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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대립의 공존’을 넘어 ‘일치’로! 새로운 연극, 극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다페르튜토 쿼드’

[Culture Board] 연극 ‘다페르튜토 쿼드’

입력 2023-03-22 18:00 | 신문게재 2023-03-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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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극, 극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다페르튜토 쿼드’의 적극 작·연출(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이번엔 ‘대립의 공존’이다. 연극을 “연극이라는 단어를 재정의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한 적극 연출이 서울문화재단의 대학로극장 쿼드 개관작 ‘다페르튜토 쿼드’(3월 28~16일)를 통해 “대립의 공존, 더 나아가 대립의 일치”를 탐구한다.

서울문화재단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개관한 블랙박스극장 쿼드를 작품 제목으로 차용한 이유 역시 “새로운 극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작업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다페르튜토 쿼드 연습장면
새로운 연극, 극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다페르튜토 쿼드’ 연습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다페르튜토 쿼드’는 불·물·흙·공기 4원소를 주제로 한 4개막, 각 막은 두 개의 장면들로 구성된다. “모순된 것들이 하나의 존재 안에서 공존하는 데 신경 쓰고 있는 작품”으로 퍼포머와 오브제, 오브제와 오브제, 기계와 대형 오브제, 텍스트와 퍼포먼스, 퍼포머와 관람자 등의 공존을 펼쳐 보인다.


이를 적극 연출은 “연금술사의 세계관을 반영한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연금술사는 신의 장초작업을 자기 수준에서 반복하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들의 생각은 아래에 있는 것과 위에 있는 것, 위에 있는 것과 아래 있는 것이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의 창조행위나 자기수준의 반복되는 행위가 같다고 간주하는 세계관으로 소우주와 대우주 같은 맥락의 관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금술사의 세계관은 퍼포머와 관객들, 어쩌면 행위자와 관람자의 역할이 주어진 대립된 존재들의 공존에도 투영된다. 극장에서 공연이 되는 동안 관객들은 퍼포머와 오브제의 공존을 1분짜리 동영상으로 촬영해 현실에서 복제하는 행위자가 되는 식이다.

이는 “관객들이 자기 생산 활동을 하는 소스로, 작가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로 공존하는 것을 새로운 극장에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적극 연출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객석의 개념이 정확하지 않은 극장 1, 2층에서 혹은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촬영한 영상들은 대학로극장 쿼드 유튜브채널에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따로 마련한 관객 참여 회차(4월 4~9일)에서는 관객 촬영 영상이 공연영상들과 온라인에 공존할 예정이기도 하다.

적극 연출은 “정작 퍼포머들이 보여주는 행위 자체의 모습이 어떻다기 보다는 보는 사람이 ‘내가 이걸 여기서 봤다’는 자기 시선의 기록”이라며 “앞으로의 연극, 공연에서는 그 자기의 시선 기록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다페르튜토 쿼드 연습장면
새로운 연극, 극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다페르튜토 쿼드’ 연습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그런 의미에서 “생각을 모으고 이를 무대에서 펼쳐 보이는 작업을 좀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적극 연출은 “무대에서 만들어진 내용 보다는 그것을 만들기 위한 하나 하나가 중요했다. 무대에서 보여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마지막 결과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새롭게 열린 극장에서 공연하면서 코로나로 사라져가는 극장의 대안을 찾는 실험이자 “관객 혹은 소비자가 참여하는 과정이 (작품의) 소스가 되는, 관객이 관람자이자 생산활동을 하는 행위자가 되는 것이 중요한 작업이다.”

‘다페르튜토 쿼드’는 각 막의 주제가 되는 재료 그 자체가 아닌, 각 원소의 운동성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그가 주목한 불의 운동성은 “앞 사람들이 공유했던 체계를 넘어뜨리고 새로운 체계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시위 장면, 화염병 등으로 표현되며 “불꽃이라는 요소가 점차 다른 장면들로 변하가는 연출”도 흥미롭다. 적극 연출은 “세대마다 그림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시위는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이어서 불의 운동성을 말하기 적합한 소재였다”고 설명했다.  

 

다페르튜토 쿼드 연습장면
새로운 연극, 극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다페르튜토 쿼드’ 연습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화술이 중요한 장르인 연극이지만 ‘다페르튜토 쿼드’에서는 대사가 아닌 자막으로 처리된다. 이에 대해 적극 연출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화술이 중요한데 제가 제안하는 화술은 거꾸로 ‘문자’다. 지금 시대에 맞는 연극 무대에서의 화술을 문자, 자막으로 제시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음성적인 요소가 아닌 시각적 요소로 활용되는 문자는 “장면들을 압축적이고 쉽게 설명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화술”이다.

“궁극적으로는 대립의 공존 보다는 대립의 일치를 추구합니다.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의 실체가 서로 분리돼 있지 않은 상태죠. 그것이 모든 공연의 요소 그리고 프로세스에 적용 가능한 키워드였어요. 관객들, 퍼포머들에 대한 생각들에 대한 고민을 넘어 새로운 극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작업이면 좋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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