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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추가 원유 감산, 물가 둔화세에 변수될까

입력 2023-06-06 10:39 | 신문게재 2023-06-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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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 1천500원대 눈앞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산유국들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7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하기로 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물가 둔화세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이번 감산 결정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면서도, 향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와 미국의 산유량에 유가의 향방이 달려있다고 예상했다.

6일 국제금융센터,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4일 진행된 OPEC+ 회의에서 사우디가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 사우디의 산유량은 하루당 약 1000만 배럴이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7월 산유량이 하루당 약 900만 배럴로 줄어들 예정이다. 사우디는 감산조치를 7월 한 달간 진행하되 감산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OPEC+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해 합의한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과 올해 4월에 합의한 하루 166만 배럴 감산 등 총 366만 배럴을 감산하고 있다. OPEC+는 연말까지 해당 감산 합의를 유지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사우디가 7월 한 달 동안 100만 배럴 추가 감산한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 할 수 있지만, 7월 이후에도 감산이 연장될 경우에는 시장이 판단하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며 “사우디 입장에선 다음번에도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 감산 연장 카드를 꺼내 유가를 지지하려는 노력을 계속 할 수 있다”고 보았다.

5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가격은 사우디의 감산 결정 등의 영향으로 0.57%(41센트) 상승한 배럴당 72.1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올랐으며, 3일간 상승폭은 5.96%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되고, 미국 원유생산 부진이 심화된다면 사우디 등의 감산 영향과 중첩되면서 국제유가의 상방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예상된다.

오정석 전문위원은 하반기 국제유가의 향방과 관련해 “중국의 수요 회복과 정체되어 있는 미국의 생산이 늘어날지 줄어들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래피디언에너지는 사우디 감산으로 올해 하반기 글로벌 원유수급이 대규모 공급부족을 겪으며 내년 중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을 예상했다. 국제유가 추이는 향후 물가경로에 주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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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전년동월비)로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석유류가 전년동월대비 18% 하락하면서 물가둔화의 주 배경이됐다. 경유가 24%, 휘발유가 16.5%, 자동차용 LPG가 13.1% 하락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23.2%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류 가격뿐만 아니라 원료비 상승을 통해 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박도 커진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류 등을 통해서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원료비 상승으로 다른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진국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감산이 가격상승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심수빈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선진국 경기가 둔화되는 등 수요측 불안이 높기 때문에 감산이 유가 상승을 크게 견인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3분기에는 미국의 이동거리 증가가 반영되고 타이트한 수급여건이 부각되면서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방리크스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지난해처럼 국제유가가 90달러, 100달러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오르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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