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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안은미부터 태싯그룹, 이날치, 김치앤칩스까지! 세종문화회관 브릿지 프로젝트 ‘싱크 넥스트 22’

입력 2022-04-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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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싱크넥스트
세종문화회관 브릿지 프로젝트 ‘싱크 넥스트 22’ 참여아티스트들(사진=허미선 기자)

 

“세종문화회관이 제작극장을 천명하고 소속예술단만의 작품 제작 전 브릿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컨템퍼러리 아트가 최전방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 현재에 주목하면서 초감각적인 서울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시즌을 만들고 싶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대표이사는 28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6월부터 3개월 간 S씨어터에서 펼쳐질 ‘싱크 넥스트 22’(Sync Next 22) 기획의도를 이렇게 설명하며 “이 프로젝트의 키워드는 ‘넥스트’ ‘싱크로나이즈’”라고 밝혔다.

“대극장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현재 서울에서 할 수 있는 것들로 S씨어터를 성격화하고 싶었습니다. 서울은 BTS(RM·진·슈가·제이홉·지민·뷔·정국), ‘오징어게임’ 등으로 가장 핫한 도시에요. 그렇게 서울을 주목하는 이들에게 보여줄 만한 아티스트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죠. 블랙박스에 맞는 코리안 컨템퍼러리 아트를 라인업해 서울시예술단의 방향성과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뉴룩이 묻어나기를 바랍니다.”

이어 안 대표는 “장르와 장르, 아티스트 간,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 블랙박스 특성을 잘 살리는 공연을 만들겠다”며 “블랙박스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해 시즌을 구성한 데는 없는 듯하다. 우리가 처음으로 해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싱크넥스트
세종문화회관 브릿지 프로젝트 ‘싱크 넥스트 22’에 대해 설명 중인 안호상 대표(사진=허미선 기자)

 

‘싱크 넥스트 22’는 ‘디스 이즈 더 뉴 블랙’(This is The New Black)이라는 슬로건 아래 안은미-장영규-백현진, 앰비규어댄스컴퍼니, 태싯그룹, 이날치, 김혜경, 박다울, 창창 프로젝트, 전윤환, 김치앤칩스, 서울시 오페라단·뮤지컬단 등 11개 팀이 13개 공연을 51회에 걸쳐 선보인다.

서울시오페라단의 프리시즌(본공연 전에 선보이는 공연)인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7월 26, 27일)을 시작으로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어어부프로젝트의 장영규·백현진과 꾸리는 솔로 신작 ‘은미와 영규와 현진’(6월 30~7월 3일)을 비롯해 소리의 만찬 ‘창창 프로젝트’(7월 29~31일)와 ‘섬섬섬’(9월 1~4일)을 선보인다.

안은미는 “그간 제가 했던 공연들로 꾸려 2시간가량의 장편으로 선보인다. 솔리스트로서 어떻게 축적해왔는지 역사를 한번 훑어보는 시간이 됐다” 소개하며 ‘창창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서 부르기 때문에 틀리면 안되는 소리하는 사람들이 자유로울 수 있게 작곡가가 없는 날”이라고 부연했다. 

 

싱크넥스트 안은미
세종문화회관 브릿지 프로젝트 ‘싱크 넥스트 22’에 참여하는 현대무용가 안은미(사진=허미선 기자)
“소리로 추는 춤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처음엔 젓가락 두개로 시작해 무반주로 부르고 싶은 어떤 장르의 노래 사운드로 춤추는 걸 열린 공간에서 만들고 싶었어요. 소리꾼, 테너 가수 등 어떤 소리든 상관없이 저마다가 가진 소리들이 다른 소리들과 맞추는 호흡이 공간 인스톨레이션과 함께 하며 관객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프로젝트죠.”

이어 ‘섬섬섬’에 대해서는 “밀레니얼 세대에 태어난 아시아 아티스트 5명을 초청해 줌으로 호흡을 맞추던 이전 작업의 일환”이라며 “이번엔 인도네시아의 무용수를 초청해 특출한 문화를 선보인다”고 덧붙였다.

“몸이 말하는 인도네시아의 역사, 미래를 한국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일련의 긴 작업이지만 3개월 동안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과연 내가 넥스트로 갈 수 있나’를 가늠하는 시험대죠. 안되면 미래를 다시 고민해야하죠. 서울 한복판, 컴컴한 박스에서 날뛰는 예술가들을 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얼터너티브 록밴드 콜드플레이(크리스 마틴·존 버클랜드·윌 챔피언·가이 베리맨)와의 협업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앰비규어댄스컴퍼니는 ‘무교육적 댄스’(7월 6~8일), ‘사우나 세미나’(7월 9일)를 연달아 선보인다. 김보람 감독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에 대해 “무용의 대중화를 꿈꾸는 단체”라며 “이번에는 교육에 초점을 맞춰 ‘무교육적 댄스’를 구상하게 됐다. 안무를 처음 시작할 때 구상한 두 작품 ‘볼레로’ ‘언어학’으로 이뤄져 있다. 2008년 첫 안무작으로 어설프기도, 도전적일 수도 있는데 당시 심사해준 안은미 선생님 덕분에 계속 안무할 기회를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사우나 세미나’는 교육적 측면에서 포럼이나 세미나처럼 작품을 볼 수 있을까 해서 바디 콘서트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에요. 블랙박스를 활용해 무용수와 관객이 같이 연구·체험할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 중입니다.”

알고리즘 아트의 선구자인 태싯그룹(가재발·장재호)은 ‘ㅋㅋ프로젝트’(7월 15, 16일)를 선보인다. 가재발은 “난해하고 실험적이지만 예술과 기술의 융합에 베이스를 두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자는 게 목표”라며 “공연, 전시, 컴퓨터 코딩 등 기술적인 부분이 많이 사용되고 게임, 문자를 소재로 작품활동 중”이라고 태싯그룹을 소개했다.

