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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김춘수·손창섭 등 ‘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김응교 기획위원장 “결국 작품의 문제!”

입력 2022-05-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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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집중 탐구할 시인 김춘수(왼쪽)와 소설가 손창섭(사진제공=대산문화재단, 한국작가회의)

 

“그 작가의 화제성이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오롯이 작품에 집중합니다. 연구자 입장에서 화제가 될 수밖에 없고 대화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 작품들이요. 방법이 없습니다. 피하고 싶어도 이들에 대한 논의에 집중될 수밖에요.”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2001년부터 22년째 진행 중인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의 기획위원장인 김응교 시인이자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대학교수는 매년 한두 작가에 집중되는 데 대해 이렇게 밝혔다.

2022년에도 탄생 100주년을 맞는 1922년생 문학인 김구용, 김차영, 김춘수, 선우휘, 손창섭, 여석기, 유정, 정병욱, 정한숙 등 9명을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 ‘문학의 밤’, 시그림전, 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탐색한다.  

 

'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탐구될 선우휘(왼쪽부터), 김구용, 여석기, 정한숙(사진제공=대산문화재단, 한국작가회의)
“그렇게 집중되는 이유는 오롯이 텍스트, 작품입니다. 연구가 부족하거나 새로운 발견 혹은 연구가 시작됐거나 평가가 왜곡 혹은 편향돼 있거나. 매년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올해의 김춘수, 손창섭이 그렇습니다.”

12일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는 ‘우주의 변전과 생명의 이어짐, 감사와 기도의 노래- 김우용의 아리랑 삼부작을 중심으로’ ‘여석기와 연극 평론의 길’ ‘체험의 비극과 의지의 낙관, 그 사이의 인간군상-정한숙論’ ‘소민주의의 에토스-선우휘의 소설에 나타난 소북인의 문화심리 구조’와 더불어 김춘수 시인에 대한 ‘김춘수 시에 나타난 정동적 동요와 변증법적 몽타주의 길항에 대해’ ‘김춘수 시와 통영의 로컬리티-장소, 인물, 언어를 중심으로’ 그리고 ‘손창섭 소설의 수치심과 기독교’와 손창섭 작가에 대한 또 다른 발제 발표가 진행된다. 또한 부대행사로 ‘김춘수 시그림전’도 열린다.

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사진제공=대산문화재단, 한국작가회의)
김 위원장은 “김춘수의 경우 너무 ‘꽃’과 정치성에 집중되다 보니 후기 시에 대한 연구가 안돼있다”고 밝혔다.

“(제5공화국 당시의 국회의원, 방송심의위원장 역임 등 정치행보로) 독자들에게 외면받아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후기 시가 좋아요. 통영과의 연계성, 전기적 연구도 아직 안돼 있어요. 후기 김춘수 연구는 정치적 비판 뿐이어서 좀더 통합적인 연구가 분명 필요하죠.”

이경수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는 ‘김춘수 시와 통영의 로컬리티-장소, 인물, 언어를 중심으로’는 그가 유·소년, 청년기를 보낸 통영과 통역사 아버지, 일본 유학생활에서 릴케를 접하고 통영으로 돌아와 탐구했던 로컬리즘과 릴케이즘 등을 아우른다.

“손창섭은 최근 교과서에 많이 수록되고 있어요. 연구자들이 그에 대한 정확한 판단들을 공급해야 하고 그를 위한 정보를 나눠줄 장(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과서 문제는 대중과는 멀어 보이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김 위원장은 “대중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행사인 건 맞다”며 “더불어 다각적이고 전위적인 연구도 분명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작가, 작품에 대한 연구가 성과를 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기까지 짧게는 10년, 길게는 2, 30년이 걸려요. 백석, 오장환 등도 해금(1988년) 후에야 연구가 시작되고 성과를 내면서 10년이 걸려서야 교과서에 실려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죠.”

이어 “대학원, 대학교에서 연구·교육되고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고 시민들한테 알려지는 과정을 밟는 것 같다. 그래서 교과서 문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역시 우선순위와 쏠림현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또한 작품의 문제”라는 게 김 위원장의 의견이다.

“인간의 수용 미학적 관점, 결국 작품의 문제예요. 독자들, 평론가들이 좋아하고 당대 돋보이는 작가들에 대한 관심은 어쩔 수 없어 보이거든요. 이 작가의 작품들이 좋다는 공적인 의식들이 생기는 거죠. 공적 의식은 부인할 수가 없어요. 결국 작품의 문제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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