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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기약 생산량, 언제까지 늘려야 하나

입력 2022-05-15 15:27 | 신문게재 2022-05-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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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
안상준 산업IT부 기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최근 2만명 대까지 줄어들면서 한때 ‘품절 대란’까지 벌어졌던 종합 감기약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하지만 감기약을 판매하는 제약사들은 생산량을 크게 줄이지 못했다. 정부가 감기약 수급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가 아직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월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의약품을 만드는 국내 179개 제약사의 1655개 제품을 조치 대상으로 선정해 재고·공급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생산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 정점에 달하며 감기약 수요가 크게 늘자, 생산·공급량을 늘려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당시 제약사들은 정부의 협조 요청에 맞춰 감기약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밝히면서도 재고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된 만큼, 제약업계는 정부가 코로나19 유행 감소세에 맞춰 생산량 확대 조치를 완화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정부 요청으로 감기약을 대량 생산하며 포기했던 자사의 주력 상품에 대한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식약처는 아직 이러한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주 월요일 이뤄지는 재고·공급량 의무 보고도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한때 5부제까지 시행해야 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했던 마스크가 최근에는 말 그대로 남아돈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던 마스크 업체들은 재고를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해 결국 폐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감기약에서까지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가격이 싸고 마진도 낮은 감기약 생산량을 늘려도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정부 방침을 따르고 코로나19 사태의 안정화에 기여한 제약사들의 입장도 이제는 고려해야 한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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