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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골골 100세 NO' 내 몸을 살리는 '음식공부'

자연에서 배우는 생태음식,생태 환경 총망라

입력 2021-12-14 19:00 | 신문게재 2021-12-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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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일찍이 의학의 신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그 어떤 의사나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바야흐로 과식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80년대 이전까지 밥과 국으로 간소화된 밥상에서 서구화가 급격히 진행된 이후부터 간식과 야식, 가공식품 섭취율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사회학자들은 1인 가구의 등장과 핵가족이 증가하면서 부엌이 사라지는 현상을 경고하기도 했다. 음식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은 2000년대 배달음식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되면서 정점을 찍고 있다.

 

신간 ‘자연에서 배우는 음식공부’를 공저한 3인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모두 서울대학교를 나와 한의대에 다시 들어가 한의사가 됐다. 각각 화학, 생활과학,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다양한 사정으로 한의학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이력에서 짐작되듯 한의학의 확장에 관심이 컸던 그들이 의기 투합해 ‘생태치유학교’를 만들었다. 생태치유학교는 수천년 생태체험을 통해 만들어진 빅데이터인 본초학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전파하는 곳이다.

 

자연에서 배우는 음식 공부
자연에서 배우는 음식 공부 내 몸에 맞는 생태 음식, 생태 환경 찾는 법 |최철한, 고화선, 장중엽 저 | 2만5000원. (사진제공=라의눈)

이들은 “우리는 매일 몸에 좋은 음식을 찾지만 정작 ‘몸에 좋은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음식이란 무엇이고 그 음식이 어떻게 내 몸에 작용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 영양학도 아니고 생물학도 아니다. 학교에서도 방송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예를 들어 이 책이 말하는 토마토는 ‘씨가 많은 덩굴식물’이며 그 효능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이 책은 흑돼지와 흑미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단 검은 색을 지닌 음식이 어떤 체질에 이로운지를 말한다. 덩굴식물, 검은 색 생물 등의 생존전략이 내 몸속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재현되기 때문이다. 이 간단한 원칙만 알면 나와 내 가족의 몸에 필요한 음식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


자연의 법칙을 알기 쉽게 설명함과 동시에 현대인의 질병에 접목한 부분은 특히 가독성을 높인다. 고산 식물은 산소를 흡입하는 능력을 키우는 생존전략을 쓰인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부족해 발병한 암 환자들이 고산에 사는 겨우살이나 상황버섯, 차가버섯 등을 선호하는 이유다. 암 환자가 고산에 살거나 고산 환경에 머문다면 고산 식물을 먹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발에 염증이 심한 환자가 갯벌을 몇 시간 걸었더니 몰라볼 정도로 증상이 호전된 이유도 흥미롭다. 노폐물을 배제하는 갯벌의 효능 덕분이다. 이 책을 응용하면 내게 맞는 음식뿐 아니라 내 몸에 필요한 생태환경까지 가늠할 수 있다.


출산 후 몸의 부기를 빼는 부분도 흥미롭다. ‘물에 살면서 물을 배제하는 생물’을 먹으면 된다. 연못이나 갯벌에 자란 물고기와 해조류가 여기에 해당된다. 사실 어느 정도 체질과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더운 나라에서 자라는 과일과 채소들이 몸을 차갑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자연에서 배우는 음식공부’는 몸이 차다면 추운 곳에서 자란 식물을, 몸이 뜨거우면 열대과일과 채소를 먹는 방법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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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해 간이나 췌장에 문제가 있던 환자가 식물로 도움을 받은 이야기는 눈을 사로잡는다. 전나무와 소나무의 향기가 어떤 치유 효과를 보이는지, 집이 건조해 병이 생겼다면 안개 낀 물가와 같은 생태계를 재현하기 위해 부레옥잠, 개구리밥, 미나리를 곁에 두라고 조언한다. 습진이나 아토피 환자라면 다육식물과 선인장을 길러 사막의 건조함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고 이 책은 밝히고 있다.

저자들은 “수많은 정보의 혼란 속에서 우리는 먹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열쇠는 자연에 있다. 자연이 존재하는 방식, 즉 생물이 살아남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이해하면 자연이 숨겨 놓은 음식의 암호가 명징하게 풀린다”고 말한다. 428페이지의 제법 두꺼운 분량도 술술 읽히는 것은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한 정보’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좋다는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는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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