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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시 삼성그룹株 영향은…“물산·전자에 긍정적”

입력 2022-06-13 17:09 | 신문게재 2022-06-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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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_삼성그룹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상태에서 경영활동의 제약이 많다며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정·재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체로 사면이 결정될 경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이나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 외 계열사들은 사업적인 요소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예상이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최근 6만원선도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법적 제약이 해소될 경우, 일단 심리적인 호재로 작용할 소지는 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전날 종가 기준)은 -2.10%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18.52%), 삼성SDS(-8.95%), 삼성SDI(-14.50%), 삼성전기(-23.54%), 삼성화재(-1.98%), 삼성증권(-14%), 삼성바이오로직스(-10%), 에스원(-10%), 호텔신라(-1%) 등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5%), 삼성카드(4.29%), 삼성생명(1.56%), 삼성엔지니어링(7%), 제일기획(7%) 등은 플러스 수익률이다.

올해 들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상성그룹주들이 대체로 부진한 모습인 가운데 이 부회장의 사면이 결정될 경우 일시적으론 전체 종목들에, 길게는 한국경제의 전략자산으로 반도체의 중요성이 부각된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지에 “일시적으론 사면 발표 자체로 삼성그룹주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영향의) 지속가능성은 타계열사보다는 삼성전자가 좀 더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사면이라는 이벤트만 놓고 본다면 이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오너로 있는 삼성물산이 수혜주가 될 수 있지만 삼성물산은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아직 법적인 부분에서 판단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사면이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 제약을 해소시켜주고 사업적 활동영역을 넓혀준다면 그가 어디에 주력할 것인지를 보았을 때 반도체 사업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이므로 삼성전자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 첫 순방일정으로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으면서 경제 및 안보 전략자산으로 삼성이 만든 반도체가 부각된 바 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유럽 출장길에 올라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방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ASML은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으로, EUV 노광장비는 짧은 파장의 EUV로 세밀한 회로를 그릴 수 있어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해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이다. 연간 생산량이 50대 안팎으로 제한적이라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의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이 부회장 사면을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효과는 현재와 같은 반도체 시국에서 국가의 전략적 아이템이자 글로벌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의 경영활동에 이 부회장이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물산에 최대 수혜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경우 자체 사업적인 변수보다는 지배구조 관점의 변수가 주가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이전에도 사면이나 가석방 등 그런 분위기에 따라 주가에 큰 변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실제로 이 부회장이 사면될 경우 투자심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보았다.

그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의 주가는 이 부회장의 거취 보다는 사업적 요소가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았다. 최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거취를 계열사까지 연결 짓는 것은 조금 무리수가 아닐까 싶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사면이나 경영참여가 영향을 미친다기 보다는 사업적인 요소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메모리 사업의 정상화 가능성이나 글로벌 매크로 환경에서의 변수들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보았다. KB증권 등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매크로 이슈에 따른 하반기 반도체 수요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한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 6단체장의 회동에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재계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입국에 제약을 받는 등 기업활동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특별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최근 인터뷰에서 “보통 집권 1년차 8·15때 대통합 사면을 많이 실시했다”며,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 등 기업인의 사면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삼성그룹주
(자료=한국거래소)
밝은 표정의 한미 정상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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