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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펀다' 박성준 대표 "상인들과 부대끼다 애환 공감…P2P금융서 답 찾아"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자영업 전문 P2P 금융 플랫폼 '펀다' 박성준 대표

입력 2022-03-07 07:00 | 신문게재 2022-03-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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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건실하게 장사를 하던 사업자라도 자금 불균형이 수시로 발생합니다. 사업자들의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 수익 등을 예측한다면 금융시장에서 외면받던 소상공인들에도 대출을 내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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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펀다 대표이사. (사진 제공=펀다)

대학을 졸업한 뒤로 소프트웨어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개발 사업에만 정진해 왔던 박성준 대표가 소상공인들의 애환을 알게 된 것은 지난 2011년 모바일 솔루션 회사를 차리면서다. 자영업자들이 종이 쿠폰을 모바일로 옮겨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회사 ‘나인플라바’를 창업한 박 대표는 자연스레 소상공인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들을 상대로 자사 앱을 홍보하던 박 대표는 자영업자들이 자금난에 허덕이며 한 달에 5만원을 내는 것도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 대표는 “당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매출은 높은데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을 못 받는 상인들과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에게 합리적인 신용 대출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며 “고도화된 분석 기술로 이들의 신용을 평가하고 채권 관리의 자동화가 이뤄지면 안정적인 대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느낀 상인들의 애로사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박 대표는 2015년 소상공인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기업 ‘펀다’를 창업했다.

P2P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대출 희망자를 연결해주는 금융서비스다. P2P업권은 기존의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중·저신용자 고객들을 발굴해 중금리 대출을 연결함으로써 1금융도, 2금융도 아닌 ‘1.5금융’으로 불린다.이 중에서도 ‘펀다’는 대출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를 대상으로 포용금융을 펼친다는 업권의 취지를 가장 잘 실천하는 회사로 꼽힌다.그간 P2P 업체들은 대출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주로 수익을 냈지만 펀다는 박 대표의 사업 철학을 바탕으로 소상공인 대출 분야에 회사의 비전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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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다의 대출 상환 구조도. (사진 제공=펀다)

 


◇ 미래 폐업까지 예측하는 CSS 개발

소상공인을 전문으로 대출을 취급하려면 금융사 입장에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자영업자는 월 매출이 일정하지 않아 상환 능력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이 같은 이유로 그간 소상공인들은 1금융권에서 대출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에 펀다는 자영업자들의 2년 치 매출 데이터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자체 CSS(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했다. 우선 펀다는 대출을 원하는 상점의 매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재방문 고객 비율, 부동산 공시지가, 매장 반경 내 학교·지하철 유무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해 신용을 평가한다. 이렇게 되면 상점의 미래 매출과 6개월 내의 폐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무려 720여 개 변수를 수집해 매장의 폐업확률을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고 한도로부터 어느 정도를 대출할지 최종 한도를 결정한다”며 “매출 예측과 폐업확률 예측, 두 가지 기술의 결합한 것이 펀다 CSS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체율을 막기 위해 ‘카드 매출 일상환 시스템’을 고안했다. 차주에게 매장에서 발생하는 카드 매출의 25%를 상환하게 함으로써 상점 매출 추이에 감지된 이상 징후를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차주가 매일 원리금을 일 상환하기 때문에 채권의 리스크도 점진적으로 줄일 수 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도 만기에 목돈을 상환하는 부담을 덜 수 있어 이득이다. 펀다는 이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지난 1년간 1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달성해왔다.



◇ “든든한 금융울타리 제공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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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펀다 대표이사. (사진 제공=펀다)

펀다는 단순 대출 중개를 넘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의 상생도 추구하고 있다. 동네 곳곳을 지켜온 수많은 자영업자들에게 든든한 금융 울타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게 박 대표의 사업 철학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는 ‘착한 투자자 캠페인’을 열고 투자자 900여명과 함께 578개 상점의 소상공인들에게 총 8억8530만원의 원금 상환 유예를 지원했다. 상점들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평균 153만원, 최대 605만원까지 상환을 유예받았다.

지난 2017년에는 유망 프랜차이즈 직영점의 창업자금 확보를 위한 투자자 모집도 지원했다. 무자본 외식 창업 오디션에서 최종 우승한 창업 희망자들을 위해 창업 교육을 진행하고 브랜드의 매장 운영 교육, 상업 입지 물색도 도왔다.

◇ “P2P업권, 포용금융 실천해야”


박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P2P 업권이 또 다른 금융 권력의 탄생으로 변질되기 보다는 ‘포용금융’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

그는 “온투업의 취지는 금융소외계층이 겪는 불합리한 금융 환경을 개선하는 데 있다”며 “펀다는 우리의 기술로 자영업자들에게 자금 확보를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CSS 모델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 같은 업권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온투업이 겪고 있는 기관투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P2P업체들은 기관투자자가 P2P 투자 상품에 연계투자를 하는 행위는 대출로 간주된다는 온투업법으로 인해 금융회사들의 투자가 가로막힌 상태다.

박 대표는 “다수의 저축은행들이 펀다 상품에 연계투자를 검토하여 금융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더 많은 자영업자에게 혁신 금융의 혜택을 제공하고 싶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금융기관 투자’ 이슈로 인해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감독기관에서도 혁신 금융의 혜택을 더 많은 자영업자가 누릴 수 있도록 기관투자 문제와 관련해 해결 방안을 찾아주길 희망한다”며 “펀다는 지속적으로 소상공인, 긱워커 등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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