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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가 막혔어요” 치솟는 국내 해운·조선株

입력 2021-03-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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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사흘째 가로막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파나마 선적의 길이 400m 짜리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25일(현지시간) 수에즈 운하의 통행을 사흘째 가로막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프랑스우주청(CNES)의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해 세계 무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컨테이너선에 가로막히는 사고가 최근 발생했다. 길이 400m, 22만t, 2만TEU급이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총 2만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다. 이 거대한 선박이 폭 250m를 넘지 않는 수에즈 운하를 틀어막아 버린 것이다. 하루 평균 51척의 선박이 이곳을 통과해왔다.

사고의 여파로 국내 해운주들이 급등했다. 물류대란과 운임급등이 예상되면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업계는 이번 사태의 영향이 단기에 그칠지 장기화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28일)쯤 밀물이 가장 높은 해면까지 꽉 차게 들어오는 만조(滿潮)가 됐을 때 ‘에버 기븐’호를 예인선으로 끌어낼 수 있게 되면 통항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가 많이 실려 있어 배가 무거운 상황이다. 선미 부분이 제방에 박혀있는데 만조 때 배가 수면 위로 뜨면 복구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질 것으로 보는 것”이라며 “배를 제방에서 빼고 나면 예인선을 이용해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수에즈 운하가 막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선박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돌아가야 한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보다 약 9000km를 더 돌아가게 된다. 거리가 늘어나면 유류비 부담이 늘어나고 해운운임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결 시점은 장담하기 어렵다. 장기화될 경우 배에 실린 컨테이너 화물을 모두 내려야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사태가 길어지면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에즈 운하에서의 사고는 가끔 있었지만 이 정도의 사고는 처음이라 가늠하기 어렵다”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수에즈 운하 운항 차질로 국내 해운주들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내 대표적인 컨테이너 선사인 HMM 주가는 전날 대비 15.96% 오른 3만4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표적인 벌크선사 팬오션(4.12%)과 대한해운(5.78%), KSS해운(3.21%)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종합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는 3.15% 올랐다. 특히 HMM 주가는 올해 초부터 잇따른 호재로 110%나 올랐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6% 상승했다. 파나마 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총 2조8000억 원에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는 세계 최대라는 이번 선박 건조 계약의 발주처는 대만 에버그린이다. 수에즈운하를 막은 ‘에버 기븐’이 속한 선주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탱커, 가스선 운임을 모두 강세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운송수단 중 가장 운송속도가 빠른 항공운송업계도 화물산업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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