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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스크린으로 간 ‘오디션 끝판왕’ 기프트 “절실할 때 기회가 왔어요”

입력 2021-03-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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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기프트 프로필 1
밴드 기프트 (사진제공=록스타뮤직)


3인조 밴드 기프트는 ‘오디션 끝판왕’으로 통한다. 2016년 팀 결성 후 부천 전국 버스킹 대회, 야마하 아시안비트 인 도쿄, KBS 올댓뮤직X인디스땅스, 뮤지스땅스 등 크고 작은 오디션을 모조리 휩쓸었다.

2019년 방송된 JTBC ‘슈퍼밴드’에서는 보컬 이주혁이 속한 팀 루시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1월 종영한 Mnet ‘포커스’에서도 2위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단독공연이 매진되면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는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밴드의 발목을 잡았다. 대중문화계 모든 공연이 멈췄던 기간, 기프트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공연 외에는 개인레슨이 주수입원인데 지난해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차에 기름 넣을 돈이 없어서 코로나 핑계를 대고 모임에 나가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금전적으로 힘들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 위축될 것 같았거든요.”(김형우)

드럼의 정휘겸은 군 제대 후 본가로 들어갔고 보컬 이주혁 역시 저작권료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며 버텼다. 무엇보다 대중과 만나는 무대가 사라졌다는 절망감이 이들을 덮쳤다. 우울한 정서가 지배하던 지난해 11월, 인디 뮤지션 지원 사업 ‘튠업’을 진행하는 CJ문화재단으로부터 받은 전화 한 통은 이들에게 한줄기 빛이 됐다. 밴드의 공연을 스크린으로 펼치는 ‘아지트 라이브 프리미엄’ 주인공으로 이들이 선정되면서부터다.

“오디션 상금으로 앨범을 제작하고 싶어서 대한민국의 웬만한 경연은 모조리 참가했어요. 그런데 유일하게 떨어진 곳이 ‘튠업’이었어요. 그 튠업을 지원하는 CJ문화재단에서, 그것도 새소년이란 걸출한 팀과 함께 저희를 뽑았다는 소식에 귀를 의심했죠.”(이주혁)

‘아지트 라이브 프리미엄’은 콘서트를 영화화한 콘텐츠로 코로나 시대 ‘뉴노멀’이 된 온라인 콘서트를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다. 기프트는 숲으로 꾸민 스튜디오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잔잔히 전한다. 푸른 숲 속에서 옐로우 톤 의상을 입은 멤버들의 모습에서 추운 겨울 움츠린 꽃잎이 따뜻한 봄을 맞아 개화하는 느낌을 준다.

“지난해 싱글과 팬송을 발표했지만 활동을 할 수 없어 멤버들 모두 침체돼 있었어요. 그런데 대형 스크린으로 저희가 공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다시금 출사표를 던지는 기분이었죠.”(김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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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기프트 (사진제공=록스타뮤직)

 


기프트는 ‘아지트 라이브 프리미엄’의 기세를 몰아 지난 16일 미니앨범 ‘넌 나에게’도 발표했다. 타이틀곡 ‘넌 나에게’를 비롯, ‘그런 사람’, ‘하늘 바람 별 그리고 여행’, 지난 2월에 발매되었던 ‘좋은 꿈일 것 같아’까지 총 4곡이 수록됐다. ‘우는 아이’ 작품으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류영봉 작가가 참여한 앨범 표지는 기분 좋은 따뜻함을 안긴다.

“지난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시기에 썼던 곡들이에요. 지금까지 주로 우울한 곡들을 들려드렸다면 이제는 따뜻한 봄을 맞아 팬들에게 직설적인 위로를 전하고 싶었어요.”(이주혁)

타이틀곡 ‘넌 나에게’는 향후 OST에 도전하고픈 마음에 쓴 곡이라며 농을 던졌다. ‘그런 사람’은 포크 경연 프로그램인 Mnet ‘포커스’에 출연한 뒤 신세대적인 포크송을 들려주기 위해 쓴 곡이다. ‘하늘 바람 별 그리고 여행’은 팬데믹으로 멈춘 여행의 소중함을 그리는 곡. 멤버들은 “셋이 함께 여행을 다녀온 게 까마득하다”며 “드라이브송으로 제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프트의 음악은 다소 단조롭다’는 그간의 지적에서도 탈피하기 위해 곡 구성도 한층 다채롭게 꾸몄다. 이주혁은 “형우는 일본 록을 좋아하고 휘겸 형은 아이슬란드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정규앨범은 더욱 스펙트럼이 넓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프트는 과거 홍대 인디밴드들과 달리 대중에게 자신들을 알리는데 주저함이 없다. ‘슈퍼밴드’에 이어 ‘포커스’에 출연한 것도 대중과 접점을 찾기 위한 일환이다. ‘슈퍼밴드’ 방송 당시 드럼의 정휘겸이 군복무 중이었던 터라 ‘포커스’에서 세 사람이 함께 무대를 만들 때는 전우애가 샘솟았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두 프로그램 모두 밴드 넬의 리드보컬 김종완을 심사위원으로 만났다. 김형우는 “어린 시절부터 넬의 음악을 듣고 자랐고 내가 동경하는 삶을 사는 선배들을 직접 만나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기프트도 넬처럼 장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포커스’에서 만난 박학기도 기프트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기프트는 인터뷰 당일 박학기의 초대로 교통방송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주혁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배들 앞에서 인정받으면 뿌듯함을 느낀다”며 “선배들도 너희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보습을 보여주라고 조언해주셨다. 차후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또 오디션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라면 기프트는 올해 일본에서 K-록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어야 했다. 당초 일본에서 앨범 활동계약을 맺었지만 팬데믹으로 결국 계약이 취소됐다. 그러나 기프트는 올해도 스스로 무대를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팬들에게 정말 크게 감사함을 느꼈어요. 8~9개월 동안 공백이 있었는데 팬들이 편지로, 댓글로 많은 응원을 전했죠. 요즘처럼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이런 격려를 받을 수 있다니, 아티스트도 팬들에게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죠. 저희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팬들과 친화적인 그룹으로 남고 싶어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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