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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내전을 끝낸 뮬런로웨 광고

입력 2021-04-29 14:01 | 신문게재 2021-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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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내전이 한창이던 2010년 초에 글로벌 광고회사인 뮬런로웨에 콜롬비아 국방장관의 광고 제작 요청이 들어왔다. 게릴라들을 뿌리칠 게릴라식 광고 마케팅을 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당시 콜롬비아는 50년 이상 계속된 내전으로 2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던 때였다.

뮬런로웨는 2010년 12월에 게릴라들의 은신처인 정글 한 가운데 23m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 놀랍게도 한달 사이에 331명의 반군이 투항했다. 힘을 얻은 뮬런로웨는 2011년에는 ‘불빛의 강’ 작전을 펼쳤다. 반군에게 ‘집으로 돌아와라. 우리가 널 기다리고 있다’는 편지를 띄워 강 물에 떠내려 보냈다. 180명이 투항했다.

2012년에는 ‘베들레햄 작전’을 전개했다. 정글에서 탈출하려다 길을 잃은 반군을 위해 군용 헬리콥터로 하늘에서 조명을 만들어주었다. ‘너는 게릴라가 되기 전에 내 아이였다’는 어머니의 육필이 쓰여진 반군의 어린 시절 사진도 곳곳에 붙여 놓았다. 218명의 청년과 아이들이 돌아왔다. 이 캠페인 핵심은 반군을 ‘범죄자’가 아닌 ‘정글에서 길을 잃은 어린이들’로 여겼다는 것이다. 멀지 않아 반 세기가 넘던 내전은 종식되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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