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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병원성 AI 위기경보 하향 단계에서 꼭 해둘 일

입력 2021-05-11 15:14 | 신문게재 2021-05-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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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심각’에서 ‘관심’ 단계로 11일 하향 조정돼 평시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심각 단계 위기경보를 발령한 지 거의 반년 만에 예방 중심 방역으로 전환되니 다행스럽다. 일상적인 방역과 함께 가금농장의 방역 취약점을 살펴 다음 발병 사례에 대비할 때다. 쉽지 않겠지만 연례적인 발생의 고리를 끊는 수준까지 생각해볼 단계다.

철새가 북상하면 사정이 나아지는 등 계절적인 변수에 의존하지 말고 더 주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집계를 보면 작년 11월 26일 첫 발병 이래 올해 4월 6일까지 총 109건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4~5년 전보다 야생조류 오염도가 높은 사례에 비하면 예년보다 전체 피해는 확실히 줄었다. 실제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250%였으나 가금농장 발생은 72% 낮았다. 방역당국 분석대로 철새 도래지 인근을 특히 잘 관리했고 신속한 조치와 수평전파 차단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높아진 방역 의식도 일정 부분 기여했을 성싶다. 다만 새로운 위험 요인이 철새의 빈자리를 메우지 않도록 방역수칙은 계속 준수해야 할 것이다.

소독·방역시설 일제 점검·보강뿐 아니라 방역 정책 전반도 보완해야 한다. 가금농가, 계열화 사업자, 축산관계시설 등의 방역주체별 방역조치를 세분화하는 동시에 예방적 살처분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리 궁리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방역 단계가 낮아졌지만 방역은 높인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바람직하다. 바이러스의 농장 내 유입을 사전 차단하는 장치에 대해서도 더 연구해봐야 한다. 철새는 날아갔지만 전통시장과 오리농장은 방역 취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 3월 30일을 마지막으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가 검출되지 않은 야생 조류도 주시할 대상이다.

이와 아울러 백신 도입 주장도 검토해볼 단계다. 지난 주 방역대책 개선 토론회에서는 백신 도입을 서두르자는 주장이 나왔다. 청정지역 지위 유지 등에 유의하면서 백신 시범 도입 등 정책적인 병행을 고려해볼 때다. 살처분의 경우, 발생 위험수준을 고려해 3㎞ 내에서 반경 1㎞ 내 동일 축종으로 축소 조정한 것은 결과적으로 잘된 판단이었다. 관련 산업까지 보호하는 방역 대책이 나온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다. 코로나19가 그렇듯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있어서도 방역수칙 준수 생활화가 아직은 최선의 방책이다. 끝으로 주식시장 등에서 인공지능(AI)과 자주 혼선을 빚는 조류인플루엔자의 법정 약어 AI도 이번 기회에 고쳐보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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