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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스케이프] 뮤지컬 ‘캣츠’ 브래드 리틀·조아나 암필·잭 댄슨 ② “새로운 근육들을 발견하는 매일 그리고 한국관객다운 한국관객”

[컬처스케이프]

입력 2023-02-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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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럼 텀 터거 잭 댄슨(왼쪽부터),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 리틀(사진=이철준 기자)

 

“제 무릎이 이렇게 안좋은지 몰랐어요. ‘캣츠’를 하면서야 제 체력이 안좋다는 걸 깨달았죠. 또 하나 크게 깨달은 건 고양이가 아닌 사람이 고양이 짓(?)을 하면 몸이 망가진다는 사실이죠.”

뮤지컬 ‘캣츠’를 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자신에 대해 이렇게 눙치며 웃는 올드 듀터러노미 역의 브래드 리틀은 “이 작품을 하면서 ‘나 이거 잘 하네’ 라고 할 만한 건 여전히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을 보탰다. 브래드 리틀의 말에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도 “브래드의 말이 농담이 아니다”라며 동의를 표했다.

“저는 ‘캣츠’를 하기 전에는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마리아, ‘레미제라블’ 판틴과 에포닌 등) 춤을 추는 작품이나 역할이 없었어요. ‘캣츠’로 처음 춤을 추면서 ‘나한테 이런 근육이 있었어?’ ‘여기에 근육이 있었어?’ 했어요. 지금도 매일 새로운 근육을 발견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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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사진=이철준 기자)
그렇게 ‘캣츠’를 통해 처음 격렬한 춤을 선보이고 있는 조아나 암필은 “지금까지의 그리자벨라들은 하지 않았던 제테(Jete, 다리를 앞뒤로 펼쳐 뻗으며 도약하는 발레 동작)라는 발레 동작을 직접 선보이고 싶은 욕심에 열심히 배워서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너무 어려웠지만 저와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출님한테 될 때까지 하고 싶다고 얘기해 배워서 하고 있습니다. 제테를 하는 최초의 그리자벨라죠. 그렇게 저를 재발견 중이에요.”


◇전무했던 조아나만의 제테, 브래드의 흔들리지 않는 노래, 이제는 토하지 않는 잭의 건강해진 폐?

“저 역시 함께 하는 친구들(동료배우들)에게 ‘너도 이 근육이 매일 아프니?’라고 물어요. 진짜 자랑스러운 답일 수도 있는데 춤추는 캐스트들한테 ‘제일 어려운 넘버가 뭐냐?’고 물으면 ‘오프닝’이라고 해요. 춤을 엄청 힘들게 추면서 노래도 해야 하는, 스태미너를 높게 유지해야하거든요.”

이어 “힘든 티를 내지 않고 활기차게 에너지를 유지해야하는 곡인데 그게 바로 제 넘버!”라며 웃는 브래드 리틀은 “다행히도 저는 노래에 대해서는 숙련이 됐는지 그 넘버를 하면서 힘들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댄서들은 노래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저희 그거 녹음 아닙니다. 백보컬도 없어요. 진짜 라이브로 노래하고 춤춥니다. 관객분들께 곡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브래드 리틀의 말에 잭 댄슨은 “처음에 (브래드 리틀이 진짜 라이브라고 강조한 오프닝 넘버) 저 장면을 연습할 때는 네번이나 토할 뻔하기도 했다”며 “저는 공연 자체가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연습실에서 ‘우리는 운동선수라고 불러도 된다’고 할 정도로 고강도의 연습을 한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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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 리틀(사진=이철준 기자)

 

“노래 영상으로만 오디션을 본 후 합격해 연습실에 처음 갔을 때는 진짜 힘들었어요. 힘들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러닝, 점핑, 슬라이딩 등을 계속, 쉬지 않고 시킬 줄은 몰랐죠. 노래와 춤이 끝나고 아기 고양이들 앞에서 섹시하게 대사를 해야 하는데 안나오더라고요. 너무 숨이 차서. 근데 이제는 잘하고 있어요. 폐가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눙치는 잭 댄슨에 브래드 리틀은 “그렇게 힘든데도 지금까지 아파서나 어떤 이유로든 단 한번도 공연을 빠진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브래드도 그렇잖아”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는 잭 댄슨에 브래드 리틀은 “너랑 내 노래를 비교해 봐! 완전 대조적이잖아. 난 노래만 하면 되지만 넌 엄청난 춤과 동작들까지 해야 하잖아”라며 웃었다.


◇고양이에 대한 예의 그리고 ‘한국관객다운 한국관객’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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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럼 텀 터거 잭 댄슨(사진=이철준 기자)

“저는 되게 절실하게, 마음을 담아 제리클 고양이들에게 그렇게 얘기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줘’라고요.”

극 중 “고양이를 만나면 예의를 지켜달라”는 메시지는 어쩌면 “고양이에 빗대 서로에 대한 예의와 배려 그리고 다름의 인정 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는 질문에 조아나 암필은 동의를 표하며 이렇게 답했다. 브래드 리틀은 “솔직히 저는 인간에 대한 비유가 아닌, 온전히 고양이로서 얘기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와서 깨달은 사실이 있어요. 한국 사람들 중에 고양이를 싫어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고양이로서 ‘우리도 너희들하고 다를 것 없는 그냥 생명체니까 우리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그냥 시간을 좀만 내서 우리한테 안녕이라고 인사 한번 해줘’라고 얘기해요.”

잭 댄슨 역시 “고양이라는 동물은 그들만이 가진 특별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예술 작품을 다루듯 해야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좀더 애정을 가지고, 예술 작품을 다루듯 섬세하게 우리를 다뤄 달라는 메시지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웨스트엔드에서의 ‘캣츠’ 후 한국에서도 ‘캣츠’ 무대에 오르고 있는 잭 댄슨은 ‘한국 관객다운 한국 관객’에 대해 “존중”이라고 표현했다.

“웨스트엔드는 극장에서 술과 아이스크림을 팔아서 즐기면서 관람하는 문화라면 한국 관객들에게는 존중받는 느낌을 받아요. 저마다의 문화이니 뭐가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지만 한국 관객들은 저희에 대한 존중을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도 한국 관객들이 우리에게 호응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고 있죠.”

 

꽤 오랫동안 한국 무대에 올랐던 브래드 리틀은 “15년 전 관객들의 반응이 그립다”며 “지금은 사진들을 찍느라 바쁘지만 그때의 커튼콜에서는 한대 얻어맞는 것 같은 환호와 우레 같은 박수소리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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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럼 텀 터거 잭 댄슨(왼쪽부터),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 리틀(사진=이철준 기자)

 

“그 느낌을 우리 젊은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순진한 아이가 크리스마스 선물상자를 열었을 때처럼 기쁨과 아쉬움, 고마움 등을 담아 보내는 박수와 환호가 너무 그립습니다. 그걸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발전하는 (카메라) 기술이 얄밉기도 해요. 박수 없는 커튼콜은 정말 힘들거든요.”

조아나 암필은 “저희 말을 경청하고 깊이 있게, 열정적으로 이해하려는 한국관객들이 너무 감사하다”며 진지하게 마음을 전했다.

“덕분에 저 역시 다시 (내한공연으로 한국 무대에) 돌아오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 무대에 서 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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