싱크넥스트
세종문화회관 브릿지 프로젝트 ‘싱크 넥스트 22’에 참여하는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덕희 서울뮤지컬단장, 태싯그룹 가재발·장재호(사진=허미선 기자)

 

“이번에 선보이는 ‘ㅋㅋ프로젝트’는 훈민정음과 테트리스를 이용한 문자상황극이에요. 인터랙티브하게 실시간 공연 중 채팅으로 관객과 소통하죠. 소통이 될지 제목처럼 웃고 끝날지 모를 실험을 제대로 해보고자 합니다. 그간 저희가 해온 기술적 실험, 콘셉트 등을 다 녹여낼 예정이죠.”

장재호는 “저는 진짜 웃길 때, 허무할 때 자조적으로 혹은 문자를 하다 할말이 없을 때 ‘ㅋㅋ’를 쓴다”며 “이 ‘ㅋ’ 한 가지로 어떻게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까가 관객이 아닌 저희의 관전포인트”라고 기대감을 털어놓았다.

 

이날치는 수궁가에 마침표를 찍는 ‘토끼, 자라, 호랑이, 독수리, 용왕’(7월 20~23일)을 무대에 올린다. 보컬 권송희는 “저희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가 시작돼 실제로 관객을 만나거나 호흡한 기간이 적었다”며 “세종문화회관 최초의 스탠딩 공연으로 술과 음료 등을 판매하고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의 세트리스가 판소리 ‘수궁가’와는 다르게 산발적이었다면 이번엔 전통 ‘수궁가’ 내용 순서대로 구성했습니다. LED 영상으로 무대를 해체·분해시키고 캐릭터들이 산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전체가 잘 보이게 곡과 내용, 음악이 어우러지죠.”

미디어 아트 스튜디오 김치앤칩스는 ‘콜렉티브 비해비어’(8월 12~14일)를 통해 개인의 주체성과 사회적 집단행동 간 긴장관계를 표현한다.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설치미술가인 김치앤칩스의 첫 공연으로 “공연 문법을 가지지 않은 상태로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 언저리 어디쯤 있는 40분가량의 공연”이다.

김치앤칩스는 “덴마크 안무가, 사운드 디자이너와 협업한 작업으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며 “개인들이 지키고자 하는 개별성과 함께 살아야하는 공동체에서 강요하는 통일성이 분리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분리시키고 싶어하는 교란들과 욕망들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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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브릿지 프로젝트 ‘싱크 넥스트 22’ 포스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움직임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물성이나 빛에 의해 방해받아 분절되는 데 집중합니다. 긴 암전과 커다란 덩어리를 활용한 장면 전환, 하프 미러(한쪽은 보이고 한쪽은 보이지 않는 특수제작거울)에 반사된 모습 등으로 구성됐죠. 거울의 빛이 어디에 대입되는지 따라 세명의 댄서가 수백명으로 반사돼 보이기도 하고 한명만 투과돼 보이기도 하죠.”

이어 “하나의 고립 공간이지만 무한하게 확장되는 공간으로 연출하기도 한다”며 “거울을 위치, 빛의 낙하, 댄서들의 움직임이 마주치거나 빗나가면서 나타나기도, 흐트러지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극대화된 착시 효과들이 관계성을 나타냅니다. 조화와 균형이 강요되는 관계성 안에서 개인의 착시 등을 통해 관계성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지만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개인들의 고단함을 표현하고 있죠.”

안은미컴퍼니 소속 무용수 김혜경이 출연하고 안무하는 ‘자조방방’(7월 12일),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이 연출·출연하는 ‘ㄱㅓㅁㅜㄴㄱㅗ’(7월 26~27일), 귀농연극인 정윤환 작·연출의 연극 ‘자연빵’, 김수현의 원작소설을 무대에 올리는 서울시뮤지컬단의 ‘원더보이’(8월 19~27일)도 관객들을 만난다.

김혜경은 ‘자조방방’에 대해 “자조와 방관으로 이 세상, 사회를 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만약 로봇라고 생각하면 다시 분해하고 조립해 새로운 뭔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맞춰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질문하며 자존감에 대해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춤, 움직임으로 어떻게 소통하고 보는 사람에게 어떤 감정을 줄 수 있을지 또 다른 방법과 실험으로 접근하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박다울은 ‘ㄱㅓㅁㅜㄴㄱㅗ’에 대해 “사람들이 마음 속에 ‘심금’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픽션에서 시작해 거문고는 무엇이고 어떤 소리가 나며 어떻게 연주되고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를 저에게 대입한 작품”이라며 “거문고 연주자로서 어떻게 연주하고 그 소리들·거문고와 어떻게 합체해 어떤 형태의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저에게는 어려운 시도지만 다음 스텝으로 가기 위한 공연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공연이죠.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통상적인 것에 던지는 계란 같은 공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귀농 4년차로 텃밭을 가꾸다 뽑아낸 잡초에서 출발한 다큐 연극 ‘자연빵’의 전윤환 연출은 “잘 자라거나 먹을 수 있거나 예쁜 것만 남겨두고 뽑히는 잡초가 서울에서 밀려나 귀농한 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작품 안에서 빵을 굽고 먹는 행위가 이뤄집니다. 빵 냄새가 극장을 채우고 빵을 먹으면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얘기하죠. 세대 불평등이 팽배하고 제대로 된 사다리 하나 없는 사회에서 청년세대들이 왜 자신의 미래를 허무맹랑한 가상화폐에 걸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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