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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K-패션 성지 동대문, 글로벌 패션 성지로"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동대문 소도매 플랫폼 운영, 장홍석 딜리셔스 공동대표
올해 일본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 시작
"입점 사업자 성장해야 우리도 클 수 있어"

입력 2022-03-14 07:00 | 신문게재 2022-03-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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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SPA 브랜드도 디자인이 샘플로 나오는데 까지 2~4주가 걸린다. 그런데 동대문은 단 3일 만에 디자인을 샘플로 받아볼 수 있다. 동대문 시장의 다양한 디자인과 빠른 생산 역량은 전세계에서 유일하다.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대문 패션 도소매 거래 플랫폼 신상마켓을 운영하는 딜리셔스는 올해 ‘동대문 패션’ 수출에 나선다. 일본을 시작으로 진출 국가를 넓혀갈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딜리셔스 공동대표로 선임된 장홍석 대표는 “K-콘텐츠를 보다 보면 그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에도 관심이 생길 것이다. 콘텐츠 소비는 곧 커머스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며 K-콘텐츠의 전 세계적인 흥행이 동대문 패션의 글로벌 진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

 

장홍석 딜리셔스 공동대표
장홍석 딜리셔스 공동대표.(사진=딜리셔스)

 

투자자들도 딜리셔스의 해외 진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딜리셔스는 지난 1월 스톤브릿지벤처스, 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주요 투자사 13개 기관으로부터 54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장 대표는 딜리셔스의 양 날개로 ‘플랫폼’과 ‘풀필먼트’을 꼽으며 “대부분의 동대문 도매 사업자가 신상마켓을 이용하고 있고, 해외 진출에 필요한 크로스보더 물류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줬다”고 말했다.

신상마켓은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동대문 도매업자와 소매업자간의 거래를 온라인으로 옮겨오며 동대문 도소매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13년 신상마켓이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지 동대문 시장은 철저히 오프라인 중심이었다. 시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방문을 대행해 주는 ‘사입삼촌’을 통해 거래해야 했다. 거래 대금은 현금으로 오갔고, 거래 내역은 수기 장부로 적었다.

 

딜리셔스 누적 거래액
딜리셔스 연도별 누적 거래액(사진=딜리셔스)

 

현재는 동대문 도매 사업자의 80%에 해당하는 1만1000명의 상인이 신상마켓에 가입했다. 하루 평균 거래 건수는 2만4000건이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졌을 때에도 도매업자들은 신상마켓을 통해 거래했다. 신상마켓의 누적 거래액 2조원 중 약 25% 해당하는 5723억원은 지난해 발생했다.

장 대표는 신상마켓 누적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했던 2020년 3월 딜리셔스에 최고제품책임자(CPO)로 합류했다. 쿠팡에서 물류 프로덕트오너로 일하며 로켓배송 인프라 구축을 해본 장 대표는 딜리셔스에 합류하자 마자 풀필먼트 사업을 준비했다.

“시행착오가 많았다. 처음엔 소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서비스를 진행했다. 사업자를 규모별로 나눠 어느 곳이 풀필먼트 사업의 타깃이 될지 분석하려고 했다. 그런데 고객과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니즈는 모두 있지만, 규모마다 원하는 게 다르다는 걸 알게됐다. 초기 사업자부터 시작해 중대형 사업자로 범위를 늘려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베타서비스 기간을 거쳐 딜리셔스는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인 ‘딜리버드’를 지난해 2월 정식 출시했다. 동대문 창신동에 2800평 크기의 물류센터를 마련했다. 제품 사입부터 배송, 반품, 재검수까지 소매사업자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대행한다. 딜리버드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900% 이상 늘었다.

장 대표는 “규모가 있는 중대형 소매업자의 경우 손편지나 양말을 넣는 등 자신들만의 차별화 서비스가 있다”며 “이런 요청사항까지 반영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홍석 딜리셔스 공동대표
장홍석 딜리셔스 공동대표.(사진=딜리셔스)

 

장 대표는 신상마켓 입점 사업자 모두가 딜리셔스의 ‘파트너’라는 점도 강조했다. 도매업자와 소매업자를 이어주는 B2B(기업간거래) 서비스 특성상 플랫폼 입점 사업자들의 성장이 곧 딜리셔스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일본에 진출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동대문 도매업자들에게 더 많은 수요가 있는 시장을 연결시켜 주고 싶었다”며 “일본은 문화와 기후, 소비자 체격 등 유사성이 높은 시장이다. 패션 시장 규모도 국내보다 2배 이상 크다. 하지만 동대문과 같은 패션 도매 시장이 없어 온라인 판매가 브랜드 상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거래 방식이나 언어 장벽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국내 도소매 사업자들끼리 거래할 땐 문제가 되지 않던 동대문만의 거래 관행을 일본 소매사업자들도 이해할지가 관건”이라며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문제가 없으려면 글로벌로 표준화된 거래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언어 장벽도 문제인데, 한국 도매업자와 일본 소매업자 모두 자국에서 주문받고, 주문하는 것과 다름없이 해외 주문 서비스를 이용했으면 좋겠다”며 “이미지로 상품을 검색하는 등 언어보다 더 편한 상품 검색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코로나 때문에 사업을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신상마켓을 통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말해줄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느꼈다”며 “딜리셔스에 합류한 이후 이렇게 다양한 분들과 함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어 뜻 깊다”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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