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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뚝딱뚝딱 고장난 장난감이 “짠” 새것처럼…기부 받아 나누는 ‘코끼리공장’

[스타트업] 장난감 리사이클링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

입력 2019-05-22 07:00 | 신문게재 2019-05-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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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소독
코끼리공장 직원이 유치원·어린이집 등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코끼리공장)

 

#1. “이 장난감이 버려지면 미세플라스틱도 만들어내고, 환경을 오염시켰을 텐데...코끼리공장 아저씨가 고치고, 수리해서 다른 친구가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전해준데. 몇 번이고 더 사용할 수 있어.” 엄마의 말에 아이는 “예쁘게 고쳐서 좋은 친구 만나야 해~”라며 정든 장난감과 이별한다.

 

#2. “다른 아이들은 차고 넘치고 다 가지고 있는 장난감을 가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지역 저소득 가정에 수리된 장난감을 전해줄 때면 상대적 박탈감만이라도 줄여줄 수 있어 전달해주는 저도 행복합니다.” 말끔히 수리된 장난감을 대신 전해주는 날이면 담당 공무원은 마치 크리스마스 산타가 된 듯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고장난 장난감 수리·소독해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선순환 기업 

 

취약계층 전달
취약계층에 전달될 수리된 장난감들이 모여있다.(사진제공=코끼리공장)

 

장난감이 선순환되고 있다. 낡고 부러지고 고장난 장난감이 감쪽같이 새것처럼 “짠”하고 수리되면,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깨끗이 소독까지 완료 후 전달된다. 착한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이 하는 일이다.

“울산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 근무할 때 장난감이 너무 쉽게 고장 나고 고쳐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 키우는 가정 모두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죠. 장난감이 버려지면 폐기물로 버려져 환경을 오염시키고 아동기관 운영비나 아이가 있는 가정의 양육비까지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요. 반면 취약계층 영유아들은 안타깝게도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장난감이 없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채진 대표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사진제공=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가 코끼리공장을 창업한 이유다. 이 대표는 아동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울산시육아종합지원센터와 울산 남구육아종합지원센터 근무를 하면서 어린이집 교사교육, 어린이집 원장교육, 장난감 대여관 관리 등 0~7세 아동의 양육을 돕는 일을 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고장난 장난감을 수리하고 순환하는 일을 하면서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이런 장난감을 전달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결국 지난 2014년 8월에 지금의 코끼리공장을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선한 마음으로 창업했지만, 이 대표의 마음에는 더 많은 장난감을 수리·순환하고픈 욕심이 있었다. 장난감을 수리할 수 있는 공간, 소독하는 도구, 숙달된 인력 등이 필요했다. 효율적이고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더구나 봉사단체에서 회사로 성장하는 입장에서 매출이 적어 어려움이 많았다.

 

장난감수리단
아빠 장난감 수리단원들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코끼리공장)

 

“창업 초기에 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사업과 기업의 소셜 스타트업 지원, 금융권 대출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지금은 함께하는 직원들이 힘을 모으고 아껴서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어요. 사람관리, 매출 증대 등 아직도 어려운 점이 많지만 문제 해결을 하다 보면 성과가 나타나고 회사가 성장하기에 노력하고 있지요. 더 많은 아이를 돕자는 미션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지금까지의 어려움을 극복해낸 비결인 것 같아요.”


◇전문시스템으로 어린이 시설 소독하며 매출 증대… “장난감 순환 플랫폼 구축이 목표”

 

수리사진
청년 장난감 수리단 봉사자가 고장난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코끼리공장)

 

코끼리공장의 매출은 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소독하는 일에서 발생한다. 장난감, 교구 등 아동 물품과 보육실, 놀이방 내에 부유중인 세균을 소독해 공간과 공기질 개선으로 아이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실외 공간에 있는 차량, 모래 매트 등도 살균 소독의 대상이다. 코끼리공장 소독 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KFDA, 미국 FDA에서 식품첨가물 인증을 받아 아이들에게 안전하다. 화장실 세면대, 조리대 등의 표면에 있는 각종 유해균도 140도 이상의 고온으로 멸균해 더욱더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코끼리공장의 일 년 매출은 약 3억원 정도. 주 수입이 월 정기 서비스 계약이라 매출이 들쭉날쭉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오히려 매출은 점점 증가하고, 사업이 안정화 되고 있다고 한다. 장난감 수리와 위생관리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진흥원 인증기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정부와 기업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현재 직원은 11명에 자원봉사자도 16명에 이른다.

 

장난감수리
고장난 장난감을 분해해서 고치고 확인하는 모습(사진제공=장난감공장)

 

마지막으로 앞으로 목표나 계획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이 대표의 대답은 코끼리공장의 앞날을 잘 보여준다.

“더 많은 장난감을 수리하고 순환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해요. 부모와 아이들이 쉽고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장난감 순환 플랫폼이죠. 장난감을 수리받으면서, 장난감을 기부할 수 있고, 장난감을 기부하면서 필요한 다른 장난감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장난감 순환 문화인 것이죠. 결국 온·오프 장난감 순환 플랫폼이 조화되면서 환경보호와 많은 아이를 도울 수 있었으면 해요. 그리고 최근에 아프리카 난민 아이에게 장난감을 전달했을 때 전해 들은 얘기가 가슴에 남아요.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너무 외롭고 슬프다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기부받은 장난감과 인형을 친구로 대하면서 힘내겠다. 고맙다는 내용이었어요. 코끼리공장이 더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입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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