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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염승환 이베스트證 이사 “우보천리, 일상도 투자도 꾸준히 정진해야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염승환 이베스트證 이사

입력 2021-09-13 07:00 | 신문게재 2021-09-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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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여의도에서 증권사 이사라는 직함보다 개인투자자들이 붙여준 ‘염블리’라는 별명이 더 좋다는 그를 만났다. 매일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다양한 증권 방송에 고정 출연하며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서 늦잠을 자고 나온 것 같은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일과 삶의 균형을 잡는 비결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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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 개인투자자, 특히 ‘주린이’들에게 인기가 많더라.

“방송을 들은 투자자로부터 희망을 가졌고 우울증이 없어졌다는 얘길 들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주식에 대한 얘기가 우울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웃음). 재밌는 내용도 아니잖나. 그저 알고 있는 노하우 총동원해서 알려줬을 뿐이다. 그런데 방송 보면서 정보를 얻고 공부도 하고 투자했더니 수익도 나고 집중할 대상이 생겼다는 거다. 재미를 떠나서 우울증에 빠질 시간이 없다고. 그 얘기 들으면서 정말 감사했고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다.”


- 새벽 3시 반에 기상한다고 들었는데….

“매일 그렇게 못 일어난다(웃음). 예전엔 밤 12시 넘어서 잤다. 방송 준비도 하고 공부도 해야 되니까. 그리고 오전 5시쯤 일어났는데 너무 졸리고 효율도 떨어지더라. 그래서 차라리 일찍 자자로 바꿨다. 밤 10시쯤 자서 3시반이나 늦어도 4시엔 일어난다. 처음엔 못 일어나겠더라. 그런데 습관이 되니까 오히려 집중이 잘된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준비할 것들, 저녁에 못한 것들 마무리하고 방송 나가는 스케줄이 많으니까 회사에 와서도 계속 준비한다. 주중에는 증권사들 기업분석이나 사업분석 보고서도 살펴보고, 저녁엔 집에 와서 읽어보거나 내용이 많으면 주말에 몰아서 보기도 한다. 그렇게 보고서들을 읽고 나면 산업에 대해 정리가 되고, 어느 섹터에 대해서도 되겠다 안되겠다 판단이 선다. 이렇게 공부하는 과정이 수고스럽더라도 습관을 들이면 평생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


- 일에만 매진하면 집에서 싫어할 것 같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별로 안 바빴다. 주말에는 딸한테 요리도 해줬다. 그런데 지난해 8월부터 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면서 내가 아는 걸 전달해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두 달 지나니까 지상파 방송에서도 연락이 오고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더라. 출판사에서도 책 쓰자고 연락이 왔다. 주식시장이 활황이어서 바쁘기도 했지만 주말에도 책을 쓰고 하다 보니 집에서 일만 한다고 짜증내더라. 맨날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아빠 뒤통수밖에 못 본다고. 전에 딸한테 약속한 게 있었다. 책 인세 나오면 1% 준다고. 그런데 올해 1월에 책이 나왔는데 베스트셀러가 됐다. 1%가 작은 돈이 아니더라. 약속했으니 주긴 줬다. 그 후로는 집에서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바빠도 괜찮다면서 책 더 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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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에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된 책 '주린이가 가장 알고싶은 최다질문 TOP77'

 

 

- 일이나 생활에서 좌우명이 있나.

“우보천리 마보십리(牛步千里 馬步十里)다. 소걸음은 느리지만 천리를 가고 말의 걸음은 빠르지만 십리도 못 간다. 느리지만 단단하고 꾸준히 정진하면 성공하게 된다는 의미다. 예전에 주식투자할 때 체감했다. 남보다 먼저 정보를 알고 빨리 빨리 대응하면 수익도 많이 날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성과가 좋진 않더라. 기업가치라는 게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지는 게 아니다. 서서히 변화하면서 기업이 어떤 비전을 제시하거나 그 비전대로 움직여줬을 때 그런 게 서서히 주가에 반영되다가 어느 날 급등하는 거다. 오랫동안 투자한 사람들이 그 수익을 본다. 본인이 천천히 분석해서 기업가치를 보고 좋은 기업들에 천천히 스텝을 밟으면서 장기간 투자하면 웬만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


- 힘들었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을 때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주식시장이 그냥 허무하게 붕괴되었을 땐 정말 힘들었다. 지수가 하루에 10%씩 폭락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공포가 모든 것을 짓눌렀다는 점에서 둘 다 비슷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양적완화로 주가가 다시 회복됐다는 점도 유사했다. 그때 느꼈던 것은 글로벌 경제가 절대 파국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과 외부변수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은 위기 후 시장이 반등할 때 압도적인 수익률을 낸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큰 경험을 하면서 그 다음에 코로나19 위기가 왔을 때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투자자들에게 장기투자를 권유했던 기업들이 큰 상승을 해주었을 때는 보람도 느꼈다. 앞으로도 이런 위기는 또 올 수 있다. 그럴 때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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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 투자자들이 지켰으면 하는 투자 원칙은.


“남들이 같은 곳을 바라볼 때 소외된 곳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모두가 똑같은 곳을 보면 주가는 이미 반영이 돼 있더라. 주가는 뭔가 기대 안했던 게 나오면 급등하거나 급락한다. 다 알면 이미 반영돼 있고 반영한 상태에선 움직이지 않는다. 남들보다 수익을 많이 내려면 남이 모르거나 안 보는데서 기회를 찾을 줄 알아야 된다.”


- 차기 정부에서 추진했으면 하는 금융정책이 있다면.


“한국이 가진 경제체력에 비해 주식시장은 아직 그만큼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신흥국지수에 편입돼 있는데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신흥국 지수보다 추종 자금규모도 훨씬 크고 장기자금도 많이 들어오게 된다. 선진지수에 들어가려면 우리 외환시장을 개방해야 된다더라. 우리나라는 (역내 외환시장이) 오후 3시반이면 장이 끝나니까. 차기정부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주었으면 한다. 또 주식투자도 2023년부터 5000만 원 이상 수익이 나면 그 초과분에 대해 양도세(20~25%)가 부과되는데 장기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세제혜택을 주면 좋겠다. 장기투자 문화가 확산되면 증시 변동성도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자사주 배당에도 인색한데 배당을 확대해주는 기업에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도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 주식시장이 하락한다면 언제쯤일까.

“2023년부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 같긴 한데 2% 올라갈 때까지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이상으로 갔을 땐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고 그렇더라도 금리를 올리는 것 자체가 무조건 악재는 아닌 것 같다. 실제 미국 금리가 2%까지 갔을 때 그때의 경제체력과 기업들의 이익 전망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금리 레벨이 높고 투자사이클이 끝나서 재고가 쌓이기 시작할 때 그게 과잉재고가 되고 수요가 꺾이고 기업들의 이익이 부러지는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최소 2년은 그 정도로 걱정할 장이 나올 것 같진 않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 Who is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에 2005년 입사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강의 활동을 주로 해왔다. 2009년부터는 케이블 방송 채널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8월부터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은 여러 지상파 채널에 고정 패널로도 출연 중이다. 방송에서는 오전시황, 마감시황, 주간시황, 이슈체크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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