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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돌고 도는 국정원의 원훈

입력 2022-08-02 14:26 | 신문게재 2022-08-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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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미국), MI6(영국), KGB(러시아), 모사드(이스라엘). 세계 주요 국가의 정보기관들이다. 정보기관은 국가를 구성하는 한 축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세계 각국이 국익을 위해 사활을 걸고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기관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세계의 주요 정보기관들이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인맥으로 총성 없는 전쟁에 나서고 있는 반면 우리의 정보기관인 국정원은 정권의 변동에 따라 부침이 거듭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국정원은 곧바로 개혁의 대상이 됐고, 주요 인사들도 물갈이 대상이 됐다.

또한 새정부는 상징적으로 국정원의 명칭과 원훈을 바꾸곤 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국정원의 전신은 중앙정보부(중정)였다. 5·16 쿠테타 이후 설립된 중정은 부훈이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말이 나올 만큼 당시 중정은 정보기관 역사상 권력이 가장 샜다. 그후 중정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실질적인 민주화 정부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안기부는 국가정보원(국정원)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중정의 피해 당사자인 김대중 정부는 부훈도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꿨다. 10년 후 진보정권에서 보수정권으로 바뀌자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정원의 원훈을 ‘자유와 진리를 향하 무명의 헌신’으로 다시 바꿨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로 변경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바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국정원의 원훈은 돌고 돌아 다시 중정의 부훈이었던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바뀌었다.

다음 정권에서 원훈은 어떻게 바뀔까.

-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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