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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와 은행 대출 금리 인하에 따라 급매물이 소진되고 상승 거래가 늘면서 ‘상승장’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집값 상승 추세는 일부 인기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인기단지들의 경우 급매 소진 이후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해 말 18억원대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 3월 22억원, 지난달 최고 21억7000만원에 각각 매매되고 현재 22억원을 호가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84.6㎡의 경우 연초 16억원 선에 팔리던 것이 현재 호가가 16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올해 초 강남3구와 송파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리고, 시중은행 금리가 하향 안정화 되면서 매수세가 다소나마 유입된 분위기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허용과 생애최초 주택대출 확대, 특례보금자리론 판매 등도 거래 침체에 숨통을 트이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집주인들은 올해 공시가격 인하로 보유세 부담이 줄었고,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도 추진하면서 급매로 급하게 팔겠다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급매물 거래 소진에도 큰 상승 움직임이 없다는 단지들도 적지 않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급매 소진 이후 더 비싼 가격으로는 안사겠다는 매수자와 급할 이유 없다는 매도자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거래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거래가 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금융시장 불안 등 변수가 여전해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국적으로 보면 아직 혼조세라고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경기둔화 리스크에 아직은 평년보다 거래량이 낮아 본격적인 상승장은 무리가 있어도, 가격 조정은 서울 위주로 거의 마무리 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거래량 시장이 회복을 의미할 정도로 많은 상태가 아니”라면서 “지역별 양극화 심화 양성이 지속되면서 수요 있는 지역이나 주택유형의 일부 반등은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지적 상승세에 단기적으로 집값이 1차 바닥을 찍더라도 수요 감소로 다시 가격이 떨어지는 ‘더블딥’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가격이 상승기에 접어들려면 투자 수요가 가세해 거래가 크게 늘어야 하는데, 현재 상태는 일부 생애최초나 갈아타기 수요만 움직여 거래량 증가가 미미하다”며 “금융시장 불안,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있어 올해는 전반적으로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반등한다고 해도 금융시장 이슈에 따라 가격은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며 “매수자들도 조급할 필요없이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