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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독-영 X-마스 휴전

입력 2021-05-12 16:23 | 신문게재 2021-05-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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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1차 세계대전. 1914년 크리스마스 즈음까지 프랑스~스위스 국경의 800km 전선에는 여전히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어느 쪽에서 먼저 공격을 할 지 모두 하루하루 긴장감 속에 지내고 있던 그 때,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났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독일과 영국군 양 진영은 크리스마스 캐롤로 서로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음악 선율에 따라 옹기종기 모여 총칼 대신 담배를 서로 권했다. 이튿날에는 선물까지 교환하며 함께 단체사진도 찍고 두 차례나 축구시합을 펼쳤다. 마지막에는 상대방의 포격으로 사망한 전우들의 시체를 서로 묻어주며 찬송가도 함께 불렀다. 주소를 교환하며 전쟁이 끝나면 서로의 고향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기도 했다. 전쟁을 잊고 잠시나마 진짜 친구가 된 것이다.

잇단 전쟁에 피로감과 함께 증오감을 갖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 사실을 믿지 않았다. 일부 보도가 나가기도 했지만 전쟁 후유증 탓에 누구도 “그럴 리 없다”며 유언비어로 치부했다. 그러다 1981년 영국 BBC방송이 ‘무인지대의 평화’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당시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알게 되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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