가 옷감에 스며들게 된다. 이때 수증기 분자는 의류의 섬유 올보다 미세하기 때문에 올 사이사이에 침투돼 액화되면서 발생한 열과 수분이 그대로 의류에 전달돼 탈취, 살균, 구김 완화까지 진행할 수 있다.

 

트루스팀_식기세척기
트루스팀을 탑재한 LG 디오스 식기세척기 스팀 TV광고 화면. (사진제공=LG전자)

 

◇100℃ 스팀에 맥 못 추는 세균·바이러스… 99.99% 제거돼

스팀 기능이 더해진 가전은 높은 살균효과도 제공한다. 스팀 기능이 들어간 건조기의 살균코스에서는 유해 세균은 물론 바이러스까지 제거되는 효과가 입증됐다.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스팀 살균 코스로 건조기를 시험한 결과 신종 인플루엔자(H1N1)와 인플루엔자A(H3N2), 엔테로(PEA), 아데노(ICHV), 헤르페스(IBRV) 바이러스를 99.99%까지 제거했다.

충남대 산학협력단의 시험 결과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MHV 바이러스를 99.99%까지 없앴다.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스팀 기능이 포함된 의류관리기에서 위생살균 표준코스로 실험한 결과 녹농균과 폐렴간균, 대장균 99.99%를, 전남대 산학협력단의 시험에서는 인플루엔자A(H3N2), 아데노(ICHV), 헤르페스(IBRV), 코로나(PEDV) 바이러스 등의 바이러스를 99.99% 이상 제거했다.

스팀 기능이 들어간 식기세척기에 대해 시험인증기관인 인터텍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세계김치연구소 등이 실시한 시험결과에 따르면 식중독 원인균 외에 폐렴, 이질 등 세균성 질병과 다양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세균·바이러스 8종을 99.999% 제거하는 성능을 보였다.

 

트루스팀_제너레이터
LG전자 스팀 가전제품 안에서 물을 안전하게 끓여 트루스팀을 만드는 ‘스팀제너레이터’를 3D로 구현한 모습. LG전자 트루스팀TV 광고화면. (사진제공=LG전자)

 

◇‘가전제품 속에서 물을 끓인다’… 상식을 깬 기술에 로열티까지

섬세한 회로와 부품들로 이뤄진 가전전자 제품에 수증기는 최악이다. 비교적 간단한 구조를 가진 다리미나 가습기, 전자회로 기판과 부품과 분리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청소기와 다르게 세탁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 복잡한 구조를 가진 제품 내에서 수증기를 발생시키는 것 자체가 모험이기 때문이다. 수증기는 물방울보다 작은 입자를 갖고 있어 자칫 부품과 회로 사이에서 합선을 일으켜 제품 고장이나 내구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가전 업체가 꺼려왔던 방법이다.

이러한 우려와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는 제품 속에 물을 끓이는 스팀 제너레이터를 안전하게 설치하고, 자동으로 물을 채워 끓여서 스팀을 만들어내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 자체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했다.

이러한 기술은 수십 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완성됐고, 개발된 기술은 국내외 특허출원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만 81개이며, 해외까지 포함하면 1000개 이상의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해외 유명 가전회사도 이러한 스팀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국내 기업에 특허 라이선스료를 지급하고 사용 중이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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