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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필러 시술은 안심? … 부작용 나타나면 3종 복합치료 고려할 만

스테로이드 투여, 메스로 제거는 한계 … 전기자극치료, 섬유유연제, 줄기세포 ‘대안’

입력 2022-07-1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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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작년 4월 꺼진 아래 눈꺼풀이 보기 싫어 필러 주입으로 일명 ‘애교살’을 만든 49살의 A모 여성 CEO는 한동안 만족도가 높아 신바람이 났다. 하지만 올해 2월부터 미간 눈밑으로부터 양측 볼턱까지 화끈거리고, 때로는 저리며, 때로는 손발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으로 고통받았다.

대학병원 성형외과에 가서 컴퓨터단층촬영(CT)를 찍어보니 뚜렷한 혈관 막힘 또는 신경 손상이 관찰되지는 않았지만 말초신경이 일부 마비된 성형수술 후유증이 의심된다는 추정적인 의사 소견만 듣고 왔다. 결국 원래 시술받았던 곳이 아닌 다른 성형외과에 가서 필러를 녹이는 히알루로니다제 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증세는 별로 나아진 게 없고 눈밑지방만 꺼져 수술 전보다 오히려 더 휑한 모습만 남았다.

A씨처럼 이른바 비용과 부작용은 적고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다는 ‘쁘띠성형’을 선호하는 사람이 수년 전부터 늘었지만 이 역시 시술이라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필러는 인체 조직과 가장 가깝다는 히알루론산을 함유하고 있다. 피부 아래로 주입돼 미용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어떤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점도와 탄성이 화학적으로 조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천연 히알루론산을 지향하는 인체친화적 물질이라 하더라도 사람 몸에서 생성돼 때가 되면 적절히 소멸되는 자연스러운 히알루론산과는 비할 바가 못 된다.

필러는 이물질이다. 따라서 인체에 주입되는 순간부터 홍반, 염증 등의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필러 물질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체질이라면 가급적 시술 후 빨리 히알루로니다제 같은 필러용해주사를 맞는 게 좋다.

필러 알레르기는 눈, 이마, 코, 볼 등에 필러를 맞은 부위가 며칠 또는 몇 주 만에 포도송이처럼 붉어지는 반응을 보인다. 심하면 고름이 잡히기도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눈 주위에 필러가 흘러들어가 안구 주변 혈관을 막고 시신경을 마비시키는 현상이다.

필러 제조사들은 이런 부작용은 많아 봐야 1%미만이고 즉각 필러용해주사제를 놓음으로써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임상 의사들은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 특히 성형 유지기간이 너무 긴 소재의 필러 사용, 무자격자에 의한 시술, 정품정량을 사용하지 않은 시술 등은 필러 부작용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필러 부작용은 결국 이물질에 대한 면역체계의 과도한 공격에 의해 비롯된다. 이물질이 침입하면 면역계 림프구는 신호를 보내 대식세포로 하여금 이를 탐식해 분해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이물질은 분해할 수 없을 정도로 분자량이 크고 양도 많아서 몸에 잔류하게 되고 주위에 만성염증을 유발한다. 이물질 주위엔 섬유아세포가 섬유조직을 생성해 몸을 보호하는 반응을 보이는데 이는 주위조직이 단단해지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지속적인 염증, 섬유화 반응, 주위 조직과의 유착 등이 필러 부작용의 3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필러 부작용이 나타나면 흔히 필러를 녹이는 히알루로니다제 주사를 놓거나, 메스로 걷어내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로 면역과잉반응과 염증을 줄임으로써 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시술 후 너무 늦은 히알루로니다제 주사는 한계가 있다. 메스로 제거하는 것은 이물질이 한 곳에 집중돼 있지 않은 특성상 효용이 떨어지고 오히려 메스에 의해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고, 신경의 마비 또는 유착이 초래되며, 피부궤양 또는 안면표정근 이상이 유발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피부위축, 모세혈관 확장, 고혈당 및 고혈압 등의 부작용을 부른다.

이에 필자가 고안한 게 3가지 복합치료다. 첫째, 이물질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조직을 스테로이드가 아닌 섬유유연제를 주사해 부드럽게 한다. 섬유유연제는 줄기세포 성장을 돕는 성분이기도 하다. 둘째,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호아타리젠요법’(일명 LQ요법, Electric Cure)으로 대식세포가 탐식작용을 통해 이물질을 잘게 부수어 체외로 배출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셋째, 줄기세포 추출물을 주사해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이물질로 인해 단단해진 섬유조직이 녹아나오게 하는 면역력 강화법이다.

단도직입으로 이물질을 제거하면 후련할 것 같지만 가능하지가 않다. 필러가 스미기는 쉬워도 빠져나오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보다는 이물질의 잔존을 인정하면서 삶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3가지 복합치료법의 핵심이다. 이물질 주위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변형된 조직의 비정상적인 외형을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돌려놓고, 이물질의 점진적인 배출을 통해 주위조직과의 항체항원 반응을 최소화하는 게 이 치료의 주된 방향이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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