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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 왜

입력 2022-10-11 15:49 | 신문게재 2022-10-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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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방어'에 외환보유액 197억달러 급감
지난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로 최근 14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연내 환율 상단으로 관측되는 1500원선 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22.80원 오른 1435.20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20일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선을 지난달 22일 돌파한 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상승폭은 이날 기준 20.73%(246.4원)다.

현재 환율 상승 압력의 주 요인으로는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가속화 등이 꼽힌다.

겨울철이 다가오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확전되는 모습이다. 유럽은 에너지 공급난으로 이번 겨울 최악의 경우 광범위한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산업에 대규모 생산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는 유로화 약세, 달러화 추가 강세 요인이다.

미 연준은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운데 오는 13일 발표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1% 올라 전월(8.3%) 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한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6% 올라 전월(6.3%) 보다 오름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11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될 수 있다. 달러화 강세 재개 요인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취약하고 재정건전성 이슈가 있으며, 단기성 자금이 많이 유입됐던 영국을 필두로 유럽 주요국 금융시장 불안이 강달러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여기에 연동돼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가 지속되면서 올해 누적 무역적자가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17억9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특히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1년전보다 20.6% 감소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한국의 수출전망이 시장심리에 중요한데 7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수출 감소가 상당히 심해지고 있고, 수출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짚었다.

금융시장에서 예상하는 연내 환율 상단은 1500원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유럽은 11월 이후 본격적으로 겨울철로 접어들었을 때 비축된 에너지가 얼마나 빨리 소진되느냐에 따라 유로화 향방이 바뀌는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영국 파운드화는 잃어버린 정책 신뢰의 회복까지 시간이 걸리며, 일본 엔화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역행하는 상황”이라며 “주요 통화중에서 달러를 견제해줄 만한 통화가 안보이는데 연준은 긴축을 단행하고 있어 달러가 계속 강해질 수밖에 없어 연내 1500원대 돌파도 가능할 것 같다”고 짚었다.

하건형 연구원도 “영란은행의 개입 이후 파운드화가 안정화됐으나 사실 미봉책에 불과해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국채매입 이후 투기세력의 공격이 재개되는 등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국채금리가 속등하거나 주요 금융기관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Credit Default Swap·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급등하면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환율은 1500원 중반까지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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