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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수도권 집중화, 이대로는 안된다

입력 2022-11-23 14:07 | 신문게재 2022-11-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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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서울·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오랫동안 여러 사회적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좋은’ 학교와 ‘좋은’ 일자리, ‘좋은’ 병원들은 대부분 서울·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어 어쩔 수 없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서울과 수도권에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게 몰려 살고 있으니 당연히 주거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11억원이 넘는 것은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다. 직장인들이 알뜰하게 저축해서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닐뿐더러 젊은이들은 주거가 해결되지 않으니, 결혼을 생각하기 어렵고, 어렵사리 결혼했더라도 출산을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해마다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출산율과 인구감소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한 해결책은 도대체 없는 것인가?

서울로 몰릴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언급한 바와 같이 직장과 교육문제이다. 지방에 좋은 회사와 좋은 학교가 있으면 굳이 서울로 반드시 올라가야 할 이유가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인구 집중화, 과밀화가 줄어들고 주거비용 문제 또한 서서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

단순히 신도시를 만들어 아파트 공급만 늘린다고 서울의 심각한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것이 아니고, 지방으로의 분산정책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제로 공기업 등이 지방으로 이전되었음에도 여전히 수도권 집중 현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교육문제이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선호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선뜻 지방으로 가족 전체가 움직이기에 큰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천문학적 이동비용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거나,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주요 대학 일부만을 이전시킨다면 해당 학교들은 결국 도태되고 서울에 남아있는 학교들만이 오히려 더 크게 성장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부 학교가 아닌 서울의 주요 대학 대부분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우면 어떨까? 왜 굳이 서울이라는 도시 한 곳에만 주요 대학들이 몰려 있어야 하는가? 한 예로, 미국의 세계적인 명문대학들을 살펴보자.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 대학교 등은 모두 각기 다른 도시에 위치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을 지방으로 이전시킨다면, 집값, 인프라, 인구 과밀화 등의 수도권 집중 문제가 서서히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소멸되어 가는 지방을 살리는 차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과밀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을 살리자는 측면이 더 크다고도 볼 수 있다. 지방 이전 현실화를 위해서는 먼저 지방으로 이전하는 대기업에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 이전하는 학교들에도 파격적인 재정지원을 해 주어서 이전하는 것이 회사나 학교에 훨씬 이익이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마부작침(磨斧作針)이란 말이 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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