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연습실을 공개한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 중 찰스턴 댄스 장면.(시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
“정말 잘하는 배우들이 필요했어요. 캐릭터의 완벽한 구현 외에 어떤 시나리오 상황, 관객들의 질문에도 캐릭터에 맞는 답을 해야하거든요. 짧은 시간 안에 관객들을 데리고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융통성, 유연함 등 특별한 능력들이 필요한 공연이죠.”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12월 21~2020년 2월 28일 그레뱅뮤지엄 2층 개츠비맨션) 서울 프로덕션의 협력연출이자 영국 공연의 데이지 뷰캐넌 역의 배우이기도 한 에이미 번즈 워커(Amie Burns Walker)는 이렇게 전했다.
9일 연습실을 공개한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의 에이미 번즈 워커 협력연출(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
9일 서울 중구 소재의 그레뱅뮤지엄에서 연습실을 공개한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꾸린 이머시브 공연이다.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황금기이자 재즈시대를 재현하는 작품으로 관객 참여로 다양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관객들과 배우들이 중앙 댄스홀에 뒤섞여 시작하는 공연은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개츠비, 데이지, 닉, 조던 등 7명 이상의 캐릭터를 따라 흩어지기도, 다시 모이기도 하며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극에 참여하게 한다.
캐릭터들의 “함께 하시겠습니까?” “이제 그만 나가주시겠습니까?” 등의 제안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흩어지거나 모여서 진행되는 공연에서 관객은 인물들의 친구가 되거나 스태프 혹은 단역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에 이야기는 한 캐릭터만 따른다 해도 7개 이상이 만들어지며 경우의 수에 따라 수십 가지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에이미는 “관객은 관객이 아닌 파티에 초대된 손님”이라며 “파티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춤, 셋업 도와주기 등은 물론 캐릭터가 응답이 필요하거나 자신감을 불어넣어야할 때도 관객들을 찾습니다. 인물의 ‘저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나요?’라는 물음에 ‘맞아요’라고 답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를 얻거든요.”
이어 “하루 밤에 일어나는 이야기로 소설 속 서사를 그대로 따르기도 하지만 가상의 이야기도 있다”며 “특히 조지와 머틀 윌슨 부부는 소설과 다른 인물들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9일 연습실을 공개한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 중 티파티 준비 장면.(시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
한국 초연의 제이 개츠비 역에는 ‘알앤제이’ ‘오펀스’ ‘레드’ 등의 박정복과 ‘나빌레라’ ‘윤동주, 달을 쏘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꾿빠이 이상’ 등의 서울예술단원 강상준이, 개츠비가 평생을 사랑한 데이지 뷰캐넌에는 김사라와 이서영이 더블캐스팅됐다. 더불어 이야기를 시작하는 닉 캐러웨이의 마현진과 이기현, 뮤지션 액터 조지 윌슨 박성광, 데이지의 남편 톰 이종석, 데이지의 친구 조던 베이커 홍륜희 등이 함께 한다.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는 ‘프리쇼’(Pre-show 박성광·장향희), ‘프롤로그’(이기현), 1막 1장(강상준·이서영·이기현·이종헉·박성광··홍륜희·정해은·김찬휘·이지은), 2막 2.2장(마현진·홍륜희), 2막 3.5장(강상준·이기현·박성광··김찬휘·이지은), 2막 4.1장(강상준·이서영·이기현·박성광·홍륜희·김찬휘·이지은), 3막 5.1장(박정복·김사라·마현진·이종석·홍륜희)가 하이라이트 시연됐다.
관객들을 대신해 시연에 참여하지 않는 배우들도 함께 무대에 서면서 1막 1장에서는 두명의 개츠비(박정복·강상준)가 함께 춤추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에너지 그 자체 박정복, 비주얼 강상준, 러블리 이서영, 유연한 김사라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 출연진. 왼쪽부터 제이 개츠비 역의 박정복, 데이지 뷰캐넌 김사라·이서영, 개츠비 강상준(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면트) |
“오디션에서는 배우들의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살폈습니다. 얼마나 에너지를 잘 뿜어내는지는 물론 상대 배우에게 자신의 에너지를 잘 전달하는지, 상대 배우 혹은 관객의 리액션에 따라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는지를 중점으로 봤죠.”
오디션 심사위원들은 이렇게 심사기준을 전하며 개츠비의 역의 박정복·강상준, 데이지 김사라·이서영의 캐스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박정복에 대해서는 “뭘 하지 않아도 보자마자 느껴지는 에너지가 강렬했다. 배우 자체가 주는 그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고 평했다.
강상준에 대해서는 “비주얼적인 면이나 애티튜드가 좋았다”며 “몸의 태나 동작, 행동 하나하가 딱 1920년대 신사 개츠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이머시브 공연 경험으로 소통이 잘되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의외의 캐스팅으로 회자된 이서영에 대해서는 “너무 사랑스러웠다”며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데이지에 꼭 맞는 사랑스러움을 지녔다”고 평했다.
김사라에 대해서는 “베테랑 배우다운 노련미와 원숙미를 지녔다”며 “무엇보다 순발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머시브 상황에 맞춘 훈련과 레크레이션 연습에서 탁월한 순발력을 보였다” 귀띔하며 “상대방의 행동이나 리액션, 돌발상황이나 소극적인 관객의 반응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