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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승자독식 시대, 통합은 어떻게

입력 2022-05-10 12:37 | 신문게재 2022-05-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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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곤 금융증권부장

“선생님을 그 자리에 올린 게 바로 접니다” 선거 전략가 서창대는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에게 자신의 역할과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제게 (국회의원)공천을 주십쇼”라고 요구한다. <영화 ‘킹메이커’에서>


선거가 마무리되면 논공행상이 펼쳐진다. ‘킹 메이커’에 대한 보상은 세속적으로 화려하다. 다양하다. 서창대의 경우처럼 ‘공천’을 요구하거나 새 정권에서 꽃길 요직을 바란다. 킹과 킹메이커들이 ‘전리품’을 주고 받는 승자 뒷풀이는 당연히 그들만의 쇼이다. 오늘(10일) 공식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내밀한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의 공신첩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다. 웬만한 논란과 흠집에도 개의치 않는 윤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선거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오는 6월1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끝나면 역시 전리품 분배가 여야 막론하고 뜨거울 게다. 우리 선거가 승자독식의 모 아니면 도의 성격이 짙다는 관점에서 보면 전리품 나누기를 마냥 탓 하기도 어렵다. 그동안 그래 왔으니까. 승자가 전리품을 독차지하고, 통합과 균형을 자신의 잣대로 재단하고 나팔을 부는 게 우리 정치시장에서 지탄받을 문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내로남불’시대에서.

전북대 명예교수 강준만은 근저 <대한민국 부족국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는 체제에선 통합이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패배하면 모든 걸 잃는 상황에선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을 살펴보거나 나라와 국민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정치는 전부는 아닐망정 상당부분 밥그룻 싸움이다. 편을 갈라 밥그릇 싸움을 하는데, 밥그릇 때문에 싸운다고 할 수 는 없는 일 아닌가? 밥 그릇 싸움이라고 하면 천박한 표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큰 오해다. 위선이요 기만이다”고.

그런데 정치인들은 승자독식시대의 최상위 계층에서 머물면서도 늘 ‘통합’을 입에 담는다. 한 진영의 후보가 아니라 만인의 대통령으로서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윤석열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고 자유의 확대를 통해 번영과 풍요를 이끌겠다고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던졌다.

‘통합· 자유· 인권· 공정·연대’는 늘 이렇게 우렁차게 울리지만 봄 아지랑이처럼 사라지지 않을까 두렵다. 오늘 승자독식의 회전문이 열렸고 다음 독식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기에.

“역사적으로 흘러가듯 가. 그냥 권력 옆에 있어, 자존심 버리라고, 잡으라고. 그것 놓치거나 싸워서 잘된 사람 없어” 영화 ‘더 킹’에서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 부장검사는 전리품 획득책을 이렇게 후배검사들에게 말한다.

윤 정부 출범일인 10일은 유권자의 날이다.

명재곤 금융증권부장 daysunmoon41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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