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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스케이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이클 리와 김성수 음악감독 ② ‘어메이징 지크수’를 만드는 사람들

입력 2022-12-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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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왼쪽)와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

 

“이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정말 특별한 연습 기간이었어요. 배우로서도, 역할로서도 그리고 인간적인 관계에서도 남다른 사람들과 함께였거든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2023년 1월 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이하 지크수)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는 “정말 힘들었지만 배우들을 비롯해 완벽한 창작진까지 모여서 너무 즐거운 시간들이었다”고 밝혔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제가 마이클을 배우로서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배우들을 한명도 빠짐없이 면밀히 살피고 관찰한다는 것이다. 극과 역할, 기술적인 데 대한 것 뿐 아니라 정서까지 살피는 몇 안되는 배우”라고 털어놓았다.

“우리 일에서 상대를 살피고 관찰하는 건 정말 중요한데 잊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마이클은 그런 태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놓고 가요. 마이클이 그렇게 하니 신기하게도 ‘지크수’ 배우들, 창작진들, 스태프들 등 모두가 서로를 면밀히 살피고 관찰하죠. 지금까지도.”


◇서로에게 귀 기울여 “배우고 사랑하며 성장하고”

지크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

 

“(임)태경은 배우로 뿐 아니라 정말 존경하는 사람이에요. (윤)형렬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처음 만나 이제 우리 소속사 식구가 됐죠. 우여곡절이 있었던 (한)지상과 정말 오랜만에 만나 장면을 만들면서 그 시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새삼 깨달았죠. (백)형훈과 (서)은광은 너무 사랑하는, 엄청 후배죠.”

이어 마이클 리는 “(김)보경은 브로드웨이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미스 사이공’으로 처음 호흡을 맞추던 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친한 친구”라며 “제이민은 ‘헤드윅’에서 이츠학으로, 장은아는 2013, 2105년 ‘지크수’를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동선을 왜 그렇게 하는지, 그 곡을 왜 이렇게 부르는지 등을 배우들 모두와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 보통 연출님이나 그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지 배우들끼리는 참견처럼 느껴질까 조심스러워 절대 그러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번 연습기간에는 태경은 물론 유다들, 마리아들과 정말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새로운 것을 많이 찾을 수 있었죠.”

지크수 임태경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임태경(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

마이클 리의 말에 김성수 음악감독은 “그래서 배우, 역할로서 뿐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성도 중요한 것 같다”며 “서로 어떤 사람인지 속속들이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서 가능했던 대화”라고 부연했다.


“저와 마이클은 1년만에 봐도 어제 본 사람같아요. 그 사람의 인격, 예술적 면모 등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죠. 더불어 탄탄한 작품에 새 얼굴들이 들어왔을 때 가장 좋은 건 질문이 많아진다는 사실이에요. 저도, 마이클도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죠.”

어떤 작품이든 “노래 연습을 하면 수다가 40분, 노래 가르치는 데 20분을 쓴다. 음정을 찍는 건 굳이 음악감독이 아닌, 배우 스스로도 가능한 작업”이라는 김 감독은 “음정을 찍고 발성을 가르치는 건 부록이고 음악감독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은 어떤 태도로 노래할 것인지 방향설정”이라고 밝혔다.

“저는 그 방향을 중시하다보니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질문이 많아져요. ‘이건 왜 이래요’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가사를 이렇게 바꾸면 안될까요’ 등 질문이 쏟아지면서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죠. ‘그것도 생각해 봐야할 문제 같다’ ‘그것도 가능하겠다’ 등의 생각이 들면서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이어 김성수 감독은 “이미 다 할 줄 아는 것, 머릿속에 있는 걸 계획대로 하는 건 ‘플러스 알파’가 아니라 ‘난 실패하지 않았다’로 끝”이라며 “배우들 고민의 깊이가 저희한테 리액션이 됐을 때는 로또 당첨된 기분까지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고민을 처음 누가 시작했든 외부에서는 음악감독이 잘했다고 하실테니까요. 굉장히 소중한 배우들의 탐구에서 나온 의견들이 별다른 고민도 없이 묵살돼 버리는 게 최악의 상황 같아요. 그러지 않기 위해 좀 더 성장하려고 저 스스로도 노력했어요. 굉장히 많은 걸 배워야 그 같은 최악의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저 역시 덩달아 생각이 많아지면서 업그레이드가 됐죠.”


◇‘노력파’ 임태경, ‘선수’ 한지상, ‘스탠다드’ 윤형렬, ‘진중한’ 백형훈, ‘다이너마이트’ 서은광

[수퍼스타]공연사진_유다_윤형렬(블루스테이지 제공)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윤형렬(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

 

“임태경 배우는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오래 전(2006~2007)에 지저스 역을 하긴 했지만 쉽지 않은 배역에 부담이 컸을 거고 연습 중 컨디션이 굉장히 안좋았던 때도 있었거든요. 원래도 노력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배우인데 더 애쓰는 모습이었죠. 지금 무대를 보면 결국 모든 부담과 어려움을 잘 극복한 것 같아요.”

