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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걸을 때 뻐근한 엉덩이 통증, 고관절질환일수도

입력 2021-09-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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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부병원장

평소와 다르지 않게 걷고 있는데 엉덩이 쪽이 아플 때가 있다. 엉덩이 통증이 있으면 걸음걸이가 어색할 수 있고, 바뀐 걸음걸이로 인해 허리나 무릎 등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질환은 허리나 무릎통증으로 오해하기 쉽고, 간혹 의사들 간에도 판단이 다를 때가 있다. 그렇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통증이 발생하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이 연결되는 관절로 엉덩이관절이라고도 한다. 양쪽에 하나씩 2개가 있다. 고관절은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나 달리기 등 다리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운동 범위가 넓다는 특징도 있다.

고관절질환이 있으면 가장 먼저 양반다리를 할 때 힘들거나 아프다. 또 무릎이 무거운 느낌이 들고, 움직이면 허벅지가 시작되는 부분이나 엉덩이 옆에 통증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자세 바꾸기를 꺼리게 된다.

반면 요추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허리 통증이 없더라도 저리는 느낌이 엉덩이 뒤쪽부터 다리 쪽으로 내려가고, 누워서 다리를 올렸을 때 골반의 뒤쪽에 통증이 심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증상 양상으로 고관절질환과 요추질환을 대략 구분할 수 있지만, 애매한 경우도 많이 있으므로 증상이 생겼다면 진료를 꼭 봐야 한다.

대표적인 고관절질환으로 고관절염을 들 수 있다. 고관절염은 고관절의 연골이 닳아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원인이 다양하다. 가장 흔한 형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선천적인 이상이나 외상(골절, 탈구 등)에서도 생긴다. 흔하지는 않지만 류마티스질환이나 세균 감염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특히 중년 이상 연령대에선 과체중일 경우에 더 많이 발생하고, 스포츠나 레저활동을 즐기는 젊은층에서 고관절에 무리가 가해져 생긴다.

고관절염 증상으로는 걷거나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하고, 운동 범위가 제한되는 게 대표적이다. 관절을 펴는 동작이 잘 안 되어 다리가 완전히 펴지지 않고, 보행 시 체중이 고관절에 쏠려 통증이 더 심해지면서 절뚝거리게 된다.

또 다른 고빈도 고관절질환으로는 무혈성괴사가 있다. 심한 음주, 부신피질호르몬 투여, 골절에 의한 혈관손상, 잠수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고관절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고관절의 뼈가 괴사되는 병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간헐적인 약한 통증이 느껴지다가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괴사된 부위에 골수부종이나 미세골절이 발생하면서 상당한 통증이 발생한다. 고관절염과 비슷하게 걷거나 활동할 때 통증이 있고, 양반다리하기가 무척 어려워진다. 말기에 접어들어 대퇴골이 함몰돼 다리의 길이가 짧아지기도 한다. 초기에는 X-레이로 잘 보이지 않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중기 이후에는 X-레이만으로 진단이 가능할 수도 있다.

초기에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가 시행된다.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주사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손상 정도가 심해서 보행이 어렵고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에 호전이 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괴사 부위에 구멍을 뚫어주어 압력을 낮춰주는 중심 감압술(무혈성괴사에서만 해당), 뼈를 자른 다음 손상된 고관절을 돌려 이동시켜 질환 진행을 지연하는 절골술, 관절 전체를 바꿔주는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한다. 이 중 인공관절 삽입술은 가장 결과가 확실해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가장 많이 시행된다. 질병 진행이 급하지 않더라도 고령의 환자가 증상이 심할 경우엔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한다.

관절염이나 무혈성괴사가 있다면 어떤 원인이든 관절에 무리 가는 행동을 줄여야 한다. 통증이 있는 경우 걷는 것 자체가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활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하며,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영이나 수중 에어로빅 등 고관절에 체중이 덜 실리는 전신근력운동을 하는 게 좋다.

 

 김병우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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