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비바100] '낭비 투성이' 지구… 과연 지구 속 삶은 지속가능할까?

[신간(新刊) 베껴읽기] 환경 전문가가 말하는 '지구의 위기'

입력 2023-01-14 07:00 | 신문게재 2023-01-13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111

  

하나 뿐인 우리 지구는 과연 지속가능한 행성일까? 기후비상사태를 맞은 이곳에서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며,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환경 전문가들이 내놓은 최신작 가운데 주목할 만한 두 권을 소개한다. 이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해 온 과다한 공급과 낭비를 줄이고, 탄소 생태계 유지에 걸 맞는 균형 있는 소비가 해답이라고 말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 마이크 버너스 리 <플래닛 B는 없다>
 

1

저자는 “최소한 100년 안에 인류가 우주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식민지를 건설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일부에서 ‘탈(脫) 지구’를 외치며 달과 화성 탐사 등에 나서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한다. 탄소발자국 전문가답게 저자는 “차라리 지구를 더 잘 보살펴 인류가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비판한다. 하루 평균 2350㎈를 섭취하면 되는데 180㎈를 더 먹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먹을 거리는 공급 초과인데 8억 명이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농장 동물들은 섭취한 열량의 10%만을 육류나 유제품으로 돌려준다. 영양소 많은 대두를 소나 양에게 먹이면 그 중 10분의 1만 고기로 되돌려 받는다.

매년 인류가 남기는 500억 톤의 탄소발자국 가운데 최대 배출원은 소나 양, 염소 같은 되새김질 동물들이 뿜어내는 소화가스다. 농업에서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원은 산림파괴다. 고기생산을 위한 벌목은 토양 내 저장되어 있던 대부분의 탄소를 없앤다. 저자는 ‘부영양화’만 유의한다면, 육류 생산에서는 다른 커다란 동물들보다 닭이 매우 환경친화적이며 효율적이라고 강조한다.

인당 하루 130㎈에 달할 만큼 엄청나게 버려지는 먹을 거리가 문제다. 그 중 48%가 곡물인데 수확 전후에 이미 60% 넘게 버려진다. 저자는 음식물 낭비만 줄여도 전 세계 먹을 거리 공급량이 20% 늘어난다고 말한다. 낭비되는 양을 반으로 줄이고, 동물의 식용 먹을 거리 양을 80% 줄이면 2050년에도 97억 명 정도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바이오연료에 대해선 “정말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라고 혹평한다. “자동차에 바이오연료 사용이 대중화된다면, 굶주림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50년 전보다 3배 이상 많이 쓰게 된 ‘에너지’도 문제다. 평범한 사람들은 매일 59kWh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50년 전까지만 해도 에너지 소비 성장률은 연 평균 1% 정도였지만 최근 50년은 무려 2.4%에 이른다. 새로운 에너지원이 나오더라도 이 전의 에너지원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그 사용량을 늘려왔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매년 평균 50%라는 경이로운 성장세를 보인 태양광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시중의 고품질 패널의 효율은 22%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모든 지구 땅덩어리에 태양 전지판이 덮혀, 동식물을 위한 공간은 물론 우리가 일광욕할 공간까지 없어질 지 모른다고 꼬집는다.

풍력 에너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태양에너지 중 2% 가량이 바람에너지로 전환되는데, 10㎢ 이상인 대형 풍력발전소에서도 육지면적 1㎡당 겨우 1W 정도의 전력만 생산할 수 있다. 저자는 “핵 에너지는 끔찍한 생각이라는 냉전 시대의 낡은 주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엄청난 건설비용과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꾸준하고 일관되게 전력을 생산한다는 점이 태양열이나 바람에너지의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에너지 해결책을 이렇게 요약한다. ‘화석연료를 땅속에 그대로 놔 둔다. 깨끗한 에너지의 공급을 늘려 그것을 대체한다. 전 세계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수요는 더욱더 제한해야 한다. 효율적인 유통망과 저탄소 기술 및 관련 인프라를 지원할 수 있는 소비를 하고,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치 않은 활동을 더 즐겨라. 그런 뜻에 동참하는 정치인을 뽑아라.’


