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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러시아 vs 우크라’ 전쟁, 경제를 뒤흔든다

[김수환의 whatsup] 우크라 전쟁이 불러낸 '글로벌 인플레' 쇼크

입력 2022-04-19 07:00 | 신문게재 2022-04-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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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의 한 시장 상인이 손님들과 대화하고 있다. 터키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AP=연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당초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도 예상됐던 전쟁은 길어지고 교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의 장기화에 무게를 싣는다. 전쟁의 여파로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을 지키면서도 물가를 잡는 정책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 장기전으로 향하는 러-우크라 전쟁, 왜

 

두 동강 난 우크라 마리우폴의 아파트
친러시아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중에 들어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지역의 한 아파트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격전 여파로 두 동강이 나 있는 모습으로 대파돼 있다. (AP=연합뉴스)

 

1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의 장기화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남경옥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러시아는 이미 대외적으로 신인도가 많이 하락했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순간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선 사실상 전쟁을 포기할 수 없는 형국이다”라고 말했다. 남 부전문위원은 “우크라이나 역시 국가의 존립 문제이므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 접전이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장기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태 초기에 전쟁의 전개 양상은 단기전, 장기전, 확전(핵전쟁 등 제3국 참여)의 3가지 시나리오로 예상됐다. 당초 러시아가 우세한 군사력을 앞세워 전쟁을 단기에 끝낼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서방의 무기 지원과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전세가 러시아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점점 장기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을 지속하는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진영으로부터 무기 지원을 받으면서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 사태가 발발한지 50일이 경과되고 있다.

남 부전문위원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원인은 러시아 입장에서 서방(나토)의 지속적인 확장에 따른 안보 위협이나 경제·정치적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 진영으로 편입될 경우 러시아는 서쪽 국경의 안보 완충지대를 상실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영토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5~10분내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다. 흑해 제해권에도 제약이 생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곡창지대이자 10대 철강수출국으로 경제적 활용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장기집권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이 체제 기반을 공고화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사수해야 할 지역인 것이다.

 

Russia Ukraine Shifting Goals <YONHAP NO-8981> (AP)
우크라이나 향토방위군 병사가 지난 3월 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에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인 차세대경량대전차화기(NLAW)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서방진영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제국주의 부활 시도를 차단할 요충지다. 이에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ARD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은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을 위해 10억유로(약 1조33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고,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약 98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미국 정부의 군사원조는 총 30억 달러(약 3조6885억 원)를 웃돈다. 러시아는 서방진영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과 나토가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외교문서를 미 국무부에 보내 경고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군함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에 침몰되면서 러시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란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교착화,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 쇼크라는 터널에서 빠져나와 회복되려는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도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



◇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소비자물가 상승률 4%대 진입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선 원자재 수입국인 우리나라에 물가상승 압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원자재 수입을 많이 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곡물, 에너지, 농산물 가격의 급등이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리튬과 같은 광물 가격이 오르면서 전기차를 생산하는데에도 비용이 많이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전방위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요국의 물가 상승세가 최근 가팔라진 가운데 우리나라 물가상승 압력도 확대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기준 미국과 유로지역,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각각 8.5%, 7.5%, 7.0%로 높은 수준이다. 우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1%까지 올랐다. 외식 및 가공식품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탓이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9%까지 치솟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물가는 물가안정을 제1목표로 삼는 한은이 금리인상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도록 만들고 있다. 4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총재가 공석인 초유의 상황에서도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하는 결정을 내렸다. 금융시장은 연내 한은 기준금리 상단 전망을 기존 1.75%에서 2~2.50%로 높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할 때 전체적인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합의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3월 수출-수입 모두 월 기준 사상 최대…무역수지 다시 적자 전환
지난 1일 부산항 감만부두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의 또 다른 문제는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환종 센터장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르고 그 영향으로 기업들은 매출이 둔화되고 인건비가 오르니 돈을 많이 못버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3.0%)를 밑돌아 2%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성장세 둔화, 주요국 통화정책의 빠른 정상화 등이 하방 리스크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6%로 낮췄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정부는 출범을 앞두고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되고 경기는 하방 위험이 커지는 등 녹록지 않은 거시경제 여건에 직면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한은에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을 위한 최적의 정책조합을 찾기 위해 한은과 정부가 더 많은 소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경옥 부전문위원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러시아가 제재에 대응하는 조치들로 인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기둔화 우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양국과의 교역규모가 크진 않으나 원자재 수입국이므로 수입 비용의 상승, 이로 인한 구매력 약화, 투자 위축 등의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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