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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동네 세탁소가 어엿한 기업으로…사회·환경 생각하는 회사 될래요"

[스타트업] 직원 60% 취약계층으로 구성…세탁 서비스 전문 사회적기업 '정성기업' 홍경수 대표

입력 2020-09-16 07:00 | 신문게재 2020-09-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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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수 정성기업 대표님(0911)
홍경수 정성기업 대표. (사진제공=정성기업)

 

“그냥 일하면서 지내왔던 것 같은데, 동네 세탁소가 어엿한 기업이 됐습니다.”

 

제주도에 소재를 두고 있는 ‘정성기업’은 친환경 세제를 활용해 현지 호텔과 연수원 등 대형 숙박업소의 침구와 작업복 등의 세탁 용역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015년 직원 5명의 작은 임대상가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 5년 만에 직원 수가 4배 늘고 자가 건물을 세울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함께 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지원사업 2차 기업으로 선정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홍경수 정성기업 대표에게 회사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정성기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2015년 1월 1일 법인을 설립한 6년 차 세탁 업체로, 화학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를 직접 제조해 세탁하고 있다. 주요 고객들은 제주도의 호텔, 연수원 등 대형 사업장들로, 직원의 60%가 다문화가정 등 취약 계층으로 구성돼 있다. 처음에는 평범한 세탁소로 사업을 시작했다. 남편과 결혼하면서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는 작게나마 자기 사업을 하고 싶었다. 남편이 대학 다닐 때부터 세탁 업체에서 아르바이트해 이 업종을 경험한 게 사업 시작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렇게 일반 세탁소를 운영하다가, 일반 손님 대상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대형 사업장을 거래처로 한 정성기업을 창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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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기업은 제주도 내 호텔과 연수원 등 대형 시설의 침구와 작업복 등 세탁 용역을 전문으로 한다. (사진제공=정성기업)

 

-정성기업과 타 세탁 업체와의 차이점은.

“아무래도 호텔 등 대형 업체들과의 거래가 늘어나다 보니 주로 취급하는 세탁물도 일반 옷감과는 다른 침구와 작업복 등이 대부분이다. 특히 그중 70%를 차지하는 린넨 소재는 대부분 하얀색이라 아주 작은 오점이 있어도 클레임이 걸린다. 이를 위해 세탁에 대한 공부와 연구에도 게을리하지 않고, 세제 역시 기존 화학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직접 제조한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옷감의 변형과 수축이 일어나지 않아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세탁물 수거부터 납품까지 꼼꼼한 검수를 통해 거래처에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도 거래처와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거래처가 늘어나고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도 더 고용하고 회사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지인 중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어 조언을 받고,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해 컨설팅해주는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그곳을 찾아가 서류 준비를 시작했다. 다소 긴 작업이었지만,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꼼꼼하게 준비해 법인 설립 6개월만인 2015년 7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고, 2년만인 2017년 6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사회적기업이 되자, 많은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JDC가 진행하는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 2차 기업에 선정되며 경영전략 컨설팅을 받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건물을 신축해 친환경 세탁을 위한 최신 기계 설비 구축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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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기업 직원들이 작업 중이다. (사진제공=정성기업)

 

-이주여성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는 있는가.

“처음부터 큰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회사를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지인을 통해 베트남 결혼 이민자를 알게 돼 고용했는데, 그 직원을 통해 입소문을 타서 이민자 직원들이 늘어나게 됐다. 요즘은 구직자도 회사를 구하기 힘들지만, 회사도 직원을 구하기 힘들다. 우리는 그 직원 덕분에 고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흥부가 제비를 돌봐주고 행운을 얻은 것처럼 우리 역시 지금까지 그 직원 덕에 지금까지 고용의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 같다. 창업하고 사업을 이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살면서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것이 사업의 아이템과 노하우가 된다는 점이다. 사회적기업을 시작하면서 전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에게 도움을 받은 것도 그렇고, 관련 서류를 준비할 때는 직장 시절 경험한 행정 업무가 큰 도움이 됐다. 결국 모든 일이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80%가 줄어든 어려운 시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러 곳에서 보내주는 응원과 조언 한마디가 큰 힘이 되고 도움이 된다. 특히 직원들이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져 올 때면 감동이 크다. 직원들을 대할 때마다 ‘사람이 답이다’라는 말을 늘 생각한다. 직원과 마음을 나누며 그들에게 삶의 행복을 줄 수 있는 기업을 이끌어 나가고 싶다.”


-정성기업의 향후 목표가 궁금하다.

“물론 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 증가다. 매출이 향상돼야 직원들에게도 더 좋은 복지를 제공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공장의 설비나 기계를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해 결혼 이민자나 고령자,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포함한 누구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세탁물의 양과 세제의 양, 완제품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서비스를 자동화할 계획이다. 또 사회적기업으로서 공정 설비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폐수를 최소화해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독거노인이나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친환경 세탁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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