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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작소] 이건희, 컬렉션 355점으로 모두를 초대할 집을 짓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展

입력 2022-05-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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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집가의 초대전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세기의 기증’이라 일컬어지는 삼성 故이건희 회장의 소장품 2만 3000여점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제주 이중섭 미술관, 강원도 박수근 미술관 등에 기증된 지 1년여를 맞았다.

그 소장품을 기증받은 7개 기관이 1주년을 맞아 일명 ‘이건희 컬렉션’이라 불리는 기증품들로 모두를 초대할 집을 짓듯 마련한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8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이하 어느 수집가의 초대)이 한창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국보인 정선의 ‘인왕제색도’ ‘금동보살삼존상’ 등과 김환기 ‘산울림’, 클로드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이중섭 ‘황소’, 박수근 ‘한일’ 등 295건 355점이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 2개실에 전시된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이번 전시는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전언대로 “하나로 꿰뚫리는 전시가 아니라 수집가가 자신의 집에 관람객을 초대하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물건 수집으로 인해 보존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그 수집품의 기증으로 좀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수집’이라는 행위가 가진 사회적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이며 “인간이 만들어내는 행위 자체가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지혜로 활용되는 현장임을 목도하는 전시”다.

입구에는 사특한 기운을 물리치고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조선시대 석인상과 권진규의 테라코타 작품 ‘문’이 맞이한다. 임옥상의 ‘김씨연대기 II’, 박득순 ‘봄의 여인’, 이종우의 ‘부친 초상’, 김정숙의 ‘키스’, 장욱진의 ‘가족’, 권진규의 ‘모자상’, 백영수 ‘모자’, 박수근의 ‘아기 업은 소녀’, 전뢰진과 김동우의 ‘가족’이 차례로 환영인사를 전한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차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중정을 중심으로 이중섭의 ‘춤추는 가족’ ‘현해탄’ ‘판잣집 화실’, 유배 중이던 정약용이 30세 아들을 여읜 아버지의 요구로 지은 ‘정효자전’ ‘정부인전’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따로 마련된 두 개의 방에서는 달항아리와 김환기, 백자와 곽인식 작품 그리고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조선시대 목가구, 수집가의 취향이 담긴 조선 생활용품과 중국 자기 및 청동기, 수집하고 싶었지만 못한 중국 작품들을 그려넣은 병풍 등을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 동자석이 즐비한, 앞마당처럼 꾸린 공간의 창 너머로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 보인다. 그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수련이 있는 연못’으로 꾸린 후원이 나타난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제2실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는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 ‘생각을 전달하는 지혜’ ‘인간을 탐색하는 경험’ 등 4개 챕터로 구성됐다.

 

예술을 자연과 교감하면서 받은 느낌을 표현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날 것 그대로의 자연에 내던져진 인간의 두려움, 자연과의 동화, 극복의지 그리고 물건·예술품과 인간의 관계, 그에서 얻은 지혜 등을 담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중섭의 ‘황소’, 정선의 ‘인왕제색도’, 김홍도의 ‘추성부도’, 권진규의 ‘손’, 최종태의 ‘생각하는 여인’, 김환기 ‘산울림’, 박수근의 ‘한일’, 백남준의 ‘브람스’를 비롯해 불교 문화재 미술품, 조선 서화류, 그릇의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토기부터 백자까지 등을 만날 수 있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展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공간은 창 너머로 보이는 데서 이어져 후원으로 꾸려진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다. 음악과 디지털 영상을 곁들여 실제 연못처럼 꾸린 공간에 걸린 ‘수련이 있는 연못’은 자식을 먼저 보내고 파리 교외지역인 지베르니에 집을 짓고 그린 연작이다.

자식을 잃은 슬픔을 극복한 거장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으로 세부적인 묘사보다는 흐트러져 빛에 스며드는 듯한 색감으로 화면을 채운다. 추상주의로의 전환을 예고한 작품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수련이 있는 연못’을 상시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더불어 조선의 백자, 분청사기에서 영향을 받은 현대작가들의 구상 및 추상 작품들이 한데 모인 공간이 인상적이다. 

 

거칠거칠한 바탕 갈색을 가리기 위해 백포를 바른 후 거칠게 긁어낸 질감의 분청사기 조화 모란문의 항아리와 아크릴 유화로 표현한 강요배의 ‘홍매’ 그리고 이인문의 ‘소나무 아래에서 폭포를 보다’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백자 청화 산수무늬 병 등이 어루러진 풍경이 흥미롭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전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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