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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세 모녀, ‘12조, 이건희 상속세’ 마련하려 4조 이상 대출

삼성전자·삼성생명 주식도 일부 매각

입력 2023-06-06 12:45 | 신문게재 2023-06-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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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지난해 10월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12조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오너 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이 4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 지분도 일부 매각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리움 전 관장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최근 2조원이 넘는 주식담보 대출을 받았다. 홍 전 관장이 1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5170억원, 1900억원이었다.

여기에 기존 대출까지 더하면 세 모녀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총 4조781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은 12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건희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6조원 정도를 납부했으나 앞으로 3년간 추가로 내야 하는 상속세도 6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대출 금리까지 치솟으면서 삼성 오너 일가의 이자 부담도 커졌다. 최근 홍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받은 주식담보 대출의 금리는 5%대로 알려졌다. 2년 전 2%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3%포인트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이로 인해 삼성가 세 모녀가 부담해야 할 대출 이자만 연간 2000억원 이상으로, 연부연납 가산금까지 고려하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내는 이자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들은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부족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계열사 주식까지 처분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기에 매각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홍 전 관장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지분 약 2000만주를, 이부진 사장은 삼성SDS 주식 약 150만주를 팔았다. 이서현 이사장도 보유하고 있던 삼성SDS 주식 300만주 전량과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매각해 상속세를 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삼성가 유족들이 지배력 유지를 위해 무리한 방식을 동원하지는 않는 것”이라고 봤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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