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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AI 기반 영문교정 서비스, 영어권 국가 역수출하죠"

[스타트업] 영문교정 자동화 솔루션 개발 '워드바이스'
이종환 워드바이스 대표 "콘텐츠가 영어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해 드립니다"
전문가·AI 활용해 '프리미엄' 교정

입력 2022-01-12 07:00 | 신문게재 2022-01-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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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영문 교정 서비스를 영어 종주국에 역수출하는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워드바이스’에 대한 이야기다.

 

워드바이스는 영문 교정 서비스를 224개 국가에 제공하는 크라우드 소싱 기반 플랫폼이다. 이 회사는 500명 이상의 석박사급 원어민 교정 전문가를 운용하고 있으며, 매월 수백 명 이상이 에디터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는 영미권 대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을 겨냥해 번역 업체 또는 유학원 중심으로 교정 서비스가 난립하는 양상이다. 워드바이스 또한 해외 대학 진학용 에세이 교정 서비스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학술 논문 교정 의뢰가 90% 가량이다. 

 

이 회사가 기존 타깃 이상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문법 및 오탈자 교정 등 기본을 넘어 글의 분야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어휘를 추천하고 문체와 톤까지 맞춰 주는 ‘디테일’ 덕분이다. 

 

게다가 여타 국내 교정 서비스 업체들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원어민 강사를 기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워드바이스는 에디터의 99% 이상이 영미권 국가에서 교정 경력이 있는 등 전문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이종환 워드바이스 대표의 뼈저린 경험이 녹아 있다. 이종환 대표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영어 글쓰기를 못해 A 맞을 것을 B로 받았다”라며 “현지 온라인 영문 교정 서비스도 써 봤으나 가격이 비싼 데 비해 전문성과 품질은 떨어지더라”라고 말했다. 유학 시절에 겪었던 불편이 고스란히 창업 아이디어가 된 셈이다.

연구 실적을 쌓아야 하는 교수들 사이에서 워드바이스의 ‘에세이 리뷰’가 입소문을 타면서, 워드바이스는 B2B(기업 간 거래)를 확대하게 됐다. 논문 투고 전 교정은 의무로, 통상적으로 대학이 논문 교정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워드바이스는 현재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 국내 대학들을 비롯해 국회와 서울시 같은 공공 기관과 다수 의료 기관까지 70개 이상 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대만·사우디아라비아·일본 대학들과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관 등도 워드바이스의 고객이다.

이를 기반으로 워드바이스는 국내외 교정 사업 매출액 5위권 내 기업으로 올라섰다. 특히 회사는 지난 2015년 창립 이후 2020년부터 가파르게 성장해 작년에는 연간 매출액 43억원을 찍었다. 이는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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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워드바이스 대표 (사진 제공=워드바이스)

 

◇IT 기술 접목으로 수익성 극대화

워드바이스의 성장 비결은 IT 기술이다.

워드바이스 또한 다른 교정 서비스 업체들처럼 고객과 교정 전문가를 중개해 수익을 얻는 구조지만, 선제적으로 빅데이터·인공지능(AI)·자동화 기술을 도입했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우선 이 대표는 헤지 펀드 트레이더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워드바이스의 시스템을 자동화했다. 그는 “자동 매매를 하면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다뤘다”라며, 에세이 리뷰도 매칭과 시간이 관건이라는 점에서 퀀트 트레이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교정 서비스 역시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므로, 주문은 높은 가격에 받고 에디터는 낮은 가격으로 운용해 큰 차액을 얻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표는 “자동화는 단어 누락을 줄이는 등 서비스 품질 개선에 용이하다”라며 “투자업에 종사할 때에도 자동화 덕분에 단 2명이서 교정 전문가 중개 사업을 병행하는 것이 가능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자동화는 획기적인 비용·시간 절감 효과로 이어졌다. 경쟁사에서 600여 명의 수작업으로 수행하는 일이 30명 남짓한 인력으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견적 내기부터 주문 관리와 에디터 연결, 결과물 납기 등까지 교정 서비스 전반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사실상 워드바이스가 국내 최초다. 여태 교정·번역 업계에 자동화 시도가 없었느냐는 물음에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업계 자체가 영세하다 보니 IT에 투자를 안 한다는 것이다. 워드바이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정 서비스 업체들이 견적 등을 수기로 받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워드바이스는 고객이 주로 쓰는 글의 분야와 어떠한 성향의 에디터를 선호하는지, 에디터의 시간당 단어 처리 능력 등을 데이터화하고 있다. 이를 이 대표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원리”라고 비유하면서, “(에디터에 대한) 고객 리뷰와 내부 평가에도 빅데이터를 적용해 고급 인력을 가려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데이터화와 자동화로 고객·에디터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과 관련해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워드바이스는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0년 하반기에 정부가 지원하는 ‘AI 바우처 지원 사업’의 수요 기업으로 선정, 협약을 체결했으며 ‘2020년도 중기부 창업 도약 패키지 지원 사업’ 1위 기업에도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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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바이스 AI’의 자동 영문 교정 (자료 제공=워드바이스)

 

◇구독형 ‘AI 교정’ 서비스 출시… ‘제2의 그래머리’ 노린다

워드바이스는 이제 신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로 딥 러닝 기반의 AI 영문 교정을 월 2만원~3만원 수준의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워드바이스 AI’다. 이는 최근 신규 투자로 기업 가치가 16조원에 달하는 미국 자동 영문 교정 서비스 업체 그래머리의 AI 교정 솔루션을 벤치마킹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워드바이스 AI는 아직 베타 서비스지만 론칭 서너 달 만에 2회 이상 이용 고객만 2만여 명 확보했다.

워드바이스는 이 서비스를 통해 교수·영어권 유학생·해외 진출 기업 중심의 고객층을 중고등학생으로 확장하는 한편, 200개 이상 국가에 론칭해 월 매출 14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성수기인 지난달의 두 배 수준으로, 이 대표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중장기적로는 일본과 중국에도 법인을 설립, 현지 인력을 고용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결국은 콘텐츠가 중요한데, 자신만의 이야기나 훌륭한 연구 실적이 있어도 때로 영어가 장애물이 되곤 한다”라며 “고객들이 본연의 콘텐츠에 집중하고 언어 장벽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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