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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리더, 전쟁승리보다 전쟁예방해야

입력 2022-05-15 15:27 | 신문게재 2022-05-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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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과 오일가격폭등은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로 나타난 인플레이션에 각국이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빌 게이츠조차 세계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경기침체)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방할 수 없었나?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병법의 대가 손자(孫武)는 “훈련되지 않은 병사를 전장에 보내는 건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진정한 국가지도자는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쟁 발발후 창검을 들고 나서는 것보다 전쟁을 미리 예방해야 한다. 지도자는 안 죽고 병사와 민초들만 죽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지난 5월4일 미국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러·우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에게 동등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을 부추기는게 아니라 피하게 만들 수 있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로 날아가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해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목 밑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와의 근본적 갈등 원인은 뿌리가 깊다. 미국 보스턴 대학의 국제관계학교수인 조슈아 R. 이츠코워츠 시프린슨 박사가 2016년 5월3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나토 동진(東進)을 않겠다는 러시아와의 약속을 어겼다”고 강조했다. 1989년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1990년 2월초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미국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통독에 대한 협력의 대가로 나토가 “동쪽으로 1인치”도 확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철통같은 보장’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즉각적으로 당시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독일통일회담개시에 동의했다. 그러나 통독 후 1990년대 중반부터 폴란드, 헝가리, 체코, 발트해국가 등이 나토에 가입하자 러시아가 격분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석학으로 불리는 국제관계학의 원로 존 미어샤이머교수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원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우 전쟁의 씨앗은 2008년 4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때 뿌려졌다”고 봤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행정부는 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가 나토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푸틴과 러시아가 즉각 반발했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이 러시아를 자극할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적극적으로 미국을 막지는 못했다. 가장 직접적 원인은 지난해 11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디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체결한 ‘미국-우크라이나 전략적 파트너십헌장’이다. 푸틴은 “나토로부터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침공했다는게 미어샤이머교수의 시각이다.

그는 1962년 소련의 쿠바 미사일기지건설로 미·소가 대립한 군사위기를 거론하며 지금 러시아가 느끼는 존재론적 위협을 강조했다. 어렵겠지만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주는 ‘협상(modus vivendi)’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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