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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자영업반감기 다가오는 이유

입력 2021-12-15 07:00 | 신문게재 2021-12-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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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이번 주부터 16개 업종 시설에는 방역패스가 의무화된다. 해당 시설은 식당, 카페, 학원, 독서실, PC방,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 자영업소가 대부분이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려면 백신 접종 완료일로부터 14일이 지났다는 접종증명서나 유전자분석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사업주는 1차 위반시 150만원, 2차 위반시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자영업자들은 곧바로 반발하고 나섰다. 식당 주인이 조리하다가 뛰쳐나와 문앞에서 접종완료 여부까지 확인하라는 것인지, 방역당국의 행정조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400만명을 웃도는 실정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란 지적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자영업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다. 철옹성 같던 명동상권을 텅텅 비게 만드는 환경 재앙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자각이 생겼다. 현재 명동상권 전체 점포의 절반 가까이가 공실이다. 권리금은 0원으로 떨어졌고, 점포임대료를 일정기간 안받겠다는 건물주도 등장했다. 반세기 이상 대한민국 황금상권으로 군림해온 명동상권의 몰락은 상상을 초월한 일대 사건이다.    

 

매출 급감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시장 이탈이 줄을 잇고 있다. 창업비가 그리 많이 들지않은 소규모 자영업소 업주들은 폐업후 긱(Gig) 노동자로 잽싸게 변신하고 있다. 긱 노동자는 고용주의 필요에 따라 단기로 계약을 맺거나 1회성 일을 맡는 초단기 근로자를 말한다. 플랫폼 기반의 긱 노동시장은 자영업시장 폐업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노동량만큼 동네 배송서비스 일을 할 수 있는 ‘쿠팡 플렉스’나 배달음식 서비스인 ‘쿠팡이츠’ 등이 대표적인 전직 대상처다.   

 

실제 15㎡ 규모의 동네카페를 접고 쿠팡플렉스와 쿠팡이츠의 배달파트너로 변신한 부부는 코로나19 이전 가게 매출의 2배를 벌고 있다. 이들은 “다시는 자영업 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않다”고 말한다. 하루종일 가게에 매달려 사실상 ‘감옥살이’나 다름없는 생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방역조치에 따라 가슴을 졸여야 했던 기억, 소비자들의 발길만 막을 뿐 손실보상에는 소극적인 정부에 분통을 터뜨렸던 일들은 지금도 끔찍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고령화, 1인 가구 급증, 지방소멸 등 인구구조의 격변도 자영업 반감기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노인인구 비중은 2025년 20%를 돌파한 뒤 2035년 30%, 2050년 40%로 껑충 뛰어오른다. 1인가구는 지난해 664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2%에 달했다. 1인 가구의 평균 연소득은 2162만원이다. 가난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에 반비례, 자영업자수는 감소세를 면치못할 것이다. 지방소멸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라면 하나를 사기위해 시외버스를 타고가는 ‘쇼핑난민’이란 신조어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도 등장할 것이다. 한 세대가 채 가기 전에 자영업반감기가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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