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42번가’ 빌리 로러 역의 에녹.(사진=오지훈 인턴기자) |
“부럽다 야!” “다행이다 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10월 8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 빌리 로러로 출연 중인 에녹은 ‘쓰릴미’를 함께 했던 정동화에 이 두 마디로 안부를 전했다.
“부럽다 야!”는 현재 정동화가 연기하고 있는 뮤지컬 ‘사의찬미’(10월 29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김우진 역이 너무 하고 싶었다는 부러움의 표현이고 “다행이다 야!”는 일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던 데서 벗어난 동생에 대한 제법 살가운 안도였다.
상대방의 이름을 듣자마자 약속이나 한 듯 ‘조강지처 페어 녹꽃’이라고 한목소리를 낸 두 사람은 ‘쓰릴미’ 10주년 공연 당시 단 5회 특별공연으로 관객을 만나며 사랑받았다.
'쓰릴미'에서 그와 나로 호흡을 맞췄던 에녹(왼쪽)과 정동화.(사진제공=달컴퍼니) |
“김우진은 너무 하고 싶었던 역이에요. 그래서 정동화 배우에게 질투가 나요. ‘쓰릴미’를 할 때는 행복했죠. 워낙 잘하는 배우니까요. 좀 걱정이 됐던 건 너무 열일을 하는데다 한번 일을 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내는 배우가 또 정동화거든요.”
‘쓰릴미’로 호흡을 맞추던 당시에도 늘 정동화의 건강 걱정을 많이도 했다는 에녹은 “그러니까 일 좀 줄이고! 제발! 건강 좀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소리를 늘어놓는다.
“지금도 걱정 많이 되니까…아무리 나이가 어리더라도 건강 좀 챙겨라.”
은근하게 걱정을 전한 에녹은 “정동화 배우가 정욱진 배우를 괴롭힌 거에 비하면 저는 새발의 피”였다면서도 “맞은 덴 괜찮은지 한번 물어봐주세요”란다.
“지금은 괜찮아요. (에)녹이 형이랑 ‘쓰릴미’ 공연할 때 가슴 근육이 찢어졌었거든요. 저도 녹이 형의 센 그가 좋아요. 신에 굉장히 잘 맞거든요. 그래서 참았는데 어느 순간 아픔이 명치까지 와서 노래가 안되는 거예요. 형은 제가 잘 맞고 있으니 괜찮은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뮤지컬 ‘사의찬미’ 김우진 역의 정동화.(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
에녹과의 ‘쓰릴미’ 에피소드를 전한 정동화는 “녹이 형한테 한대 맞으면 몸이 3cm는 옆으로 순간이동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형이 차지게 잘 맞는다고 되게 좋아해요. 저도 맞는 연기를 많이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를 내면서 맞을 수 있나 고민하죠. 저도 녹이 형이랑 ‘쓰릴미’하면서 너무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또 맞을 의향이 있어요.”
10주년 ‘쓰릴미’의 ‘녹꽃’ 페어 마지막 공연 후 두 사람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녹꽃 포에버’를 외쳤단다.
“형의 피부가 너무 부러워요. 저는 건조하고 그래서 크림을 엄청 바르거든요. 형은 따로 관리도 안하는 것 같은데 피부가 너무 좋은 거예요. 저도 형처럼 하얘지고 싶은데 타고 나는 거겠죠?”
정동화의 질문을 전하자 에녹은 “빛을 못보고 살아서”라고 답했다.
“피부는 동화가 훨씬 좋은데요. 하얀 피부는 빛을 못보고 살아서 그래요. 하얗고 푸석푸석…공연장도 행복하지만 놀러가고 싶네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