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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좀비 두산건설의 구린 후원금

입력 2022-10-11 13:59 | 신문게재 2022-10-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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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후원금이 뇌물이냐 기부채납이냐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공방보다 근본적으로 근절해야 할 핵심 문제는 기업들의 편법적인 경영 행태라고 봐야한다. 버터 바른 빵 굽는 냄새를 풍기는데 누구든 꼬이지 않겠는가.

 

후원기업 중 가장 이상한 기업은 두산건설이다. 다른 기업들이야 이익이 나니까 후원을 할 수도 있겠지만 두산건설은 당시 좀비기업답지 않게 가장 많은 후원금을 냈던 것이다. 두산건설은 총 56.3억원의 후원금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에 걸쳐 납부했다. 그러나 당시 두산건설은 매년 수천억원의 순손실을 보고 있었다. 2015년 -5207억원, 2016년 -3570억원, 2017년 -1840억원, 2018년 -5518억원 등 사실상 망한 회사였다. 돈되는 것은 뭐든 팔고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의 수혈로 연명하던 숨만 유지하던 상태였다. 해당기간 4년 간 순손실 총 규모는 1년 평균 매출보다 많은 1.6조에 달했다.

그런 두산건설이 성남FC에 수십억원을 후원했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결국 대가를 노린 편법 및 불법경영의 한 단면 아니겠는가. 이병화 전 두산건설 사장이 여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있지만, 수천억원 손실기업 전문경영인이 맘대로 후원금을 집행했다는 건 어림없는 얘기다. 그래서 박용만 당시 그룹회장의 지휘 하에 진행된 일이란 말이 나온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모교인 중앙대학교와 두산그룹의 연결고리까지 감안한 얘기다.

우리나라 정치와 산업계에서 뿌리 깊은 병폐 중 하나가 정경유착이다. 한국의 현재 부패지수는 세계32위로 선진국 중에 하위권이다. 국민들의 재벌에 대한 인식은 항상 최저점이고 존경받는 그룹 총수는 거의 없다. 부패국가 개혁은 부패기업 정리부터다.

- 榮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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