이렇게 전한 김성수 감독은 “마이클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고뇌하는, 인간적이면서도 인류를 아울러 품는 지저스라면 임태경 배우는 좀더 개인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을 보탰다. “그 느낌이 너무 좋다”고 동의를 표한 마이클 리는 “형렬은 좋아하는 배우”라고 털어놓았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박사학위를 땄어요. 정말 자랑스럽죠. 형렬과 같이 무대에서 서면서 정말 똑똑하다는 걸 느껴요. 예수를 너무 사랑하지만 스스로가 어떤 길로 가는 게 맞는지를 항상 생각하고 고민하죠. 파워풀한 목소리와 신체까지 압도적인, 매우 강한 나무 같은 유다예요.”

[수퍼스타]공연사진_유다_서은광(블루스테이지 제공)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서은광(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

이렇게 전한 마이클 리에 김성수 감독은 “윤형렬 배우는 유다의 ‘스탠다드’ 혹은 ‘바이블’ 같아서 오케스트라로서는 정말 편한 유다”라고 말을 보탰다.


“서은광 배우는 딕션이 너무 정확해서 전달력이 좋아요. 이 친구가 정말 진중하고 똑똑하다고 생각한 게 아이돌(비투비) 출신이기 때문에 자신이 지적받을 만한 부분이 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그래서 딕션을 뮤지컬 배우들보다 더 정확하게 하죠. 언젠가 ‘가끔은 아이돌처럼 약간만 흘려서 불러줘도 돼’라면서 ‘지크수는 좀 풀어 줘도 돼. 그냥 콘서트를 한다고 생각 해’라고 했더니 깜짝 놀랄만한 무대를 보여줬죠.”

김성수 감독의 말에 마이클 리는 “은광은 곧 폭발할 것 같은, 다이너마이트 같은 유다”라며 “이렇게 노력하는 배우가 없다. 아이돌그룹 멤버로 엄청 바쁜 중에도 연습 시작도 전에 노래를 이미 다 외웠다”고 귀띔했다.

“연습을 시작하고는 연습실에 오자마자 항상 동선을 연습하고 저만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얘기하고…완전 반해버렸어요. 우리 형훈이는 그 어려운 노래를 너무 편하게 해요. 뮤지컬 쪽에서 이 보다 어려운 음악은 없다고 할 정도의 고음을 정말 편하게, 올바르게 부르죠. (연습기간 중) 형훈이 노래할 때 피아노를 쳐주기도 했는데 너무 쉽게 불러서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파워풀한 음악적 표현과 연기까지 잘 준비해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성수 감독 역시 “원래 노래도 잘하고 진중하게 깊이 고민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크수’를 통해 재발견한 배우”라며 유다의 첫곡인 ‘헤븐 온 데어 마인즈’(Heaven on their Minds)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크수 백형훈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백형훈(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

 

“이 곡의 마지막 ‘지저스’의 ‘지’에서 길게 끄는 걸 지켜보면서 제가 엔딩 사인을 주는데 형훈이는 한 1분 정도 기다리게 돼요. ‘에드거 앨런 포’(2017년) ‘너를 심판해’를 할 때도 그랬어요. 진짜 지휘하면서 아무런 불안감이 없죠. 더불어 지나치게 진중하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져서 조금 더 위험한 유다 같아요. (백형훈의) 첫 공연에서 마지막 공연에나 하는 음악감독에게 마이크를 들이미는 유다였으니까요.”

2013, 2015년에 이어 다시 유다로 돌아온 한지상에 대해서는 “유다 장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곤 “그의 연기, 제안, 동선 등에는 항상 계산이 있다”고 귀띔했다.

“말하자면 ‘이 자는 항상 계획이 있구나’예요. 계산하고 의도하고 생각한 것들이 반영되죠. 한지상 배우가 ‘여기서 음악을 좀 빼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얘기한 지점이 있어요. 죽기 전인데 역시나 그에겐 계획이 있더라고요.” 

 

[수퍼스타]공연사진_유다_한지상(블루스테이지 제공)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한지상(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
김성수 감독의 말에 마이클 리는 한지상에 대해 “연기 선수”라며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유다”라고 동의를 표했다.

“말로 하지 않아도, 그냥 같이만 있어도 자연스레 호흡이 맞아들어 가는 유다죠. 제 인생의 아주 친한 친구이자 사랑하는 사람으로 다시 함께 무대에 올라갈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아요.”


◇‘지크수’로 뮤지컬 입문한 베이시스트 “사랑합니다! 지크수!”

“저희 오케스트라 멤버들 대부분이 경력자인데 김유성이라는 베이시스트가 이번에 처음 ‘지크수’에 합류했어요. 연주쪽에서는 꽤 유명한 친구로 저와는 ‘썸씽로튼’ ‘빅 피쉬’ 등을 계속 같이 했는데 ‘지크수’는 처음이죠. 이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크수’가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고 하더라고요. 2015년 ‘지크수’를 몇 번이나 봤대요. 뮤지컬을 몇 번씩 본 연주자를 저는 처음 봤어요.”

이어 김성수 감독은 “보통 리허설 때는 2진을 세우는데 이 친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의견을 내고 불안함을 표할 정도로 들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애정이 넘치다 보니 연주들이 달라요. 이 친구 뿐 아니라 2013년 정재일 음악감독 시절부터 함께 해온 멤버들도 배우들의 컨디션까지 고려하면서 연주하거든요. 그 자부심과 책임감이 장난이 아니죠. ‘지크수’ 같은 작품을 만날 때면 ‘공연을 그만 둘까’ ‘음악은 그만 하자’던 마음이 누그러지는 것 같아요. ‘지크수’는 무조건, 앞으로 10번은 더 해야겠다 싶거든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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