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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베이비부머 떠나야 자영업 산다

입력 2022-04-20 07:00 | 신문게재 2022-04-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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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2020년대 한국에 닥친 위기의 밑바닥에는 ‘저출산·고령화’가 똬리를 틀고 있다.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갈린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지방소멸과도 불가분의 관계다. 굳이 따지자면 저출산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정치·경제 주체들이 저출산 해결에 온 힘을 집중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대선이나 총선 같은 정치행사에는 온갖 여론조사가 봇물처럼 쏟아지지만 저출산의 원인과 처방을 시사해줄 광범위한 여론조사와 분석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2030세대가 결혼을 하지않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사자에게 물어봐야 답이 나올게 아닌가.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는 저서를 통해 ‘세대간 공간분리 전략’이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대도시는 청년들이 밀집해 혁신산업의 터전이 되도록 하고, 1700만명 가까운 1·2차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는 ‘귀향 프로젝트’를 통해 지방에서 인생2막을 가꾼다면 모든 세대가 상생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서울·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몰린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와 저렴한 주택을 확보하고 육아 인프라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면 출산율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마 교수는 주장한다.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한 귀향 프로젝트는 청년들의 대도시 정착에 도움을 주는 한편 고령자들의 행복한 인생2막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마 교수의 제안은 자영업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건강한 60대 은퇴자들이 대도시에서 식당, 카페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지방의 중소도시나 고향에서 고령친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게 훨씬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국내 자영업시장의 근본 문제는 수요를 훨씬 웃도는 공급, 즉 공급과잉 현상이다. 공급과잉과 더불어 자영업자의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매년 100만명 가까이 창업하고 비슷한 수가 폐업하는 다산다사(多産多死)구조의 자영업 생태계가 형성된 이유다.

2020년 8월 기준 국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은 24.5%로 663만9000명에 달한다. 일본(10.0%), 미국(6.3%), 프랑스(12.4%) 등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다. 장기적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평균 수준(15% 안팎)으로 비중이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400만명 정도가 적정선이란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세 이상 고령자의 시장진입은 줄지않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4%에 이르는 실정이다.

차기정부의 자영업대책 1순위는 909조원에 달한 부채 문제 해결이다. 아울러 ‘자영업 연착륙 대책’이 시급하다. 여기에는 ‘베이비부머 귀향 프로젝트’와 같은 종합적인 해법이 필수적이다.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자영업이 산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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