◇ 바이런 리스, 스콧 호프먼 <낭비>


2

저자들은 “세상은 낭비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쓰레기 매립장을 거론한다. 인류는 매년 20억 톤의 도시 쓰레기를 생산한다. 인당 하루 680g 꼴이다. 이 중 20% 가량이 재활용되거나 퇴비가 된다. 80% 중 절반은 버려지거나 소각되고, 나머지가 매립장으로 보내진다. 매립장의 심각한 문제는 메탄가스다. 1파운드 메탄을 태우면 그 3배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다음은 플라스틱이다. 분해되는데 1000년이나 걸리는데 재활용이 어렵다. 태울 때 다이옥신 같은 폐기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는 매년 태우거나 재활용하는 양의 3배가 넘는 플라스틱을 계속 생산한다.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이 가장 큰 문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50년에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 속 모든 물고기의 무게를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플라스틱의 절반이 비닐봉지와 물병 같은 일회용품이다. 일회용 비닐봉지는 재활용률이 1% 정도에 불과하다. 저자는 비닐봉지 사용에 10% 정도의 아주 적은 세금만 부과해도 사용률을 거의 90%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알루미늄은 재활용이 시급한 품목이다. 만드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투입된다. 재활용에 필요한 전기는 1차 생산 때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모든 알루미늄을 재활용해 얻으면 좋겠지만 불가능하다. 매년 300만 톤씩 알루미늄 수요가 계속 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펜데믹에 술집과 식당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모든 종류의 캔 음료 수요가 증가했다.

분리수거 개선이 시급하다. 분리수거함에 뭔가를 넣을 때 우리는 네 번 중 한번은 잘못 넣는다. 재활용 판단 기준도 제각각이다. 쓰레기 수입대국 중국이 2018년 3월부터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이제 그 나라 쓰레기는 그 나라가 처리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비 줄이기다. 저자는 “환경이 손상되는 것은 상품의 폐기 시점이 아니라 구매 시점”이라고 말한다.

물 낭비도 심각하다. 지구의 3분의 2가 물로 이뤄져 있다고 배웠지만 사실이 아니다. 지구 체적의 1%만이 물이다. 담수는 더더욱 귀하다. 지구 내 전체 물의 1%에 불과하다. 빙하와 모든 얼음을 포함해도 3%에 그친다. 대다수 물은 거대한 지하호수 같은 곳에 있다. 지구 절반이 1년에 한 달 이상 극심한 물 부족을 겪는 이유다. 바닷물 담수화가 있지만 너무 비싼 방식이다. 역시 최선의 방법은 ‘절약’이다.

폐기·반품의 큰 낭비다. ‘버버리’조차 5년간 1억 달러의 제품을 폐기했다고 한다. 생산된 의류의 단 20%만이 재활용된다. 반품은 너무 일상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일 5000억 건의 반품이 발생하는데 그 중 20%만이 불량이다. 반품 과정에서 차량과 포장재, 인쇄 라벨 등 낭비가 적지 않다. 반품 제품을 곧바로 다음 구매자에게 보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음식물 쓰레기도 난제다. 우리는 먹을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한다. 엄청난 양이 버려지는데 4초에 1명씩 굶어 죽는다. 매립량의 20%가 음식물이다. 음식물 가격이 싸질수록 쓰레기는 더 늘어난다. 식품을 냉장하는 능력은 인간 역사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큰 진보였다. 신선한 야채의 유통기한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코팅 스프레이’ 같은 신기술이 해답이다.

가장 나쁜 낭비는 이산화탄소 배출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년 약 2.5ppm 증가한다. 매년 배출되는 40기가 톤의 이산화탄소 중 절반이 대기 중에 머문다. 우리도 20번 숨 쉴 때마다 1g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1년이면 총 3기가 톤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나무심기’다. 이미 3조 그루 나무가 400기가 톤의 탄소를 저장 중이다. 3000억 달러만 들여 1조 그루를 더 심으면, 133기가 톤의 대기 중 탄소를 더 줄일 수 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