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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한투증권 대표 지난해 연봉이 이복현 금감원장 전 재산 보다 3배 많다...왜?

입력 2023-03-30 09:32 | 신문게재 2023-03-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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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의 지난 한해 연봉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금까지 축적한 재산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문 한투증권 대표의 지난해 연봉은 그 전년의 이연성과급 등까지 포함해 55억원에 이른 반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공직생활 20여 년 동안 모은 재산은 18억6000만원인 것으로 각각 전자공시 및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사항에서 확인됐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최희문 메리츠증권, 이어룡 대신증권 등 상위 증권사 대표(CEO)들은 대부분 지난해 연봉 수준이 증권산업을 감독하는 금감원장의 전 재산 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증권사들이 지난 2021년 호황시절의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막대한 성과급을 챙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국내 증권사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일문 한투증권 대표는 총 55억원 보수로 증권업계 ‘연봉킹’을 차지했다. 

 

한투증권의 2020년 대비 2021년 순이익이 104%나 오르며 연봉 인상률 또한 무려 243%를 기록했다. 그 다음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51억원으로, 같은 기간 회사 순이익이 41% 증가하며 연봉 또한 24% 올랐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도 2022년 37억원,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24억원,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19억원, 김신 SK증권 대표 17억 등의 수준이다.

이는 2021년 성과가 반영된 보수가 지난해 지급된 것이라 게 증권사들 입장이지만 사실상 2022년 순이익이 대부분 급감한 가운데 경영진들의 보수가 급증한 것에 대해 냉랭한 시선이 회사 안팎에서 없는 게 아니다.

실제 2022년 기준 전년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두 곳으로 집계되며 여타 증권사들은 최대 80% 가까운 순손실 감소율을 보였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당기순익 감소율이 63%를 냈으나 정 대표의 2022년 보수가 40억 가까이 올랐다. 미래에셋증권도 작년 기준 당기순익이 44%나 줄었지만 최 대표의 연봉 인상율은 24%에 달한다.

지난해 증권업계는 금리인상과 주가 하락, 신사업 부재 등으로 주식거래가 현저히 떨어지며 살얼음판을 걸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58개 증권사 순이익은 4조5000억원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21년(9조896억원) 대비 50% 급감했다. 여기에 주요 증권사의 현금배당액까지 바닥을 치며 주주들의 근심을 키웠다.

이처럼 회사차원의 ‘곳간’은 줄어드는데, 2022년 기준 증권사 경영진들의 보수가 수십억원이 다반사인 것에 대해 2021년 호실적 성과급과 ‘이연성과급 제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증권사가 그간 저지른 리스크와 실적 급감에 비해 여전히 높은 연봉이 책정된 것 아니냐는 비판은 거세다. 

 

금감원이 증권사 성과급 체계를 들여다보는 것도 이 같은 지적을 십분 감안한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시 자료에 임원의 보수 내역을 통해 특정 연도에 낸 성과 보수를 몇 년에 걸쳐 나눠 받은 것 이연성과급으로 명시는 했으나, 사실 단기 실적일 뿐 성과금 지급 기준은 경영 실적의 지속가능성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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