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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내년 집값, 콕 찝어 '상승'…2021년 '정점'아니란 얘기예요"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입력 2021-11-15 07:00 | 신문게재 2021-11-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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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집값요? 당분간 집값 하락은 어려우니 ‘하락하면 사야지’라는 생각은 안하는 게 좋아요.”

 

이은형(46)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관련 이슈가 터질 때 마다 하루에 많게는 50~60개, 적게는 20~30개 매체에 그의 부동산 전망이 올라온다. 그의 부동산 전망은 대체로 직설적이고 냉철하다. 부동산 정책 등 주요 현안이 떠오를 때 마다 콕 찝어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한다. 그가 내놓는 전망도 하나같이 콕 맞아 떨어진다. 비결이 뭘까. 

 

그는 단순하게 “시간 흐름에 순응하며 살다보니 지금이 됐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콕 찝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게 된 것은 “어쩌다”가 아니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 데이터 통계로만 이뤄진 것도 아니다. 그간의 그의 현장 경험 등이 축적됐다. 그는 현장을 발로 뛰고 다양한 업계 관계자와의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정보를 습득해오며 역량을 쌓아왔다.

“건설·부동산은 교과서처럼 시험범위와 정답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그간 남들이 겪지 못한 다양한 분야의 전공과 경험을 가졌다는 것이 도움이 됐죠.”

이 책임연구원은 전공분야도 다양하다. 대학에서 경영학·건축공학·국제학·문화예술학을 전공한 그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현재 건설·부동산·문화·도시재생 전문가로 활동중이다. 쉽게 말해 그가 하는 일은 건설·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연구를 하는 연구자다.

그가 지금의 건설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한 계기는 그만의 틈새 전략이 통해서 였다. “2010년 대 초반 대학원에서 문화예술학 박사과정을 밟았죠. 당시 새로운 분야로 비전공자가 많았어요. 틈새를 노리고 시작했는데 오히려 좋은 기회로 다가왔죠.”

건설·부동산 시장에서 문화예술학 전공을 주요 경력으로 평가한 지자체로 부터 경관, 도시계획, 디자인 등의 심의위원으로 위촉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도 건축 심의를 많이 해왔어요. 건축 심의는 건축, 설계, 조경 등 각 파트별로 나눠 심의를 하게 되는데, 당시 경관위원회 위원으로 위촉이 되면서 이른 나이부터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죠. 대체로 심의위원들은 업계에서 자명한 건설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어 심의에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노하우가 생기고, 깊이가 생기게 돼죠.”

이른 나이 심의위원으로 위촉된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다른 심의위원들에 비해 나이도, 경력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스스로 현장을 찾아 발로 뛰고 더 많은 관계자들을 만나고 연구를 했다.

“큰 건물을 지을 때 지자체 등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심의와 자문과정에서 사업에 있어 개발호재가 있는지, 향후 효과가 있는지, 사업 추진절차 등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해 현장을 발로 뛰어다녔어요.”

그렇게 몰두하다 보니 그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여러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서 잇따른 자문을 구해왔다. 각 지자체별 경관위원회 위원은 물론 공인중개사 시험출제위원, 건축위원회 위원, 국토교통부 중앙산업단지계획 심의위원, 서울시 명예 하도급 호민관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는 산업 전망에는 ‘정성분석’과 ‘정량분석’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식으로 얘기하면 ‘기본적·기술적 분석’이다. 어느 한쪽이 우위라는 것이 아니라 양쪽이 모두 필요하단 얘기다. 그런데 최근 20~50년 데이터를 보더라도 정량분석(기술적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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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박근혜 정부는 임기를 못 채우고 중도에 교체됐고, 새 정부는 ‘건설=토건족=적폐’라면서 사회간접자본(SOC)투자를 줄이겠다며 2년간 그렇게 했죠. 그런데 3년차부터는 건설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돌아섰고, 코로나 사태를 맞아서는 아예 대놓고 건설투자 확대를 표명했습니다. 지금은 주택공급폭탄에 광역교통망 등의 개발호재까지 깔리고 표명된 상황이죠. 이것을 과거 데이터로 어떻게 예측합니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성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흔히 얘기하는 현장을 발로 뛰고, 다양한 업계관계자 등과 끊임없는 교류를 통한 정보습득이 있어야 전망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의 전문가적 가치는 모두가 위기론을 강조할 때 더 부각됐다.

2019년 당시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로 반전하면서 건설업 위기론이 고개를 들 때 그는 오히려 3~4년간 악화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론했고, 2020년 2월 경 코로나가 부각되면서 또 다시 건설업 위기론이 떠올랐는데 이때 당시 유일하게 정부 주도 공공부문의 건설투자가 늘어 향후 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실제 2020년 건설수주 194조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월 코로나 사태로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꺾이고 장기적으로는 침체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될 당시도, 그는 ‘메르스 등의 전염병 사태 이후로 국내 방역체계가 개선돼 코로나 사망자가 크지 않을 것’이란 근거로, 부동산가격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유일하게 강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2021년 집값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제시했는데, 현시점에서 보면 이유들이 적중한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빠진 공급 대책, 세금으로 집값 못 잡는다, 임대차법 부작용으로 전·월세시장 혼란 지속은 불가피 할 것’이라는 등의 상승 원인을 콕 찝어 분석했다.

그렇다면 2022년 그의 부동산 전망은 어떨까.

콕 찝어 얘기하자면 그의 전망은 ‘상승’이다. 그는 내년 대선결과에 관계없이 집값이 상승한다는 큰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 세법이나 임대차법 등이 수정될 여지는 있지만, 노후도심개발이나 GTX 같은 주요 개발호재가 취소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 핵심사안이다.

“일각에서는 주택경기순환주기를 내세우며 2021년이 정점이고 2022년부터 부동산시장이 안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는데, 이들의 논리는 과거에 비슷한 패턴이 있었다는 것에 근거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환경요인이 다르다는 것에 허점이 있죠. 즉 2021년은 정점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지난 몇 년간 2030 세대의 주택매수가 적지 않았고 그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과거엔 신혼부부가 일단 전세로 살다가 자금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자는 인식이 컸지만, 지금은 처음부터 집 사야 한다는 인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공급부족의 원인도 이런 인식의 변화에서 크게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런 분위기 속 주택공급이 여전히 어렵다는 점도 상승을 부추기는 이유라고 한다. “여러 사안들이 꼬여 가시화 된 이 같은 현황을 해결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실질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건설업도 주택시장의 호조,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을 포함한 정부의 주택공급확대, 재개발·재건축 같은 정비사업 활성화 등이 더해져 호조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람을 다재다능인이라고 해야 할까. 부동산 전망에 대해 얘기할 때는 아주 진지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얘기할 땐 표정이 천진난만하다. 조주기능사부터 호텔관리사 자격증, 수렵면허까지 다양하게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선 제가 엄청나게 바쁜 사람으로 오해하는데, 제 견해가 필요하신 분들은 처음이더라도 부담없이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사람이죠.” 그런 그가 바라는 점도 소박하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한국사회 필요한 의견을 내고 싶다고 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해야 하죠. 투명한 사회를 위해서 입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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