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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기시다 총리의 노림수

입력 2022-08-23 14:01 | 신문게재 2022-08-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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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을 놓고 일본 열도가 시끄럽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난달 22일 각료회의를 통해 아베의 국장을 9월 27일에 거행한다고 밝혔다. 고인이 사망한 지 80일 만이다.

아베 총리에 대한 장례식은 지난달 12일 도쿄 시내 사찰에서 거행됐다. ‘고별식’으로 불리는 장례식을 한번 더 치르는 것은 거물급 인사 등에 대한 일본 특유의 장례 문화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에 대해 찬반여론이 뜨겁다. 생전에 엇갈렸던 평가가 죽어서도 현재진행형으로 살아있는 듯하다. 국민 절반이상이 국장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관공서·공립학교 등에 묵념·조기게양을 요구하고 있어 반발이 거세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국장을 통해 무엇을 노리는 걸까. 보수층 대결집과 지지층 이탈방지가 첫 번째 목표가 될 것이다. 자민당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파벌 ‘아베파’를 배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36%로 지난달보다 16% 포인트 급락했다. 작년 10월 내각 출범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또 ‘조문외교’를 펼치면서 아베의 정통 후계자라는 인식을 확고히 다지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그동안 미국과 함께 공동으로 추진했던 ‘인도·태평양 비전’을 국제사회에 알릴 기회로 활용할 것이다. 중국 견제를 위한 각종 동맹체 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국제무대의 호응과 지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정부는 이미 195개국, 80개 국제기구에 일정을 안내했다. 예상되는 공식 조문객만 6000명 정도.기시다 총리는 이번 국장으로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정치 지도력은 민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죽은 아베’만 바라보고 있는 그의 모습이 딱하기만 하다.


-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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